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말하면 제약사 전체의 영업호황은 2001년으로 마무리되고 2002년부터는 업체별로 차별이가 있을 것이다.
제약사들이 다같이 좋던 시절이 끝날 수밖에 없는 것은 의약분업으로 인한 영향이 2001년에 대부분 반영된 데다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정부가 다양한 약제비 억제정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재정의 악화로 보험재정 안정대책 마련이 2001년에 두차례 있었고 2002년에는 3차 대책이 예상되고 있다.
치료제 시장 `밑천' 2차 업계재편 예고
오리지널제품 다수 보유한 대형'외자제약사 유리
매출채권회전기일 줄어 자금흐름 개선
`팩티브' 등 세계적 신약 창출 가능성
마케팅 비용 쏟아
병'의원 시장 쟁탈전
영업이익 증가세 둔화
약가인하 등과 같은 대부분의 2001년 대책들이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2002년부터 전체 병'의원 치료제 시장의 성장이 둔화될 전망이다. 또한 의약분업의 영향에 의한 1차 제약산업 재편이 2001년까지 완료된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 재편의 가장 주요 요인은 의약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약국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병'의원의 영향이 강화된 데 있다.
일반의약품(OTC)으로 분류되어 약국 중심으로 판매됐으나 의약분업 후 치료제로 재분류된 의약품은 병'의원으로부터 처방이 적게 되고 그 공백은 병'의원에서 처방됐던 기존 품목으로 대체됐다. 여기에 오리지널 의약품의 처방이 증가했다.
의약분업 후 다빈도 처방약은 대부분 오리지널 의약품이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항생제'순환기계 등 시장이 큰 약효군 중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성장 폭이 컸다.
2차 재편 예상
2002년부터는 병'의원 시장의 성장정체가 예상되기 때문에 제한된 치료제 시장을 놓고 어느 제약사가 성장을 주도하느냐 하는 2차 업계 재편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품질 좋은 의약품을 자체 개발하거나 해외에서 도입할 수 있으면서 자금력이 뒷받침되고 병'의원에 마케팅력이 높은 제약사는 성장하나 그렇지 못한 제약사는 위축될 전망이다. 어차피 선진국과는 달리 국내 제약사에겐 마케팅력이 영업의 제일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상업성이 있는 세계적인 신약의 개발 여부에 따라 제약사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직 국내제약사는 자체적으로 세계적인 신약을 개발할 능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제약사가 자체 개발 제너릭 의약품이나 해외에서 도입한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형 품목으로 잘 키워내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외자-대형-틈새확보순 유리
기존의 오리지널 의약품이 많고 신규 오리지널 의약품의 도입 잠재력이 큰 외자제약사가 가장 유리해 보인다. 그 다음으로재무구조가 좋고 R&D규모가 큰 국내 대형제약사와 틈새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일부 중견 제약사가 유리할 것이다.
일반의약품은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전체 산업경기 회복을 배경으로 2002년 하반기부터 매출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각 제약사들도 일반의약품의 매출 확대를 추진할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 비급여 품목으로 분류된 일반의약품의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강화가 예상되고 있다.
재무변화 긍정적
IMF 이후 구조조정으로 차입금이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다 자금회수를 우선시한 영업정책과 의약분업의 영향으로 매출채권 회전기일이 크게 줄어들었고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이 증가해 자금흐름이 크게 개선됐다. 무엇보다도 의약분업 이후 고가 의약품의 매출 증가로 매출원가율이 떨어지고 차입금 축소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로 제약사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2002년에도 제약사의 수익성은 비교적 좋은 상태가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고가의약품 처방억제 정책으로 마진이 줄어들고, 병'의원 시장의 경쟁 격화로 판촉비가 증가하며 일반의약품(OTC)의 광고비 지출을 늘림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의 증가세는 2001년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세계적 신약탄생 가능성
신약개발도 활발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 대웅제약의 족부궤양치료제 EGF, 동화약품의 간암치료제 미리칸주 등이 개발된 데 이어서 지난해 12월에는 중외제약이 요로에 적응증이 있는 퀴놀론계 항균제 큐록신정을 개발하여 시판허가를 받은 상태이다.
올해에는 LGCI의 팩티브가 국내 처음으로 다국적 제약사 GSK에 의해 미국 FDA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신약개발 위상도 한단계 상승될 전망이다.
그외 유한양행의 위궤양치료제와 부광약품의 간염치료제 등이 임상이 진전되면 한국 제약업계의 잠재력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구조 변화'인수합병 활성
최근 제약사들이 지주회사화하거나 기업분할 등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녹십자가 2000년도 기업분할을 통한 지주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는 종근당이 기업분할을 시행했다.
중외제약도 의약품 원료를 생산하는 중외화학과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2년에는 이러한 기업들이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SK케미칼이 동신제약을 인수했듯 제약사간, 또는 타 업종의 제약사 인수 움직임도 예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의약분업으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제약사들의 인수합병도 활성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