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고산병 약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자 | @     기사입력 2013-08-28 10:41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브라질 월드컵 축구 예선전이 전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다. 다행히 대한민국도 예선을 통과해 내가 사는 워싱턴에서는 거의 시차 없이 편하게 경기를 응원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월드컵 같은 국제 경기는 버릇이 돼서 그런지 새벽에 봐야 정상(?) 이긴 한데 뭐 이기기만 한다면 새벽이건 밤이건 아무 상관이 없겠다.

남미에서도 예선전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데 항상 그랬듯이 볼리비아의 전적이 화제다. 볼리비아는 현재 2승 4무 7패로 9개팀 중 8위이다. 거의 탈락이 확정된 상태다. 하지만 전적을 살펴보면 천하무적 홈경기다. 볼리비아는 우루과이에게 원정경기에서 4대 2로 패했지만 홈경기에서는 거꾸로 4대 1로 이겼다. 모든 팀이 홈에서 강하고 원정에서 약하다지만 볼리비아 만큼 그 차이가 큰 팀도 드물다. 볼리비아의 원정경기 전적은 1무 5패에 불과하지만 홈 경기 전적은 2승 4무 2패로 확 달라진다. 더구나 볼리비아는 남미 선수권대회인 코파 아메리카나 컵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씩 차지했는데 모두 자국에서 개최된 대회였으며 다른 나라에서 개최된 대회에서는 거의 대부분 예선 탈락했다. 결국 볼리비아 원정만 오면 다른 팀들이 유난히 죽을 쑤거나 아니면 볼리비아 선수들이 펄펄 날아다닌다는 소리다. 왜 그럴까?

볼리비아 수도 La Paz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수도이다. 무려 해발 3,000미터가 넘는다 하니 이 도시 사람들은 마치 백두산 정상에서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고산지대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 선수들은 볼리비아만 가면 숨이 턱턱 막혀 맥을 못추고 반대로 볼리비아 선수들은 쌩쌩 잘 달리니 시합은 하나마나 마찬가지가 되버린다. 월드컵이 볼리비아에서 열리면 아마 볼리비아가 우승컵을 가져갈 지도 모른다.

볼리비아뿐 아니라 안데스 산맥 지역, 즉 옛 잉카제국 지역은 모두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난 번 TV에서 보았는데, 준비 없이 여행 온 출연진들 모두 산소 부족으로 고통스러워했고, 몇몇은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면서 구토를 하거나 탈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한 멤버는 결국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고고학자들에 의하면 잉카인들은 키가 평균 1m 57cm 정도로 작았지만 산소가 부족한 고산지대에 적응하기 쉽도록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1.3배 큰 허파를 가지고 있었고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양은 2배가 더 많았다고 한다. 그러니 그들의 후손인 볼리비아인이 고산지대에서 당연히 잘 뛸 수밖에 없었다.     

잉카의 후예가 아닌 고산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약으로 고산병을 예방하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약이 바로 Diamox(acetazolamide)다. 고산지대에 올라가면 산소가 부족해져 호흡곤란, 두통, 메스꺼움, 구토 그리고 그에 따르는 피로감이 몰려오게 된다. Diamox는 산소 부족에 의한 혈액내의 산도를 중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Diamox는 부작용으로 이뇨효과가 있으므로 화장실 들락날락 하는 노력은 감수해야 한다.

고산병에는 비아그라도 효과가 있다. 특유의 혈관 확장작용으로 산소 공급을 원활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 때문에 비아그라는 부담이 있다. Diamox가 비아그라 보다 무려 10배 이상이 싸다. 꽃을 가꾸는 사람들도 비아그라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아주 소량의 비아그라는 꽃을 싱싱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즉, 물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모든 관을 확장시키는데는 역시 비아그라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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