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좋은 관상과 나쁜 관상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기자 | @ 기사입력 2011-10-26 10:15
▲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관상학은 본래 중국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춘추시대에 고포자경이 공자의 상을 보고 장차 위대한 성인이 될 것을 예언했다고 하니 그 시대에도 이미 얼굴 보는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성경이나 서양 고대 철학자의 작품에도 관상과 성격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 점으로 미루어 관상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서양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학생의 얼굴을 살펴 철학에 재질이 보이지 않으면 문하생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얼굴에서 성격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처럼 오랜 기원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관상에 의미를 두고 있다. 사실 나는 관상을 믿지는 않지만 수만 명의 얼굴을 보다 보니 관상에서 말하는 좋고 나쁘다는 부분에 공감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잘 생긴 사람이 반드시 성격도 좋고 운도 따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얼굴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이력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부유한 환경에서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는지, 아니면 사랑이 결핍된 상태로 불우하게 컸는지 얼굴의 몇 가지 특징과 전체적인 느낌을 통해 알 수 있다. 점쟁이나 관상가가 사람의 태생이나 자라온 환경을 맞출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인데 비단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을 많이 접하는 직업에 오래 종사하다 보면 사람을 읽는 법을 저절로 터득하게 된다.
일본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사람의 얼굴과 성장 환경의 관계에 대해 흥미로운 주장을 폈는데, 어린 시절 유복한 집에서 자라지 못하거나 극단적인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은 어린이는 방어 반응이 강해져 윗눈꺼풀에 지방이 고이기 때문에 외꺼풀 눈이 되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또, 코 모양은 사춘기 이후에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 시기에 부모가 이혼을 했다던가 아니면 부부싸움이 잦은 가정의 어린아이들은 스스로 자기 속에 파묻혀 필요 이상으로 자아가 강해진다. 그래서 그러한 상태가 오랫동안 계속되면 코에 단(段)이 생겨 콧대에 굴곡이 지기 쉽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턱뼈나 광대뼈가 자랄 시기에 부드러운 음식보다는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먹어서 아래턱뼈가 옆으로 벌어지는 것도 설명될 수 있다. 한창 성장기에 잘 조리된 음식이 아닌 거친 요리를 먹었다는 말이 무슨 뜻이겠는가? 조리법도 개선이 됐지만 확실히 과거에 비해 현대인들은 섬유소가 깎여나간 고도로 정제된 음식물을 주로 섭취하고 있다. 최근, 미인의 얼굴형이 점차 둥근 형에서 달걀형, 이제는 역삼각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보고 역시, 턱의 저작(詛嚼) 활동과 무관하지 않음을 말해주는 단적인 예다.
어쨌든 얼굴에 나타나는 개인의 역사는 단지 좋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다거나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는 외적인 환경에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고 내적인 환경, 즉 마음속의 갈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외적인 요인이라면 얼굴 모양에 여실히 드러나고 마음에 입은 상처라면 전체적인 분위기에 결과를 미친다. 그래서 예쁘게 생긴 미인이라도 왠지 우울해 보이거나 혹은 교활한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그러나 비록 마음의 상황이 얼굴에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한두 번의 경험으로 이루어 진 게 아니라 오랜 동안의 체험이 축적된 결과다. 그러니까 스무 살 이전까지야 주위의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겠지만 그 이후에는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인상으로 가꿀 수 있다. 40대 이후의 얼굴은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던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에 일리가 있는 셈이다.
일소일소(一笑一少)라고 했다. 바쁘고 신경 쓸 것 많은 우리네 삶이지만 의도적으로라도 한 번 웃어보자. 젊어지니 그만큼 예뻐질 것이고, 인상이 밝아질 것이며, 복이 굴러 들어올 테니 절로 좋은 관상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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