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금붓꽃(Iris minutoaurea)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자 | news@yakup.co.kr     기사입력 2018-05-02 09:38     최종수정 2018-05-02 12:28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붓꽃은 종류가 많아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종류는 15종이 알려져 있다. 금붓꽃은 ‘애기노랑붓꽃‘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중부지방 산기슭 양지바른 풀밭이나 반그늘 밑에 자라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붓꽃과에 속한다.

뿌리는 옆으로 뻗으면서 자라고 기다란 칼 모양의 잎은 여러 개가 뭉쳐서 뿌리에서 직접 돋아나 10~20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곧게 자라며 꽃대보다 더 길다. 역시 뿌리에서 꽃줄기가 10~15센티미터 정도로 잎보다는 약간 짧은 높이로 자라고 4~5월경에 줄기 끝에 노란색 꽃이 하늘을 향해서 한 송이씩 핀다.

꽃 모양은 전형적인 붓꽃과 식물의 꽃을 닮았다. 꽃잎은 6개이고 그중 바깥의 3장이 진짜 꽃잎이고 이를 겉꽃덮이조각(外花被,외화피)라 하며 주걱 모양으로 옆으로 퍼지거나 밑으로 약간 처져있다.

이 외회피에는 노란 꽃잎 안쪽에 무늬가 그려져 있다. 이런 무늬는 꿀이 있는 곳으로 갈수록 점점 진해지는데 곤충에게 꿀이 있는 곳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 꽃 속에 있는 털이다. 나머지 3개는 속꽃덮이조각(內花被, 내화피) 이라 하며 수술이 꽃잎처럼 변한 것이다. 수술은 3개고 암술머리가 3갈래로 갈라져 있고 수술은 그 밑에 가려져 있어서 잘 보아지 않는다. 금붓꽃은 노랑붓꽃과 구별이 쉽지 않은데 금붓꽃은 꽃대에 꽃송이가 1개 달리고 노랑붓꽃은 2송이가 달린다.

식물 이름을 지을 때 식물 특정 부위의 특징에 주목하여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즉 식물 뿌리 또는 잎 모양, 꽃송이의 생김새 또는 색깔, 꽃봉오리의 생김새가 주로 대상이 된다.

흥미로운 것은 나라마다 주목하는 식물 부위가 비슷한 경우도 있지만 다른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는 꽃봉오리나 꽃의 생김새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은 데 반해서 서양은 꽃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금붓꽃의 이름은 꽃의 색깔과 개화하기 전 꽃봉오리 모양에서 비롯되었다. 꽃 색이 노랗고 꽃봉오리의 생김새가 붓의 털 부분인 필봉(筆鋒)의 모양을 닮았기 때문이다.

속명 아이리스(Iris)는 라틴어로 ‘무지개’라는 뜻이고 종명 미누토아우레아(minutoaurea)는 ‘작다’는 뜻의 미누토(minuto)와 ‘황금’의 뜻인 아우레우스(aureus)의 합성어로 ‘작은 황금’이라는 뜻이다. 학명의 뜻풀이는 ‘무지갯빛을 내는 황금색의 작은 노란 꽃’이라고 할 수 있다.

붓꽃에는 종류가 많다고 했는데 붓꽃 각각의 특징에 따라서 노랑꽃을 피우는 노랑붓꽃, 꽃잎에 무늬가 있는 노랑꽃을 피우는 노랑무늬붓꽃, 잎이 솔잎처럼 가늘다고 솔붓꽃, 잎이 실타래처럼 꼬였다고 타래붓꽃, 키가 작은 난쟁이붓꽃, 잎이 제비 날개처럼 날렵하다고 제비붓꽃, 잎이 부채처럼 넓은 부채붓꽃, 각시처럼 귀엽다고 각시붓꽃이다.

붓꽃 계통 식물을 난초로 잘 못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른 봄 숲속에서 볼 수 있는 보춘화(춘란)와 혼동하는 경우인데 과(科)가 다르고 전혀 다른 식물이다.

이른 봄에 꽃이 피고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한방에서는 붓꽃 뿌리줄기를 두시초(豆豉草)라 하여 소화불량, 치질, 피부병에 사용한다.

서양에는 붓꽃과 관련된 전설 또는 신화가 많다.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는 꽃이라 할 수 있다. 서양 명칭인 아이리스와 관련된 희랍 또는 로마 신화를 소개한다. ‘아이리스’는 결혼의 여신 주노(Juno)의 시녀이름이다.

주노는 로마신화에서 주피터(Jupitor)의 부인 이름이고 희랍신화에서는 제우스의 아내 이름이 헤라(Hera)이다. 아이리스는 미인이고 영특해서 주노가 특별히 귀여워하고 아꼈다. 주피터(제우스)는 아이리스의 미모에 반하여 집요하게 사랑을 요구하자 자신의 주인을 배반할 수 없었던 아이리스는 주노에게 사실을 고백했다.

주노(헤라)는 아이리스를 무지개가 되게 하여 순결을 지키게 했다. 붓꽃은 비가 내린 뒤나 이른 아침 이슬을 머금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빛에 반사되면 무지개처럼 빛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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