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미국 약사 되는 법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자 |     기사입력 2009-06-23 17:22     최종수정 2009-08-18 11:53

미국 약사가 되려면 우선 미국 약대에 들어가야 한다. 미국 약대는 6년제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학부 2년을 마친 다음 지원이 가능하다. 필라델피아 약대 (Philadelphia College of Pharmacy)나 보스턴에 있는 메사츄세츠 약대(Massachusetts college of Pharmacy and Health science)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입학하여 6년을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게 되어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의 약대는 학부 2 년을 마친 학생들을 신입생으로 받아 들인다. 우선 약대의 경쟁이 만만치 않고, 또 학부 2년안에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이 학부를  졸업하고 약대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즘은 공식적으로야 6년제이지만 약대는 8년제에 가깝게 되었다.

약사가 되려면 우선 약대를 졸업해야 하는데 졸업을 하려면 우선 약대 4년간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따야 하고 850시간 정도의 실습 (인턴) 을 약국이나 병원에서 현직 약사의 지도 아래 이수해야 한다. 인턴 실습은 대부분 방학 동안에 이루어지므로 인턴 이수에 의한 추가 소요 시간은 없다. 그리고 졸업 후 미국 약사회에서 주관하는 약사 시험 (Naplex: North American Pharmacist Licensure Examination)과 약사법규시험(MPJE :Multistate Pharmacy Jurisprudence Examination)에 합격해야 한다. 약사 법규는 각 주마다 다르므로 자기가 일하고자 하는 state 의 법규시험에 합격하여야 한다. 즉, 메릴랜드 약사인 내가 인근 주인 버지니아에 가서 일하려면 버지니아 약사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버지니아의 약사 법규 시험에 합격하여야 한다. 미국은 독립된 각 주가 모인 연방 정부이므로 이러한 주 정부 위주의 제도가 정착되어 있다. 약사뿐 아니라 의사, 변호사, 심지어는 공인 중개사도 주마다 면허를 따야 한다.

미국 밖에서 약대를 졸업한 사람도 미국 약대를 다니지 않고 미국 약사 면허를 딸 수가 있다. 우선 미국 약사회 (NABP: National Association of Board of Pharmacy)에 외국 약대를 졸업한 기록을 제출한 후 미국 약대 졸업 동등 시험 (FPGEE: Foreign Pharmacy Graduate Equivalency Examination)의 응시 자격을 얻어야 한다. 이 시험에 합격한 후 영어 시험 (TOEFL)에 합격하면 인턴 실습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인턴 실습은 현직 약사의 지도 아래 병원이나 약국에서 1560 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이상의 세가지 관문을 통과하면 미국 약대 졸업생과 동등한 자격을 갖춰 미국 약사 시험, 법규시험에 도전 할 수가 있다.  

2003년 1월부터 미국 약사회는 5년제 이상 약대 졸업생에게만 FPGEE 응시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응시생들 중 2003 년 이후 졸업생은 근본적으로 미국 약사 도전 기회를 박탈당했다. 앞으로 한국 약대가 6년제로 바뀌면 그 때 졸업생들은 다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중에서 한국의 약대 졸업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관문은 역시 영어다. 영어 시험은 읽기(reading), 듣기(listening), 쓰기(writing)와 말하기(speaking)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말하기 시험이 어렵다. 우리의 영어 공부가 그동안 문법과 독해 (reading) 위주로만 이루어진 영향이 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이 말하기 시험이 TOEFL에 포함되기 전엔 따로 독립되어 있었는데 필자도 4번 도전 끝에 겨우 합격하였다. 다른 과목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시험도 어렵지만 또한 합격점수도 상당히 높아 합격하기가 매우 어렵다. 만점이 60점인데 2명의 심사관이 심사를 해서 평균 50점이 넘어야 합격이 된다. 점수는 10점 단위로 평가되는데 비록 한 심사관이 50점을 주더라도 다른 심사관이 40점을 주면 평균 45점이 되어 탈락하게 된다.

영어 말하기 시험 공부엔 왕도가 없다. 그냥 인턴 실습을 하면서 서서히 늘어가는 본인의 영어 실력을 믿을 수밖엔 없다. 약사라는 직업이 국민들 건강을 다루는 직업이라 완벽하진 않아도 의사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약사를 뽑기 위해 커트라인을 이렇게 높여 놓았다. 시험에 합격하고도 영어 소통이 완벽하다고 자신할 수 없는 나를 보면 보다 강화된 영어 시험에 전적으로 수긍이 간다. 지금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겐 많이 미안한 말이지만 말이다. 수험생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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