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311> 어색한 표현들
편집부
입력 2020-11-18 09:00 수정 최종수정 2020-11-1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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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세월이 가면 말도 바뀌게 마련이라지만 그래도 내 보기에 어색한 표현들이 적지 않다.

1. 수동태의 남용
1) 보여집니다 (일본어의 ‘미라레루’와 유사. ‘보입니다’로 충분). 2)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심이 모이고 있다’, ‘관심이 간다’가 나을 듯). 3) 생각됩니다. 생각되어집니다 (일본어의 ‘오모와레루’가 연상됨. ‘생각합니다’가 좋을 듯). 4) 예상된다 (예상한다). 5) 에너지를 너무 분산한 것은 아닌가 (‘분산시킨 것은’이 나을 듯).

2. ‘..도록 하겠습니다’의 남용
1) 소개시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소개하겠습니다’로 충분). 2) 노래를 한번 불러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번 부르겠습니다). 3)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4)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발표하겠습니다). 5) 투표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진행하겠습니다). 6) 전해드리도록 하도록 하겠습니다 (전해드리겠습니다). 7)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무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3. ‘같아요’의 남용
1) 모처럼 야외에 나오니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2) 상품이 마음에 드시면 지금 번호를 눌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번호를 눌러 주세요). 3) 궁금하면 OO를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OO를 보십시오). 4) 이래서 내가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이래서 내가 좋아했습니다). 5) 감사한 것 같아요 (감사해요). 6) 아직도 고마워하는 것 같아요 (아직도 고마워하고 있어요). 7) 별을 보는 것이 우리들의 주목적이었던 것 같아요 (주목적이었어요). 8) 느낌이 남달랐던 것 같아요 (느낌이 남달랐어요).

4. ‘너무’의 남용
1) 너무 좋아요, 너무 축하 드려요, 너무 기뻤었던 것 같아요 (‘너무’는 ‘다들 너무해요’의 용례처럼 ‘지나쳐서 안 좋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각각 ‘참 좋아요’, ‘진심으로 축하 드려요’, ‘정말 기뻤어요’가 좋을 듯).

5. ‘부분’, ‘보수적’ ‘제한적’ 및 ‘일정 정도’의 남용
1) 서브 부분에서 좀 보완이 필요하다 (서브 보완이 필요하다). 2) 예산을 보수적으로 잡았다 (정확한 의미를 알기 어렵다). 3) 그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 영향은 별로 크지 않다). 3) 일정 정도 타당하다 (어느 정도 타당하다).

6. 경어의 남용
1) 병원에 갔더니 나보고 ‘잠시 앉아계실 게요’ 한다. 식당에 갔더니 ‘음식 나오실 게요’ 한다.  (원래 ‘게요’는 남의 행동을 예고하는 데에 쓰는 어미(語尾)가 아니다. 여기서는 각각 ‘잠시 앉아 계세요’, ‘음식 나왔습니다’가 맞을 듯). 2) 식당에 가면 ‘주문 도와 드릴게요’, ‘계산 도와드릴게요’ 소리를 듣는다 (뭘 도와준다는 말인가? 그냥 ‘주문하세요’, ‘계산 이렇게 나왔습니다’하면 될 듯).

7. 한자 조어(造語) 및 외래어 남용
1) 유어금지 (游魚禁止)와 소주밀식 (小株密植)- 각각 ‘고기잡이 하며 놀지 말라’, ‘벼 포기를 작게 해서 촘촘하게 심으라’는 뜻이라는데 유식이 지나쳐 보인다. 쉬운 말로 고쳤으면). 2) baby changing table (아기 기저귀 가는 곳이라는 뜻이라는데 맞는 영어인지는 모르겠으나 좀 이상해 보임). 3) 강남더샵 라르고 오피스텔(우리 동네 건물 이름. 주변에 외래어 투성이의 건물 이름이 너무 많다. 혹시 정말 시부모님이 못 찾아 오게 이렇게 정했나?).

8. 기타 (회자, 예정, 되세요)
1) ‘좋은 하루 되세요, 즐거운 영화관람 되세요, 행복한 여행되세요 (이런 것들이 ‘되라’고 명령어체로 말해서 되는 일인가? 각각 ‘하루 잘 지내세요’, ‘영화 즐겁게 보세요’. ‘재미있게 보세요’가 맞을 듯). 2) 비가 올 예정이다 (비가 오기로 우리가 정한 것이 아니므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가 맞다). 3) 회자(膾炙)된다 (‘인구(人口)에 회자된다’가 표준 용법인줄 알았는데 요즘은 그냥 ‘회자된다’고 쓰는 사람도 많다. 원래는 음식 맛이 입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의미로만 썼다는데 요즘은 부정적인 의미로도 쓴다.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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