▲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가 발행하는 ‘약학사회지’ 제4호가 지난 7월 12일 발간되었다. 생일인 3월 2일보다 4개월 정도 늦은 탄생이었다. 그래도 1~3호보다는 많이 빠르게 출간된 셈이다. 3호가 나오자마자 서두른 덕분이다. 이번 4호는 논문(3편), 녹취록(3편), 약학사 관련 도서 소개, 국내외 다른 학회지 게재 약학사 논문 소개, 회무 및 정보로 구성되어 있다.
논문으로는 ’전문약사제도 법제화 의의와 발전 방향 및 병원 임상약학의 발전과정’ (이영희 아주대 병원약제부장),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업무와 교육의 역사: 1980년대 이후 변화사항 중심으로’ (조윤숙 서울대 병원약제부장 외 4인), ‘일제강점기 한반도에 진출한 일본인 약업자의 판매활동’ (손일선 도쿄대학 대학원 특별연구원)의 3편이 실렸다. 바쁜 가운데도 귀중한 논문을 써 주신 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녹취록으로는 ‘효성여자대학교-대구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의 역사” (우미희 대구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외 2인), ‘손동헌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1회 졸업생 및 명예교수의 월남과 약학 일생’ (약학사회지 편집팀), ‘한국전쟁으로 잃어버린 꿈: 송도약학대학 입학예정자 3인(윤영자, 김옥균, 손정자)의 구술채록’ (이영남, 주승재, 박주영 녹취)이 실렸다.
첫 번째 녹취록은 1953년에 효성여자대학교 약학과로 개교한 대구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의 역사에 관한 것이다. 특히 녹취록을 싣는 기념으로 개교 당시 대명동 캠퍼스에서 교복을 입고 있는 약학과 1회 졸업생 5명의 사진을 이번호의 표지에 실었다.
두 번째 녹취록은 지난 6월 15일 갑자기 소천하신 손동헌 교수님의 월남과 약학인생에 관한 것이다. 이 녹취는 약학사분과학회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약계 원로 구술사 정리’의 첫 순서로, 2020년 7월 28일 1차 녹취 뒤 2021년 1월 22일 및 2월 18일에 다시 손교수님과 만나 2회에 걸친 보완 작업을 하였다.
손 교수님은 이 녹취 과정에 매우 정열적으로 협조해 주셨다. 약학사회지 편집위원회는 녹취록 끝에 QR코드를 실음으로써 누구든지 휴대전화를 갖다 대면 인터뷰 당시의 손교수님의 육성을 들을 수 있게 하였다. 송구스럽게도 손 교수님은 녹취가 끝났을 때 거금(200만원)을 약학사분과학회에 희사해 주셨다.
녹취에는 정기화, 손의동, 주승재 교수님과 필자가 함께 하였다. 손 교수님은 몇 시간에 걸친 녹취에도 불구하고 전혀 피로의 기색 없이 건강이 넘치셨다. 최근 손 교수님을 황망히 보내 드리고 나니, 그때 녹취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에 작은 위로를 느낀다. 아울러 약계 원로들에 대한 녹취를 서둘러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 녹취를 할 때 호암교수회관에서 객실 사용, 식사 및 음료 다과 제공 등의 제반 편의를 제공해 주신 서울대 약대 오유경 교수 (당시 호암교수회관 관장)의 배려에 깊이 감사드린다.
세 번째 녹취록은 1950년 개성에 신설된 송도(松都)약학대학에 합격하였으나 개교일인 6월 26일을 하루 앞두고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전쟁이 일어나 입학이 무산된 ‘입학예정자 3인’에 관한 것이다. 녹취는 이영남, 주승재 교수님이 2020년 7월과 11월에 세 차례에 걸쳐 시행하였다. 하마터면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질 뻔한 ‘당사자’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어 기쁘다.
송도약학대학 이야기는 필자가 ‘서울대약대100년사’에 정리해 놓은 바가 있는데, 그 후 2019년 10월 29일 인천에 있는 송도 중고등학교를 방문하여 그 학교가 바로 송도약학대학을 신설했던 학교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약창춘추 289 참조).
‘약학사 관련 도서 소개’에서는 ‘약국에는 없는 의약품 이야기’, ‘우아한 방어, ‘약의 역사’, ‘감염의 전장에서’,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약제학연구실 70년사’와 ‘24시간 국민 곁을 지켰던 약사들의 137일간의 기록’을 소개하였다.
마지막으로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된 약학사 관련 논문 소개도 매우 흥미롭고 유익하다.
독자 제현의 약학사회지 일독을 권고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