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지난 2017년 10월말에 ‘한국약학사’라는 책을 약업신문사를 통하여 발간하였다. 이 책은 내가 2013년 한국약학교육협의회(이하 약교협)의 김대경 이사장(현 중앙대 약대 교수)의 부탁을 받아 40여명의 전문가로 필진을 구성하여 집필 제출한 보고서를 책으로 인쇄한 것이다.
2013년 막상 한국약학사 집필 작업에 들어가 보니 우선 ‘약학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부터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고심 끝에 약학을 ‘약학대학을 중심으로 수행된 교육과 연구’로 좁게 보기 보다는, 제약기업에서의 신약개발 연구는 물론, 약과 관련된 모든 제도와 기술 및 연구까지를 포함해서 넓게 보는 것이 마땅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약학의 범위를 이처럼 넓게 잡고 보니, 기존의 약학사에 대한 선행연구 결과물에만 의지해서는 도저히 「한국약학사」를 집필할 수 없었다. 이는 대부분의 선행연구가 신약개발이나 제약산업을 부실하게 다루는 등 그 관심 범위가 이 책의 범위보다 훨씬 좁기 때문이었다.
천만 다행으로 책의 범위를 구상하는 단계에서, 제약산업과 신약개발의 역사 등을 집필해 줄 수 있는 탁월한 국내외 전문가들을 집필진으로 모실 수 있었다. 이분들이 아니었다면 이 책은 결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크게 단군신화에서 현대 약학까지: 시대별로 보는 한국 약학의 발자취(제1장), 약학교육 및 연구 활동(제2장), 한국약업 100년(제3장), 신약개발의 역사(제4장)의 4개 장으로 구성하였다. 그리고 3장과 4장에는 각각 ‘한국제약기술발달사’와 ‘신약개발사’를 첨부하였다.
각 장은 주승재(1), 김진웅(2), 이종운(3), 여재천(4) 님 등이 각각 총괄 집필하였다. 그리고 각 장의 세부 내용은 주경식, 이덕규, 정규혁, 류종훈, 윤기동, 서영거, 문애리, 오유경, 강삼식, 양현옥, 이현선, 이선경, 한효경, 김병각, 홍청일, 안해영, 이범진, 안창호, 한용해, 이은방, 권순경, 이덕규, 백우현, 장문호, 고광호, 이강추, 반재복, 이종욱, 이봉용 님 및 각 제약회사(한미약품, 유유제약, 일동제약, 신풍제약, 동아제약, 대웅제약, CJ 제일제당, 한국유나이트 제약, 종근당)의 신약개발 담당자님들이 집필해 주었다. 주승재님은 발간위원으로서 원고 전반의 오류를 면밀히 점검하였고, 김현정님은 발간위원 회의 업무 전반을 챙겨주었다. 나와 서울대 약대의 김진웅 교수는 발간 작업 전반을 주관하였다.
그러나 솔직히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점이 적지 않음을 고백한다. 모름지기 역사서란 단순히 과거의 자료를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시대정신을 읽고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과거의 역사적 사실 자체도 충실하게 정리해 놓지 못하였다. 변명 같지만 이는 2013년 11월에 약교협에 제출한 ‘한국약학사’ 보고서를, 2017년 어느 날 느닷없이 책으로 발간하게 된 데에 기인하는 바 적지 않다. 즉 갑작스러운 발간으로 인하여 최근 4년간의 약학사가 비어 있고, 완벽한 책자로의 편집에도 만전을 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의 탄생을 바라보는 나의 소감은 기쁨과 함께 부끄러움이다. 다만 바라는 것은 이 책이 앞으로 완벽한 한국약학사가 발간될 때까지만이라도 우리나라 약학사 정리에 조그마한 징검다리 역할을 감당해 주는 것뿐이다.
끝으로 「한국약학사」의 발간 필요성을 절감하고 사업을 의뢰하고 후원해주신 약교협의 역대 이사장님들(김대경, 이범진, 정규혁님)의 결단과 재정 후원에 감사 드린다.
또한 광고 협찬을 해 주신 8개 회사 (녹십자, 대웅제약, 동아제약, 동화약품, 보령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및 관계자 여러분, 표지 디자인 및 원고 교정작업을 도와주신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출판 작업을 주관하여 주신 약업신문사의 노고에 깊이 감사 드린다.
크고 작은 하나의 작품은 실로 여러분의 노고의 결과물임을 실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