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특수를 맞은 곳은 의약관련 프로그램 제공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들은 의약분업 시행 이전인 1999년 말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한 이래 분업 시행 8개월이 접어든 현재까지도 신규업체들의 시장진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분업 이전 상황에도 약국관련 프로그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분업 시행은 프로그램업체의 의·약시장 진출을 가속시켜 왔다.
그러나 지난 8개월간의 분업기간을 거치며 업체들도 어느 정도 자생력이 생겼으며, 업체간 M&A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약국관리 프로그램업체
약국관리 프로그램업체들은 약 20여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약국경영프로그램 업체들이고 일부는 특정 소프트웨어를 약국에 공급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의 업체들은 약국경영프로그램에 약제비 EDI청구프로그램을 탑재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 최근 들어서는 의약정보의 중요성에 부각되는 것에 부응하기 위해 각종 의약품 DB를 제공하며 약국들의 학술능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약국관리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주자는 대한약사회의 팜메니저 2000과 메디다스의 @Pharm이다.
이 두 가지 프로그램은 전체 약국의 70% 이상 가까이 보급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나머지 30%의 사장을 놓고 10개 이상의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팜메니저 2000은 대한약사회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회원들에게 무료로 공급됐으며, 수시로 업그레이드가 되기 때문이다.
또 엣팜은 의료전문 벤처기업인 메디다스가 의원에 보급된 프로그램인 의사랑의 노하우를 살려 개발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널리 보급되고 있다. 또 A/S망도 전국적으로 구축되어 있는 것이 장점으로 지적된다.
이처럼 팜메니저 2000과 엣팜이 70% 이상의 보급률을 보임에 따라 나머지 업체들은 특화차원에서 대형·중형·소형으로 약국을 구분해 그에 걸맞은 특성있는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동종업종간의 M&A와 제휴 등을 통해 시장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업체는 체인·대형전산업체와 연계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생존전략을 전개중이다.
처방전달시스템
처방전달시스템은 의료기관과 약국간의 담합 근절책은 물론 처방분산을 가져오는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지난 8개월간 처방전 전달시스템이 활성화되지 못한 데는 파행의약분업도 한 요인이지만 정부에서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처방분산을 위해 전달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의료계의 파업투쟁에 밀려 FAX 외에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같은 정부의 불분명한 입장으로 업체들이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한 것이 이 시스템의 활성화를 저해한 주 요인으로 지적된다.
처방전 전달시스템은 ▲병의원·약국프로그램에 시스템을 탑재해 처방전을 전달하는 방식 ▲서버를 이용 웹브라우저 상에서 처방전을 주고 받는 방식 ▲ASP기반 소프트웨어와 연동하는 방식 ▲키오스크를 이용한 방식 등이 있다.
1·2차 의료기관은 프로그램을 탑재하거나 웹브라우저상에서 처방전을 전달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으며, 대형병원의 경우에는 단말기 이른바 키오스크형을 활용한 전달방식을 적극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처방전 전달사업에 나서는 업체들은 수익발생 구조로 ▲건당 이용료 부과형태 ▲월사용료 부과 ▲광고를 통한 무료 제공 ▲유통시스템 연동을 통한 별도수익창출에 의한 무료 서비스 등 다양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처방전 전달시스템이 널리 보급되어 있지 않아 수익구조 창출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영업활동도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의약품 전자상거래업체들은 분업 초창기 개국가가 처방약 구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 개국가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의약품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약사들이 주주가 돼 구성된 팜스넷을 비롯, 인터팜, 케어베스트, 팜텍홀딩스 등 10여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들 업체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의약품 목록을 제시한 후 약국들을 회원으로 모집해 의약품을 공급해 왔다.
이들 업체들은 구비한 의약품 품목이 다양하고 의약품 배송기간도 짧았기 때문에 초기 개국가가 처방약을 제대로 준비 못해 조제업무에 어려움을 겪을 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분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고 의약품 구비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됨에 따라 이들 업체들도 다른 컴퓨터 프로그램업체와 마찬가지로 경영난에 봉착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희귀약, 건식, 화장품, 의료기기 등의 품목 취급을 통해 다각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