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230> 형의 사랑과 아버지의 사랑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7-08-23 09:38 수정 최종수정 2017-08-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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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 충북 보은에 있는 작은 시골 교회인 노티교회에 아웃리치를 다녀 왔다. 그 교회의 교인 수는 30명도 채 안 되지만 그나마 해마다 교인의 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연로한 교인들이 한 분 두 분 돌아가시기 때문이다. 나는 9년째 그 교회를 지키고 계신 여자 목사님께 감사한 마음과 빚진 마음으로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나누고 돌아 왔다.

[어떤 아버지에게 아들이 둘 있었습니다. 큰 아들은 아버지를 모시며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작은 아들은 제 몫의 유산을 미리 달라고 졸라 결국 그 재산을 받아 가지고 집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들들이 대개 그렇듯이 그도 얼마 되지 않아 재산을 허랑방탕(虛浪放蕩) 다 탕진하고 밥도 못 먹는 거지 신세가 되었습니다. 춥고 배고파서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돌아 가고 싶었지만 큰 소리치고 나온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또 아버지한테 야단 맞을 것이 두려워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는 그 아들이 언제 돌아 오려나 매일 같이 동구 밖을 내다보며 노심초사 기다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멀리서 작은 아들이 초라하고 지친 모습으로 머뭇머뭇 돌아오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아버지는 너무나 반가워서 맨발로 뛰어 나가 얼싸 안으며 “잘 왔다, 이 녀석아, 정말 잘 왔어” 하며 환영하였습니다. 그리고 곧 소까지 잡아 동네 사람들과 큰 잔치를 벌이며 기뻐하였습니다.

그 때 밭에 나가 일하고 있던 큰 아들이 이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동생이 돌아 온 것이 기뻐서 큰 잔치를 베푼다는 것이었습니다. 형은 동생이 돌아 온 것이 기쁘기에 앞서 큰 잔치를 벌이는 아버지가 섭섭해졌습니다.

그래서 생전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항의를 하였습니다. “아버지, 어째 이러십니까? 아시다시피 저는 여태껏 뼈빠지게 아버지 농사 일을 도와드렸지만, 언제 저한테 수고했다고 닭 한번 잡아 주신적이 있습니까? 근데 제 몫 다 챙겨 갖고 나가 실컷 놀다가 거지 신세가 되어 돌아온 저 녀석이 뭐가 예쁘다고 소까지 잡고 이 잔치를 벌이십니까? 아버지 너무하십니다”라고 볼멘 소리를 하였습니다.

단단히 삐친 것입니다. 형이 생각할 때에는 우선 동생을 몽둥이 찜질을 해놓고 환영을 하던지 말던지 해야 마땅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큰 아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얘야, 너는 그 동안 나와 쭉 함께 살고 있지 않았니? 그리고 내 것이 다 네 것이잖니? (그래서 너는 밥을 주리거나 마음 고생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네 동생은 죽다가 살아 났고, 우리는 잃었던 아이를 다시 찾았으니, 어찌 기쁘지 않느냐? 어찌 잔치를 벌이지 않을 수 있겠냐?”

여러분은 누구 생각이 더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형입니까? 아버지입니까? 아마 대부분은 형이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사실 형의 입장에서 동생한테 뭐가 예쁜 구석이 있겠습니까? 예쁜 게 아니라 밉기만 하겠지요.

우리의 형제에 대한 사랑은 이 형과 비슷한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형제간에 사랑은 커녕 오히려 시기와 질투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신혼부부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장차 재벌이 될 계획을 갖고 있다면 아들이건 딸이건 하나만 낳으라고 하겠습니까?

이 이야기는 성경(누가복음)에 나오는 예화(例話) 입니다. 성경은 돌아 온 작은 아들 즉 탕자(蕩子)를 위해 잔치를 베푸는 아버지의 마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가르칩니다. 놀라운 가르침 아닙니까? 성경을 보면 이와 같은 놀라운 가르침이 무궁무진합니다.

왼손이 한 착한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 누가 추위에 떨며 겉옷을 달라고 하면 속옷도 벗어 주어라, 5리를 가달라고 하거든 10리를 가 주어라. 왼뺨을 때리거든 오른쪽 뺨도 내 주어라, 예배당에 오기 전에 너와 다툰 사람과 화해부터 하여라, 원수를 사랑하라 등등을 반복해서 가르칩니다.

동생을 시기하는 형의 마음 가지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높은 차원의 고귀한 사랑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정말로 놀라운 가르침을 주시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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