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약업과 개국가-닮은 듯 다른 유럽
입력 2004-09-15 11:56 수정 최종수정 2006-09-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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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여름. 성균관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성균관 해외문화체험'이라는 행사 공고를 보게 되었고, 우리 5명의 일행은 여기에 도전해서 새로운 계기를 가져보기로 하였다. 팀원 모두가 약대생이라는 특성을 살려서 `유럽의 의약제도와 우리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다. 계획서를 준비하면서 제약업이 발달한 스위스, 영국, 프랑스를 선정하게 되었고 팀원들이 각자 맡아서 각 나라의 제약 산업, 특징적인 의료형태, 약국에 대해 상세하게 조사하였다. 이를 기초로 스위스에서는 대표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Novartis)社, 영국에서는 대형 체인약국과 NHS 시스템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24시간 약국에 대해 조사하는 것으로 주제를 정했다.

8월12~15일/영국 런던24시간 운영 대형 체인약국 방문


영국의 런던에서는 BOOTS라는 이름의 대형약국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약국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24시간 상시 운영한다는 점이었는데, 시간에 상관없이 자신이 아플 때 편하게 약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방문한 약국은 Kings Street에 위치한 3층 건물로, 1층에는 화장품, 구강용품 등의 생필품이 구비되어 있었고, 지하 1층에는 OTC 의약품 판매처와 약을 조제하는 조제실을 갖추어 놓고 있었는데, 약국의 규모면에서 뿐만 아니라, 약과 동시에 거의 모든 잡화를 취급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곳에 근무하시는 James 약사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손님이 구입한 OTC 의약품에 대해서 OTC 의약품의 상담 창구를 따로 운영하여 약사가 의약품에 대한 복용방법과 주의사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를 통해서 환자는 자신이 복용하는 약의 정보와 올바른 복용법을 알 수 있게 되어 약물의 치료 효과를 높일수 있게 된다.

지하 1층의 한쪽에는 약을 조제하는 공간을 따로 갖추어 놓고 있었다. 영국은 의약분업이 이루어진 국가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른 형태의 약국이 존재하고 있었다.

8월18일/프랑스 약국 방문

프랑스에서도 24시간 항시 운영하는 약국을 곳곳에서 발견 할 수 있었다. 특히, 시내에 위치한 경우 많은 약국이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약국이 의약품만을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부분에서 생활 잡화용품 (심지어 거울이나 인형,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도 취급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참 낯설었을 뿐만 아니라, 약국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 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하였다.

우리가 방문한 약국은 Villejuif-louis Aragon역에 위치하는 `Champs'란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직접 OTC 의약품을 구입해 보기로 하였다. 약국에 들어가서 우리는 증상에 대해서 말하고, 약사님(Miss Ahn-약사님의 성함이 Miss Ahn 이었기 때문에 한국인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잠깐 했지만, 한국분이 아니었다)께 상담을 청하자, 각각의 증상별로 주요한 몇 가지 약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고, 약을 선택하자 약의 복용방법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주셨다. 약을 구입한 후, 약대생임을 말씀드리고 약사님께 약품 이외의 품목 취급으로 인해 환자에게 소홀해지는 일은 없는지에 대해 묻자, 이것을 팔기 위해서 구매를 권하는 일은 없고, 손님이 필요에 의해서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하셨다.

또한 프랑스인의 최근 의약품 사용 추세나 특징에 대해서 묻자, 요즘 프랑스인들이 대체의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신체에 부담을 주지 않고, 부작용을 줄이면서 질병을 예방하는 약을 선호한다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약국 판매 화장품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VICHY나, 샴푸 등을 생산하는 KPOLANE 등을 많이 볼 수 있었다.

8월20일/스위스 바젤 노바티스社 방문

노바티스社가 위치한 바젤은 스위스 제 2의 도시이며 다국적 제약회사의 헤드 쿼터가 많이 위치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연간 매출액 29조원, 연 성장률 19%인 세계 5위, 유럽 2위의 대규모 제약회사이며, 매출의 19%에 해당하는 약 4조원을 R&D분야에 투자하는 경쟁력 있는 기업이다.

스위스에 계신 권소희 선배님(FMI근무)에게서 우리를 안내해 주실 권명옥 박사님을 소개받고 리서치 연구원, PM, 홍보 담당, FMI 연구원, 권소희, 엄성희 선배님, 권박사님과 함께 식사를 나누며 근무하고 계신 각 분야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으며, 개인적으로 간단한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대화를 나누며 영어, 독어, 불어까지 구사하는 이 분들을 보면서, 영어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정말 안타까웠다.

식사 후에는 방문 전에 이메일로 보낸 질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프레젠테이션 시간이 준비되었다. 첫 화면에 스위스 국기와 나란히 위치한 태극기에 뿌듯함을 느꼈다. 회사가 세계적인 규모인 만큼, 미국 캘리포니아 및 보스톤에서는 gene therapy, metabolism, 항암제, 영국 런던에서는 호흡기 (천식), 염증, 감염, 스위스 바젤에서는 중추신경 (AD, PD), 순환기 (고혈압, 고지혈증), 싱가포르에서는 열대질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는 피부, 아토피, 진균감염, transplantation, immunology 연구 등 세계 곳곳에 특화된 연구소를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었다. 또 2009년까지 추진되고 있는 신약 개발 pipeline을 가지고 있었는데, 현재 79건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34건이 최종 개발 단계에 있으며, 향후 꾸준히 신약이 개발될 것이라는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신약이 수건에 불과 한 것과 비교해 볼 때 많은 아쉬움이 생겼다.

프레젠테이션 후 viral filing에 대한 비디오 자료를 보며, 바이러스관련 제품의 제조와 관리공정에 대해 이해한 후, 라미실(항진균제), 디오반(항고혈압제)의 부분적인 공정을 하는 공장으로 향했다. 각 공장에는 제조과정에서 생기는 오염 공기를 정화하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을 막기 위한 시설이 철저히 갖추어져 있었다. 공정에서 사용되는 오염된 물과 일반 생활하수, 빗물은 서로 섞이지 않도록 각각 다른 하수구로 흘러가며, 만약 사고로 오염된 물이 다른 하수구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각 하수구 옆에는 필요 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설비가 준비되어 있으며, 이러한 과정으로도 막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물이 강으로 직접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커다란 pool이 여러 개 준비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공장 바로 앞으로 흐르는 강은 마실 수 있는 급수에 속하는 아주 깨끗한 물로 유지되고 있었다. 이런 것 또한 노바티스社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화합물 library인데, 다수의 화합물을 각각의 질병에 스크리닝하여 lead compounds를 찾아내는데, 한번에 약 800,000 화합물을 screening할 수 있다고 한다. 모든 화합물은 바코드로 관리되고, 각각의 스크리닝에는 극미량만이 사용되어 각 물질은 1년에 한번 정도 생산한다고 한다. 작업은 특수 고안된 screening 로봇에 의해 100%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 인건비 등의 절감에 효과적이며, 점성이 크고 불안정한 화합물에 대해서만 수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회사를 나와서야 `우리의 제약 산업은 어떤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백년에 걸친 노하우를 가진 이 나라와는 기반부터 다르지만, 여러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고, 계속적으로 인력, 경험, 노하우가 축적되어가고 있는 도약단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한국보다 강점을 지닌 유럽 여러 나라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한정된 범위에서 진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우리에게는 이번 기회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해준 뜻있는 경험이었다. 또한 외국어를 잘 구사함으로써 더 많은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더 많은 학생들에게 이러한 기회가 부여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지은, 김정연, 김효순, 송혜영, 전세미


<성균관대학교 약학부 02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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