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원 대약 회장은 지난 1년간 의약분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올 한해는 회원들의 결속된 힘을 바탕으로 분업제도 정착과 약사직능 향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분업 시행 후 심화되고 있는 회원간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과 담합약국 척결 및 처방전 분산책 마련에도 전 회세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편집자주〉
“위기를 약사사회 도약의 기회로”
분업시대 약국 제자리 찾기 운동 전개 회세 집중
`갈등은 공멸 초래' 회원 결속력 강화
담합약국 척결'다양한 처방 분산책 마련
FAPA 성공개최로 약사직능 참모습 부각
약대 6년제 연한 연장 위한 총력체제 구축
대약회장에 취임하신지 1년이 되어 갑니다. 지난 1년을 회상하신다면?
지난 1년 전 대한약사회 회장직을 시작하면서 의약분업의 안정적 정착이라는 과제를 가지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특히 주사제 문제로 인해 회원들에게 큰 심려를 끼쳤고 의약분업의 원칙이 훼손되는 사례를 남기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또 약사의 희생을 바탕으로 도입된 의약분업이 약사직능에 대한 철저한 고민이나 약사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변질되어 가는 과정에서 원칙과 정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약사직능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의약분업의 원칙을 지키고 분업제도의 변질을 막아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된 한해였습니다.
제일 아쉬웠던 것은 의약분업으로 인해 회원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내부 결속력이 약화된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반드시 제 임기 중에 풀어내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입니다.
올 한해는 약사직능에 있어 지난해에 못지 않은 큰 시련이 예상됩니다. 어떤 방침을 갖고 약사직능을 사수하고 향상시키실 계획인지?
올 한해 의약분업을 변질시키고 약사직능을 축소하거나 왜곡시키는 외부의 도전이 엄청나게 거세질 것입니다. 아마도 지난 1년의 몇배에 해당하는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부도전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먼저 내부 단결력을 확보해 투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조직력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의약분업으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내부갈등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예상되는 외부의 도전을 사전에 예측하고 분석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들을 예상 사례별로 마련할 것입니다.
지난 1년 임기 초에 새로 회무를 맡게 된 임원들의 업무숙지과정 등에서 발생했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임원들간의 인적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고 업무의 유기적 관계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총체적 위기관리 능력을 키워 외부의 도전에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갈라진 회원들의 민심을 하나로 모아내고 회원들의 투쟁력을 확보해서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투쟁의 방법들인 준법투쟁, 불법투쟁, 볼복종운동 등을 통해 의약분업의 원칙을 훼손시키거나 변질시키고자 하는 외부의 도전에 정정당당히 맞설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들과 반드시 함께 하는,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는 투쟁방향을 지켜갈 것입니다.
분업제도가 정착기에 이르고 있으나 처방전 흐름의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추진중인 처방전 분산책과 동네약국 경영활성화 방안은?
처방전 분산책은 담합약국의 척결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담합행위의 근절을 위한 노력과 병행해서 처방분산을 위해 회에서 검토하고 있는 비지정방식의 전자처방전달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계속할 것입니다.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은 그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지정방식을 통한 담합조장이라는 문제점을 노출시킨 것이 사실인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특히 처방분산을 위한 기반인 처방약리스트 제출의 의무화나 조기실현에도 총력을 다할 것이며 이를 통해 처방약 바꾸기 등의 행위를 근절해서 처방전 분산을 독려해 나갈 것입니다.
동네약국은 약국의 기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약국의 생명력은 국민 다수와 접하고 있는 동네약국에서 시작됩니다. 동네약국을 살리는 것은 결국 약국을 살리고 약사사회의 생명력을 질기고 강한 체질로 만들어가는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동네약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경영여건을 개선하는 노력이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일반약의 범위 확대, 처방전 분산정책의 다양화, 동네약국의 이용률을 높이는 대국민 홍보활동의 강화, 정부당국과의 협의를 통한 세제 및 보험심사 상의 일정부분 편익 제공 등에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처방전 흐름의 왜곡 현상이 분업제도에 대한 불만과 회원간의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회원간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올 한해 약사회가 추진할 정책은?
회원갈등 해소책으로 먼저 새약사운동 즉 약국 제자리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같이 살아야 한다는 약사들간의 동지의식을 회복하는 정신운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정당하고 공정한 경쟁의 룰을 마련해서 부당한 방법으로 독점적 사고방식을 가진 회원들이 공존이라는 명제에 순응하도록 할 것입니다.
갈등은 공멸을 초래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정기적인 연수교육에 정신교육 아이템을 개발해서 도입할 것입니다.
지난해 말 약사회가 담합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담합척결을 위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담합이야말로 약사사회를 분열시키고 조직을 와해시키는 암적인 존재입니다. 예전 표준소매가 문제로 약사회가 홍역을 치렀던 것을 굳이 기억하지 않더라도 다른 모든 것은 포기하더라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 담합입니다.
대약에서는 담합감시단을 설치, 철저한 감시를 통해 담합약국을 발본색원할 것입니다. 담합척결을 위한 노력에는 기간이나 지역의 한계가 있을 수 없습니다. 법적 장치의 미흡이나 인적자원의 부족도 문제지만 담합이 약사사회의 공적이며 의약분업의 정착을 해치는 암적 행위임을 모두 같이 인식하는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담합행위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고 담합실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먼저 구체적인 담합금지 법제화 작업에 주력하면서 행정당국과의 협조와 공조를 통한 단속 및 처벌을 위한 전국적인 감시조직 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국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를 통해 담합약국의 폐단과 부당성을 알려 국민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담합약국을 외면할 수 있는 여론을 만들도록 할 것입니다.
담합약국의 척결이 법적으로만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담합약국의 경제적 기반을 약화시키는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행정당국의 협조를 이끌어낼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담합의혹약국과 인근약국들간의 대화의 창을 만들어 스스로 담합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는 10월 개최되는 아시아 약학인들의 축제인 FAPA 서울대회 개최의 의미와 성공적인 대회개최를 위한 준비사항은?
올해 서울에서 개최되는 FAPA는 몇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대선이라는 정치적 격변기에 열리는 국제대회이며 이를 통해 약사사회의 단결된 힘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입니다. 또 내용면에서도 의약분업이 바로 약사직능의 구축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약사직능을 찾기 위한 5만 약사의 결집된 한마당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대회를 통해 국민을 향한 약사전문직능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리고 5만 약사의 추락한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오는 10월 FAPA행사는 이 땅의 약사들이 의약분업과정 중에 지켜왔던 헌신적인 자세와 피땀어린 노력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음과 동시에 국민'언론'국회'시민단체 등 관련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의 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성공적인 개최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약사회무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회원들에 당부하실 말씀은?
저는 의약분업의 정착이라는 제 임기 중의 과제를 실현하고 위기의 약사사회를 기회의 약사사회로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먼저 공정한 경쟁과 갈등해소를 통한 새로운 화해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 회원들이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약사문화를 만드는 일에 주력할 것입니다.
또한 약대 6년제라는 오랜 숙원의 물꼬를 트는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미 약대 6년제 준비팀이 만들어졌으며 이를 범약계로 확대 개편해서 약대 6년제를 위한 총력 체제를 가동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약사사회의 미래를 내다보며 현안에 대처하는 장'단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정책생산능력 강화에 집중 투자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 집단에 대한 용역사업 외에도 다른 부분의 예산을 줄여서라도 집중 지원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의약분업의 정착을 위해 한발씩 서로 양보하면서 약사사회의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