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 메디칼스페이스 사장)
브랜드 로열티 높고 약효 확실…오리지널 처방 선호
의사의 처방선정, 편리성·신약개발 진취성 비중 둬
제약산업의 지각변동
의약분업 실시로 제약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의약분업으로 의사의 처방 내역 공개와 의약품 구매에 따른 부가이익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브랜드 로열티가 높고 약효가 뛰어난 오리지널 의약품의 처방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즉 신약경쟁력이 있는 다국적 제약사는 의약분업, 복잡한 유통구조의 대형화, 마케팅 방법의 투명화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적으로 유리한 영업환경을 맞게 되어 시장 지배력이 점차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제약사들도 신약도입이나 개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의 도입 없이는 경쟁 우위에 서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제품과 마케팅의 차이에서 오는 시장변화 요인 외에 실제적으로 우려할 만한 사항은 실제 의약품을 처방하고 조제하는 의사·약사들의 의식구조의 변화에서 볼 수 있다.
의약분업 이후 실제 제품 사용현황 면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진통소염제군을 월별로 외자사제품의 처방비율이 급속히 증가하는것을 볼 수 있다〈표〉.
이는 오리지널제품에 대한 신뢰도나 충성도를 엿볼 수 있는 항목으로 장기적으로 국내 제약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장벽은 신약개발을 통한 시장진입과 의약품에 대한 실제 처방권한을 가진 고객에게 관심을 돌려야 하는 마케팅 및 홍보력의 차별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의 생존전략
국내 제약기업은 현재상황에서 가장 경쟁우위에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확대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신제품 개발에 있어서도 개량신약이나 한약제제 또는 의료인의 조제, 투여조작시의 편리성, 환자의 복용, 주사 및 국소적용시의 편리성 등 제형·제제의 개발에 단기적인 R&D투자가 필요하리라 판단된다.
하지만 이런 제품전략보다 단기적으로 중요한 사항은 국내제약기업들의 국내 제약환경 변화에 따른 마케팅 전략의 수정이다.
고객에 대해 각 제약기업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마케팅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진입한 외자기업들은 벌써 체계적인 DB구축에 따른 DB 미케팅과 시장규모의 정확한 예측, 경쟁사의 분석을 통한 타깃마케팅, 지역(area)마케팅 그리고 효율적인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의 집행과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영업 및 마케팅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국내제약시장에서 제품력을 우선시해 마케팅 및 시장진입 전략에서 벌써 경쟁우위에 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국내제약기업들은 지금까지 영업중심적으로 구성된 조직체계를 마케팅 중심으로 전환해야한다. 인간적인 네트워크나 가격경쟁 등이 주 시장 진입전략이 된 한국적인 마케팅 개념은 이제 고객의 니즈가 변화함에 따라 신속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최근 제품력과는 별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나타났다.
처방선정시에 의사들은 먼저 환자입장에서 사용의 편리성이 48.17%, 환자입장에서 가격의 부담감소가 33.49%, 의료인 입장에서 투약의 편리성이 16.51%인 반면 약가이윤으로 인한 제품선택은 단지 1.83%뿐이었다.
또한 제품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회사의 이미지도 신약개발의 진취성에 28.7%의 높은 점수를 주었으나 제품의 홍보 26.85%, 학회 학술행사 등의 적극참여 28.24%, 신속한 클레임처리에도 16.2%의 점수를 주어 향후 각 회사의 마케팅력에 따른 시장변동을 예측하게 했다.
의약분업후 제약사의 대응 및 서비스 부분에서도 의사의 58.33%가 그대로라고 응답했으며, 25.93%가 저하, 4.63%가 매우 저하됐다고 응답한 반면 단지 11.11%만이 향상됐다고 응답했다.
또 약사의 경우 26.95%가 그대로, 43.97%가 저하, 20.08%가 매우 저하됐다고 응답했으며 단지 9% 정도의 약사만이 향상됐다고 응답했다.
이는 초기 제약사의 대응 및 서비스에 따른 시장변화를 예측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첫째는 영업부분에서도 지금까지 단순히 제품지식의 전달자 및 판매자의 개념에서 벗어나 진정한 정보제공전달자로서 의사나 약사에 대한 진정한 파트너십을 가질 때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회사 내부적인 차원에서도 구조개혁을 통한 효율적인 조직운영과 각 기업에 따른 핵심역량을 정확하게 발굴하고 이에 맞는 경쟁전략과 생존전략 모델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기업들은 외국에서 신제품 라이센스를 통한 제품생산과 이를 판매하는 1차원인 제품 및 판매조직 운영형태를 보여왔다.
몇몇 기업만이 새로운 컨셉의 조직운영체계와 제품 라인업체계를 구축하고 있을 뿐, 많은 제약기업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셋째는 정보를 활용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장 분석 및 이를 통한 시장 진입이다. 현재 제약기업은 현실적으로 제품 구조조정을 단기간에 하기에는 어렵다. 신약개발도 어렵고 제품을 라이센싱하여 들여오기도 어려우며, 지금까지 지켜온 모든 것을 버리기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잃지마라는 것이다.
현재 제약환경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혁신은 자기의 피부을 벗겨내는 엄청난 고통이 뒤따른다.
또한 이러한 고통을 통해서만이 진정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혁신의 기회가 자주오는 것이 아닌 만큼, 미련을 가지면 가질수록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면 할수록 변화는 그만큼 더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