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overdose에 관한 임상 케이스
기자 | @ 기사입력 2013-09-23 10:15 최종수정 2013-09-24 08:56
▲ 임성락 약사한 열흘 전쯤, 임신 37주째인 26세 여인이 응급실로 남편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왔다.
마약성 진통약인 Hydrocodone/acetaminophen (5mg/325mg)을 한번에 21알을 먹은 지 2시간 경과 후 였다. 당시 RR (respiratory rate)은 11 breaths/min 이고 혈압은 84/32 그리고 O2 saturation 84%를 나타내고 있었다.
Social history에는 이번이 3 번째 임신이고, 출산 후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으나 심리치료나 항우울증약을 복용한 적이 없다고 나와있다. 얼굴이 창백하고 호흡이 느린 것 외에는 현재 보이는 중독 증상은 없었고 다행히 환자는 의사의 질문에 순순히 응하였다. 이 여인의 의도적 타이레놀 과복용 (intentional acetaminophen overdose) 이유는 다소 의외였다. Intentional suicide 목적으로 한 줌의 약을 입에 집어 넣는 것이 아니라, 이 여인왈, 계속 복통을 호소하였으나 아무도 자기의 증상을 이해하고 도와주려 하지 않기에 일시적 충동으로 빨리 출산을 하려고 21 정을 입에 넣었다는 다소 황당한 사연이었다.
다행히 바로 자기의 행동을 후회하고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려 응급실로 오게 된 것이었다. 치료를 시작함과 동시에 이 여인의 정신 상태 진단(psychiatric evaluation) 과 태어날 아이를 보호할 목적으로 child protective services (주정부 아동 보호 기관) 에 연락이 취해졌다. 즉시 응급실 담당의에 의해 산소 (분당 2 리터)와 혈압 상승을 목적으로 1 liter 의 생리식염수 (normal saline) 가 투여되었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터라 활성탄소(activated charcoal) 50 gram 을 경구투여함과 동시에 opioid reversal 을 위해 naloxone 0.4 mg IV push 를 하였다.
체중대비 일회 복용양이 150mg/kg (이 환자의 경우 113mg/kg) 을 넘지 않아 간독성(hepatotoxicity)은 염려되지 않았지만, 과량의 타이레놀은 placenta을 통과하여 태아에 해을 입힐 수 있기에 즉시 NAC (N-acetyl cysteine)을 정맥 주사를 시작하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구로 투여할 수 있지만 태아의 안전을 고려해, 빠른 혈중 농도 증가를 위해 IV line 으로 투여가 시작되었다).
타이레놀 overdose 는 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poison control center 에서 제공하는 Antidote NAC 프로토콜에 의해 총 12 gram 을 21시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투여하게 되어있다. 몇달 전 필자의 임상 약학 칼럼에서 소개하였듯이, 미국의 경우 주 정부마다 24 시간 운영되는 poison control center에는 의사, 약사, 간호사가 항시 대기하고 있고 chemical intoxication에 대한 정보를 지원하고 있다.
필자가 5 년 전 근무했던 다른 병원의 경우, 거의 매 주말마다 약물 중독으로 자살을 시도한 환자들이 응급실로 실려오곤 했는데 10 환자 중 8 명은 타이레놀로 기억된다. 식품점이나 주유소에서도 구하기 쉽고 가격이 비싸지 않으니 특히 젊은사람들을 경우 거의 타이레놀인 것으로 기억된다. 한편, 부유층 주거 지역에 위치한 필자의 현재 근무 병원은 opioids/opiates 가 약물 과복용의 주범이다.
2000년과 2004년 사이에 발표된 미국 CDC 통계로는 매년 평균 타이레놀 과복용으로 56,000명이 응급실을 찾고 그중 2,600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458명이 사망했다고 나와있다. 타이레놀 과복용으로 사망에 이르는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미리 알았다면…. 필자가 매번 환자를 접하면서 생각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일회 복용량이 250mg/kg 이 넘어가면 간독성이 진행된다고 가정할 수 있고 350mg/kg이 넘어가면 거의 확실시 된다.
혼수 상태로 실려오는 환자의 경우, 복용 후 경과 시간과 복용량은 혈중 농도를 확인 한 후 대충 가늠할 수 있지만, 복용 후 2일이 지난 후 발견되었다면 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복용 후 24시간 까지는 보통 무증상이거나 구토 메스꺼움,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72시간이 지나면 황달과 정신이상, 출혈이 일어난다. NAC 를 이용한 치료는 복용 후 8시간내에 시작하면 거의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호조된다는 것이 응급실 담당의 말이다.
이 환자는 그마나 다행히 hydrocodone을 같이 복용하여 타이레놀 체내 흡수 속도가 감소된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이유는, opiates 은 gastric emptying 을 지연시키기에 혈중 농도 상승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알콜 또한 이경우 희소식이 될 수 있다((in a binge drinking episode). 왜냐면 타이레놀을 간독성 물질인 NAPQI 로 만드는 효소가 CYP2E1 인데 이 효소의 substrate 중 하나가 알콜이기 때문이다.
혹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이 gastric lavage나 cathartics 를 이용한 emesis를 권하는데 이것은 charcoal 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고 자칫 신체의 electrolytes disturbance 를 일으키기에 권장되는 방법은 아니다. 복용 후 2시간내에 charcoal 을 투여하였다면, NAC 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래에 NAC 을 써야 할 경우을 설명한 그래프를 첨부하였는데, 표시된 원점은 이 환자의 혈중 농도를 나타낸 것으로, 그래프에서 보듯이 굳이 NAC 를 투여하지 않아도 되는 sub-therapy line 경우이지만 태아의 안전을 위해 응급실 담당의가 투여을 결정하였다.
이 환자의 경우, 혈중 농도가 23 (4시간 경과 후) 에서 4시간 후 10 이하로 떨어졌고, 호흡도 naloxone 투여 2시간 후 정상으로 회복되었으며, 응급실 수송 5시간 후 결국 환자가 바라던대로 출산 유도를 하여 건강한 태아가 나왔다. (APGAR score 9) 응급실 담당의와 산부인과 담당의의 출산 유도 결정은, 타이레놀의 태아 중독성을 염려하여 결정된 것이 아니라 정신 이상을 보인 여인이 퇴원 후 태아를 출산할 경우 태아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어 이루어진 결정이었다.
태아는 즉시 산모에서 분리되어 태아의 생부한테 인계되었고, 산모는 정신과 상담과 child protective services 에서 태아의 양육을 모티터링히도록 되었다. 또한 산모에게는 즉시 sertraline 50 mg 이 처방되어 졌다.
몇일 전 접한 한국의 한 신문매체 보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제일로 구하기 쉬운 일반약이 타이레놀이라고 나와있다. 많은 일반인이 편의점에서 파는 약은 안전하다고 오해하고 있다. 또한 적지않은 처방 진통약에는 타이레놀 성분이 함꼐 함유되어 있으니 의사나 약사의 복약 지도가 없다면, 통증 치료를 위해 처방약과 함께 편의점에서 구입한 타이레놀 복용하여 하루 권장량 4000 mg을 넘게 복용하고 이것이 만성이 될 경우 간독성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필자가 일부러 지어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에서 실제로 매일 일어나는 일이다. 입원에 따른 치료 비용은 물론이고 치료에 사용되는 NAC 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과 같이 국가 주도 보험이라면 이것 또한 건강 재정 낭비가 아닐 수 없다. 편의점의 일반약 판매와 더불어 오남용 방지 대책과 약사들의 복약 지도가 더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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