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계의 맥주와 通한다~!"

색깔과 향이 숨쉬는 세계의 맥주 이야기

함택근 기자 |     기사입력 2006-10-10 09:58     최종수정 2006-10-24 16:12

 


맥주는 사람을 세 번 취하게 만든다. 시원한 첫 맛에 한 번, 쌉싸름한 끝 맛에 또 한 번. 그리고 디자인으로 또 한 번. 맥주 맛과 디자인에는 각 나라의 문화와 감성이 담겨있다.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 있다. 문화 수준과 미적 가치의 척도가 되는 나라별 맥주 브랜드와 그 뒷 이야기.  

* 네델란드 자연을 담은 '하이네켄'


하이네켄(Heineken)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잘 팔리는 네델란드 맥주다. 다른 잡곡을 사용하지 않고 보리·홉 등 자연원료만을 쓰기 때문에 네델란드식 맥주의 독특한 효모 맛과 향이 살아있다. 특히 하이네켄은 부드러우면서도 맑고 시원한 뒷맛 때문에 여성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네켄 브랜드는 창시자의 이름에서 따왔다. 1864년 창립자 하이네켄은 맥주의 맛은 효모의 품질과 정확한 발효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고, 1879년 파스퇴르 연구소로부터 기술 지도를 받아 새로운 효모를 육종했다.
 
"영어는 그렇게 잘하지 못하지만, 외국에서 바에 들어가 무리 없이 맥주를 주문하고 싶으신 분에게는 하이네켄 맥주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철자에 R도 L도 들어 있지 않아 비교적 발음하기 쉬우므로…."

-무라카미 하루키, '하이네켄 맥주의 우월성에 대하여'-

[벨기에의 화이트 밀맥주 '호가든']


벨기에 맥주 호가든(Hoegaarden)은 밀맥주다. 코리안더 열매, 오렌지 껍질 같은 색다른 원료를 사용해 독특한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첫맛은 오렌지 등 시큼하면서도 강렬한 과일향으로 시작해 쓰면서도 단 맛으로 끝을 맺는다. 밀맥주 특유의 부드러움과 향긋한 과일향이 긴 여운을 준다.

병속에 살아있는 효모를 주입시킨 뒤 2차 발효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맥주가 황금빛 구름색을 띄는 것이 특징.

호가든을 마실 때는 우선 컵에 맥주 반병을 따른 다음 병을 두세 번 흔들어 다시 따라야 병속에 있는 효모가 골고루 섞이면서 특유의 희고 탁한 색이 나온다.
 
[액체로 만든 빵 '기네스']


흰 거품으로 유명한 흑맥주 기네스(Guinness)는 1759년 아일랜드에서 첫선을 보였다. 원래 기네스 맥주 병뚜껑은 코르크였으나 따기가 불편해 1892년 철로 만든 주름 병마개로 바꿨다.

기네스는 깊고 풍부한 맛 뿐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더하는 맥주다. 처음 따르면 짙은 암갈색을 띄지만, 곧 아래에서부터 위로 거품이 오르면서 세층으로 갈라진다. 다시 흰색 거품과 까만 맥주 두층으로 갈라지며 거품과 맥주가 분리된다. 이 과정에서 맥주의 풍미가 깊어진다.

기네스의 주성분은 맥아 홉·이스트·물 등. 특히 맥아를 커피 원두처럼 달달 볶은 다음에 사용하기 때문에 맥주 색이 까맣다. 

세계 흑맥주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네스는 구수한 향이 입 안에 오래 남으며 거품 또한 고소해 거품과 함께 마셔야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진하고 걸쭉한 맛 때문에 찬바람 부는 계절 더 어울린다.

18세기 기네스 맥주의 아버지는 아서 기네스는 맥아를 불 위에 올려놓고 깜빡 잠이 든다.  정신을 차린 뒤 맥아를 부랴부랴 불에서 내려놓으니 어느새 그윽한 초콜릿 빛과 향을 풍기고 있었다. 그는 이를 이용해 현재의 아일랜드식 스타우트 맥주, 기네스를 발명하게 됐다.

기네스 맥주는 칼로리가 높고 맛이 진해 '액체 빵'으로 불린다. 실제로 아일랜드는 극심한 기근에 시달릴 때 배고픈 민중에게 '영양가 높은 액체 빵' 기네스를 제공했다고.

[보헤미아의 힘! '필스너']


필스너(Phlsner)는 가장 많이 소비되는 체코산 발효 맥주 브랜드로 1842년 11월 탄생했다. 보헤미아의 들에서 생산된 보리와 삿쓰 지방의 호프, 필젠 지방의 물로 만들어진 필스너 맥주는 거품이 희고 끈끈한 점이 특징.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헤미아 산 홉 향이 강한 쓴맛과 어우러져 깊고 알싸한 뒷맛을 선사한다.

체코는 필스너가 유명해지면서 모방 상표가 등장하자 '원조'를 뜻하는 우르겔(Urquell)을 붙여 상표화했다.


*** 우리나라 사람들은 언제부터 맥주를 마셨을까?

맥주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은 구한말이었다. 1876년 개항 이후 서울과 개항지에 일본인 거주자가 증가하면서 '삿뽀르 맥주' 등 일본 맥주가 처음 소개됐다. 이후 1900년 전후 '에비스 맥주' '기린 맥주' 등 다양한 일본맥주가 유입됐다. 당시 맥주는 일부 부유층만 즐기는 고급 음료였으나 1910년경부터 일본 맥주 회사들이 서울에 앞다퉈 출장소를 내면서 맥주 소비량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 병맥주와 생맥주의 차이는?


맥주는 저장식 라거와 생맥주로 나뉜다. 라거란 '저장하다'란 의미의 독일어 'lagen'에서 나온 말로 살균처리 과정을 거쳐 저장할 수 있는 맥주는 모두 라거 맥주에 속한다.

라거 맥주와 구별되는 것이 생맥주(draught beer)다. 'draught'란 통에 붓는다는 의미. 애초에 맥주는 모두 담근 뒤 바로 마시는 생맥주였다.

맥주는 제조과정의 마지막에서 열처리를 했는가, 안 했는가에 따라 병맥주와 생맥주로 나뉜다. 병맥주는 열처리를 해 효모가 죽은 맥주이고, 생맥주는 효모가 살아남아 계속 발효 중인 맥주다.

병맥주는 보존을 위해 저온살균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효모가 활동을 중지하는 반면 생맥주는 효모가 살아있어 맥주 고유의 맛과 향을 내는 것이 특징. 

끝으로 맛있는 생맥주를 마시려면? 사람이 많은 술집을 찾아야 한다. 손님이 많은 맥주집일수록 효모가 살아 숨쉬는 신선한 맥주가 공급되기 때문이다.


*** 맥주를 둘러싼 말말말

맥주는 건강의 근원이다. (독일 속담)
맥주를 마시는 것은 좋은 식사를 하는 것과 같다. (독일 속담)
아주 고귀한 맥주는 와인의 기력과 빵의 힘을 대신하기에 충분하다. (치폐리 양조소)
맥주 한잔과 목숨의 보증만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명예 같은 건 버려도 괜찮다. (셰익스피어)
맥주는 인간관계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 맛은 쓰지만 마음을 여는 데는 묘약이다. (후꾸자 유기찌)
독한 맥주에 매운 담배, 거기에 멋을 부린 아가씨. 그것이 나의 짐이다. (괴테의 파우스트)
우리들의 책은 쓰레기더미, 위대하게 하는 건 맥주 뿐. 맥주는 우리들을 즐겁게 한다. (괴테)
맛있는 맥주의 부탁이라면 나는 바지를 팔아 들고 신발도 전당포로 갖고 간다. (핀란드 국민시인 한즈)
사랑의 화살을 맞으면 맥주로 그 상처를 씻는 것이 좋다. (독일 격언)

<기사제공 : 뷰티누리>

이 기사 주소https://www.yakup.com/pharmplus/pharmplus.html?mode=view&nid=3000083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