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신약개발 연구를 시작한 역사가 불과 10여년밖에 되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눈부신 발전과 성과를 거두었다.
1997년 7월에 우리나라 최초의 신약 1호 탄생을 계기로 해서 그동안 항암제 2건(SK제약, 동화약품)과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1건(대웅제약)이 신약으로 허가됐으며 이번에는 임상 3상시험까지 실시한 중외제약의 새로운 퀴놀론계 항균제 큐록신정이 당국의 최종허가를 받음으로써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신약개발 국가의 대열에 당당히 합류하게 됐으며 이 밖에 LG화학이 영국의 GSK와 공동 개발한 퀴놀론계 항균제가 미국 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연구개발 위한 적정이윤 보장
국내 현실상 투자수익보장 어려워
의약품 가격에 연구재원 포함해야
국내외 제약사·대학 연구센터·CRO 등
다양한 전략적제휴(아웃소싱) 적극 활용
기술거래 활성 위한 전문가 양성 급선무
매출액 대비 3∼4%에 지나지 않는 우리나라 제약기업들의 낮은 순이익률과 4∼5%의 R&D투자는 선진국 제약기업의 높은 순이익률(25∼30%)과 연구개발비 투자비율(15∼25%)과 비교할 경우,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어 국내 제약기업들의 신약개발 연구의욕은 대단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세계 1위 제약기업의 1년 매출액이 30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25∼35%이고 연구개발비 투자는 매출액 대비 평균 15∼25% 정도이다. 우리나라 전체 의약품시장이 7조원 정도이고 경상이익 3∼4%에 연구개발비 투자가 4∼5%이니 선진국 기업들과의 격차를 실감하게 된다.
신약탄생이 시작된 이 시점에서 우리의 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제약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연구개발에 대한 적정이윤이 보장돼야 한다.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는 예외 없이 제약산업이 고도로 발전되어 자체 개발 신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제품을 세계시장에 독점공급하고 있고 막대한 수익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여 또 다른 신약을 창출함으로써 자체 개발 신약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국가들을 압도하고 있다.
세계적인 제약기업들이 이렇게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실시하는 요인은 무엇보다도 연구개발투자가 합리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성공확률은 낮으나 한 개의 신약이 개발되면 이에 합당한 고수익이 15∼20년간 보장되므로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우리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데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국내 제약기업의 연구개발력을 부양시키고 장려하기 위한 약가정책이 개발돼야 한다.
낮은 약가정책이 신개발 제품을 포함한 모든 의약품에 적용되는 한 우리의 신약개발은 활력을 찾을 수 없다. 의약품 가격에 개발 단계에서 투자된 연구자금과 새로운 연구개발을 위한 재원이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신약 연구개발의 주변 환경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인간게놈 프로젝트 추진을 통한 인간유전체지도를 완성시킨 것은 신약개발분야의 획기적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며, 신약개발의 타깃이 종전의 490여개에서 1만개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진 다국적 제약회사나 벤처기업들은 이미 타깃 분자 탐색과 이의 특허 경쟁이 치열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전략적 제휴가 이루어지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단백질 기능 해명에 있어 중요한 기술인 Bioinformatics와 Functional Genomics가 주목되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으며 선진 다국적 기업들은 전략적 제휴(아웃소싱)를 연구개발의 혁신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제휴의 대상도 국내외 기업, 바이오 벤처기업, 대학연구센터, CRO 등 다양하며 공동연구나 연구인력을 흡수한다든지, 매입 또는 M&A 등의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과 같은 대규모 연구개발투자가 곤란하든지 연구경험 부족과 연구개발 인프라가 확립되지 않은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에는 더욱더 아웃소싱을 활성화하고 최대한 활용해야 된다.
이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의 신약개발을 할 수 있으며 유망품목 연구에 대해 중간진입이 가능하며 연구개발 성공 가능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효과적인 아웃소싱을 위해서는 국내외 기술거래가 보다 더 활성화·일상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2000년 5월에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제약산업기술거래센터(PTBC)'가 설립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2001년에 한국보건사업진흥원에도 기술거래센터가 설립돼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거래를 좀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술거래 협상 전문가를 양성하여 국내 및 해외 협상에 활용하도록 하며 해외 기술시장 개척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급변하는 신약개발 연구환경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초고속 약효검색(HTS), Bioinformatics 등 기반시설을 기업체나 연구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기관을 정부에서 설립해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약개발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지원, 기업의 투자 확대, 선진 정책 도입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