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업의 실시와 함께 약사들이 생각하고 또 대비하여야 할 일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두 가지는 약물의 부작용(adverse event)에 대한 인식과 잘못된 투약(medication error)에 대한 대비이다.
약물의 작용과 부작용은 마치 칼날의 양면과 같아서 어쩌면 불가피한 것인지도 모른다. 용량이 적정하면 치료작용을 하지만 만약 용량이 지나치면 독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은 상식이다.
한가지 이상의 약물을 같이 사용할 때에 서로 상승 또는 상가(相加)작용을 하는 약물도 있지만 반대로 다른 약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작용도 있음은 모든 약사들이 잘 아는 사실이다.
분업의 전통이 오래된 미국에서도 의약품 부작용의 문제는 크다. 수년 전 JAMA의 한 기사에서 `미국에서 약물의 부작용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는 매년 200만명이 넘고 또 이로 인해 사망하는 환자는 10만명이 넘는다'는 연구결과를 본적이 있다. 또 이러한 약물의 부작용이 미국인들의 사망원인으로 제4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의약분업으로 의사의 처방이 공개됨으로써 약사는 이들 처방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하여 부작용을 방지하여야 하는 임무를 떠맡고 있다.
약사의 임무는 처방에 의한 기계적인 조제가 아닌 환자를 위해 처방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처방을 낸 의사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의무를 지게 된 것이다. 의약분업은 `분업(分業)'이 아니라 `협업(協業)'으로서만이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사들이 약에 대해 더욱 더 깊이 공부하고 연구함으로써 그 사명을 다 해야 한다. `pharmaceutical care'라는 것은 여러 말로 표현될 수 있겠지만 궁극의 목적은 환자들 또는 의료소비자들이 약품을 올바르게 복용할 때에 성취될 수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약사들이 주목하여야 할 것은 정확한 조제이다. 그러나 정확한 조제는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쉽지가 않다. 여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그 원인은 의사가 휘갈겨 놓은 읽기 어려운 처방 때문에 일어날 수도 있고 비슷한 약 이름 때문에 일어날 수도 있으며 약사의 부주의로 일어날 수도 있다. 또한 약사들이 무언중에 하고 있는 약국에서의 나쁜 습관에 따라서 저질러질 수도 있는 것이다.
또는 제약회사에서 약을 만들 때에 약의 이름이나 병의 모양 또는 주사제의 경우에는 vial(약병)을 너무 비슷하게 만들기 때문에 약사들이 약을 잘 못 조제할 수도 있다.
자칫 잘못하면 이런 것들은 약사가 의사를, 또는 의사가 약사를 서로 비방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고 특히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서는 서로 오해하고 오해받기 쉬운 일일지는 모르나 국민의 보건을 위한다는 대 명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