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을 기점으로 많은 약국들이 이합집산의 과정을 겪으면서 약사의 주된 직능인 병원 처방전 조제에 관심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대단위 병원은 물론이고 소규모 의원 주변 등 처방전이 발행되는 곳이라면 개설약사들은 콘테이너 조립식 건물을 지어서라도 약국을 개설했다. 이렇게 처방전 수용을 위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초기에는 조제에 대한 약국의 업무 구조가 안정되지 않아 직원을 과다하게 채용한 나머지 수익 채산성이 악화된 경우도 있었으나 지금은 업무가 안정되면서 자리가 잡혀있다.
그러나 수익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대다수의 수익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병원처방약의 수급을 위해 지불되고, 자산은 약국의 창고나 진열대의 재고 형태로 남아 있어 약국은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월별 기획품목 선정
환자 충성도 높여야
2월 영양제등 어른선물용 준비
8월 살충제 판매 별도공간 확보
고객 욕구 부응하는 판촉전략 수립
철저한 관리…환자와의 신뢰 구축
또한 의약품관리료체감제 시행, 보험지급 품목의 제한 및 조정 등 의료보험의 변화와 투명해진 소득세 등 각종 납세를 고려한다면 실제 경영 압박은 부가가치를 중심으로 한 분업 이전보다 참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일반의약품 판매에 관심을 가져야
의약분업이 실시된 지 어언 2년이 되어 가는 시점에서 이제 약국의 관심은 조제 기능의 업무 생산성 증대와 일반의약품의 판매 증대, 한약과 의약외품'편의용품 등을 통한 약국 경영의 다각화 등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조제와 처방전 수용에 업무의 역량을 집중해왔던 약국들이 일반의약품의 판매증진을 통해 약국경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약국의 경영이 한쪽으로 경도(傾度)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모델을 창출한다는 면에서 바람직하고 편의성의 제고라는 고객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것이다.
결국 고객의 특화라는 것도 마케팅의 한 방향이 되겠지만 그것은 대단위 병원 앞의 문전약국이나 처방전문 약국 등 일부 약국에서 시행돼야 할 것이고 일반적인 약국은 고객의 수용이란 측면에서 다양한 접근 모델을 갖는 것이 소매업태에서는 무척 중요한 것이다.
매약 증대를 위해서는 살아있는 약국을 만들어야
약국은 고객의 건강을 책임지는 이른바 공익성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결국 건강에 관련된 약국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고객이 보이게 된다. 처방전을 수용하고 약을 조제하는 행위는 고객의 약국 충성도와 깊은 관련이 있지만 그것은 비단 조제뿐만이 아니다. 고객의 욕구는 건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믿을 수 있는 약국을 찾고 그 약국에서 저렴하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약품이나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것, 또 그 과정 가운데에서도 질 높은 서비스를 받아가며 구매하고 싶은 것이다. 이것이 고객의 욕구라면 이를 충족 시킴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높일 수 있고 약국의 충성도를 높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신뢰는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약국은 이를 위해 고객의 욕구를 되도록 단순화하고 이를 토대로 개별적인 전략을 수립, 제품으로 이어져 판매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프로그램화해야 한다. 즉 고객 욕구를 미리 파악하고 준비함으로써 고객이 만족과 감동의 틀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며 매출로 이어지는 약국의 흐름이다. 이것을 필자는 생동감, 살아있음으로 표현하고 싶다. 시기별로 고객의 욕구를 단순화시켜 보면 〈표〉와 같이 고객의 욕구에 기인한 판촉 컨셉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위 〈표〉의 예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일반적인 것만 나열한 것이다. 약국이 입지한 상권의 특징에 따라 고객의 특성이 변할 수 있으므로 면밀히 검토한 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계획을 기본으로 제품을 선정하고 경쟁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설정하고 또 어떻게 판촉할 것인가, POP나 DM 또는 전단지로 할 것인가 등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해 진행해야 할 것이다.
<표> 월별 고객욕구에 따른 판촉 컨셉트
1월 - 감기가 극성이므로 어린이와 노약자에게는 면역강화제 등을 판촉한다.
2월 -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 있다. 귀향과 가족의 개념이 어느 때보다 강렬하므로 가족을 위한 건강보조 식품이나 영양제 등을 판촉한다.
3월 - 봄의 시작과 진학 등 새로움이 계절로 수험생을 위한 영양제나 시력 보호제. DHA등과 같은 건강식품 등을 판매한다. 또한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가 빈번하므로 이에 대한 제품을 강화한다.
4월 - 하절기의 노출에 대비하는 다이어트 제품에 대한 판매를 강화한다. 또한 구충제 복용 시즌이므로 구충제 판촉을 곁들여 시행한다.
5-6달 - 춘곤증에 의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고객이 많아지므로 영양 보급과 허약체질 개선을 위한 아미노산 제제나 비타민 제제의 판촉을 준비한다.
7월 - 하절기에는 식중독과 설사 무좀 등이 극성을 부리므로 6월 말부터 제품과 홍보 자료를 구비한다.
8월 - 살충제 등의 판촉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확보한다. 또한 장마철이 끼어 있으므로 방습제 등을 구비해 적절히 판매한다.
9-10월 - 추수의 계절이고 1년의 수고를 마무리하는 계절이다. 이 때문에 허약해진 몸을 보하는 영양제의 판촉이 강화된다면 고객의 호응을 이끌수 있다. 또한 추석이 있는 달이므로 역시 부모님과 가족을 위한 제품을 제공하여 판촉한다.
11-12월 - 동절기로 접어들면서 감기환자가 늘어난다. 역시 면역증강제와 비타민, 영양제 등의 제품으로 고객을 이끈다.
또 진열도 라이트 턴 업(Right Turn Up)방식에 의해 하는데 접근성과 시계성이 좋은 마그네틱 존을 형성해 진열해야 할 것이다.
또 한번 약국을 찾은 고객을 고정고객화하기 위해서는 고객관리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데이터 관리와 실제적인 과정연구가 필수이다.
고객관리의 핵심은 약국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충성도는 로열티라고도 하는데 이는 약국의 반복 방문율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 다른 업태의 소매점의 경우 싼 물건, 좋은 품질, 쉽게 접근하고 쉴 수 있는 편의성과 접대 서비스가 중요하지만 약국의 경우는 물건, 즉 약품이기 이전에 약을 복용한 이후의 증상 완화 및 치료라는 기대심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신뢰라는 측면이다. 일반 상품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단순히 물건을 잘못 사서 불편한 것으로 끝나겠지만 약국의 신뢰가 무너지면 약은 생명과 결부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약국은 환자와의 신뢰 구축을 통해 자연스럽게 충성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 내지는 감동시킬 만한 제품과 상담을 제공해야 한다. 약사는 환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판매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약국의 경영적 수익이 원가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수가에서 시작한다는 직능적 특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화제 등을 습관적으로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의사와의 상담을 권해 약사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 좋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하자면 우선 고객의 잠재 욕구를 파악해 제품의 판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요인을 잘 만들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약국의 충성도 정립을 통해 약국경영을 활성화하는 길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것은 진열이나 품목 구성, 홍보방법 등을 구체화하기 이전에 정립해야 할 전략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