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근, 감초

기자 |     기사입력 2003-06-04 11:03     최종수정 2006-10-17 17:50

박종희


연재를 시작하며

최근 우리들의 삶이 윤택해 짐에 따라 자신들의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모두다 바라고 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산을 찾고 수영을 즐기며 땀을 흘리고 헬스장에서 몸을 단련함과 더불어 건강식품 및 천연 약물인 한약의 복용이 늘어나고 있다.

한약은 원래 중국에서 발원하여 우리나라에 전해졌지만, 반대로 우리 약물이 중국으로 건너가 한약으로 꽃을 피운 것도 있다.

위령선(威靈仙)은 신라시대에 중국 당(唐)나라에 유학을 간 스님이 전해 주었으며, 인삼 또한 중국으로 건너가서 지금까지 한약의 왕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레의 원료로 사용되는 인도 원산의 울금(鬱金)은 실크로드를 따라서 중국으로 전해졌으며, 옷감의 염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렇듯 조상 대대로 발전해온 한약은 국민들의 질병 예방 및 치료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최근에 인건비의 상승 및 채약자(採藥者)의 감소로 인해 우수한 국산 한약들이 사라져 가고 있으며, 기원(基源)을 알 수 없는 외국의 한약들이 우리 시장에 범람하고 있다.

사라져 가는 우수한 우리들의 한약을 발굴하고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중요한 한약에 얽힌 전설, 역사, 식물학적 이야기, 본초학적 이야기, 한방의 약능, 민간적인 용도를 정리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우리들의 약물은 우리들과 함께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이다.



갈근(葛根)

`칡' 일상식용·민간요법으로도 애용
발한·해열·진경작용…
식중독·주독에도 효과


칡은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라는 덩굴성 다년초로서 줄기의 기부가 목화(木化)하므로 덩굴성 목본 식물이기도 하다. 줄기와 잎에는 갈색털이 밀생(密生)하고, 잎은 3개로 나눠지며 소엽(小葉)은 난형으로 길이가 10∼20cm이다. 7∼9월에 길이 10∼20cm의 총상화서(總狀花序)에 길이 2cm의 보라색 나비형의 꽃이 달린다.

칡의 뿌리를 한약에서 `갈근(葛根)', 꽃을 `갈화(葛花)'라고 하며, 옛날부터 널리 이용되어온 약물이다.

칡은 약물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했을 때에 칡뿌리(葛根)를 캐서 칡 전분을 식용으로 이용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금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춘천 막국수이다.

술에 만취되었을 때는 칡꽃을 달여 숙취를 제거하기도 했다. 최근 건강 식품이 인기를 얻게되자 칡차가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칡덩굴의 이용법에 관해서 중국의 농업서인 `제민요술(齊民要術)'에 오동나무 묘목의 동결(凍結) 예방을 위하여 겨울에 오동나무의 묘목 사이에 칡덩굴을 깔아 놓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칡덩굴에서 섬유를 뽑아서 의복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칡의 잎에는 아데닌, 아스파라긴, 글루타민산, 성분 미상의 황색 결정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칡의 잎과 덩굴은 소와 말의 우수한 사료이며 천연 비료가 되기 때문에 농촌에서는 중요한 자원 중의 하나이다.

칡의 뿌리를 갈근이라고 하며, 바깥쪽의 코르크층을 제거하고 판상(板狀)으로 만든 것을 판갈근이라고 한다. 중국산 갈근은 일반적으로 두 쪽의 종(縱)으로 나누어져서 粉性이 풍부하고 순백색이므로 `분갈근(粉葛根)', `감갈근(甘葛根)'이라고 한다.

갈근은 `神農本草經'의 중품에 수재되어 옛날부터 약용으로 사용되어 왔다. `소갈, 대열, 구토, 제비를 치료하고, 음기를 일으키고, 제독을 제거한다'고 그 약효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방에서 발한(發汗), 해열(解熱), 진경(鎭痙)의 목적으로, 갈근탕(葛根湯), 계지가갈근탕(桂枝加葛根湯), 승마갈근탕(升麻葛根湯)등의 방제(方劑)의 일미로서 배합되어 있다.

특히 갈근(葛根)을 주약으로 한 `상한론(傷寒論)'의 갈근탕(葛根湯)은 感冒, 痲疹, 扁桃腺炎, 急性中耳炎, 眼炎, 齒痛, 熱性傳染性질환 등에 많이 응용되는 방제이다. 갈근에는 전분(澱粉) 10∼14%, 이소플라본 배당체(配糖體)인 다이아진, 퓨에라린을 함유하고 있다.

칡의 꽃을 `갈화(葛花)'라고 하며, 이일취(二日醉), 두통(頭痛), 구토(嘔吐), 혈변(血便)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갈화(葛花)는 `명의별록(名醫別錄)'에 수재되어 있다.

칡의 민간요법

-토혈에 생갈근을 갈아서 즙을 복용한다.
-변비에 청목의 잎을 태워서 칡즙과 함께 복용한다.
-하혈에 갈화를 끓여서 마신다.
-식중독에 갈근을 끓여서 마신다.
-주독에 갈화를 끓여서 마신다.
-미친개에 물렸을 때에 즙을 내서 마시고 찌꺼기는 상처에 바른다.
-당뇨병에 생즙을 내어서 마신다.

감초(甘草)


`藥房에 甘草' 한방처방 중
30~40% 배합
항염증·해독·통증완화…
과복용시 부종발생


우리들은 흔히 약방에 감초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이와 같이 한약 중에서 감초보다 많이 사용되는 약물은 없다. 한방의 처방 중에서 30∼40% 정도 배합된다. 감초는 문자 그대로 감미가 좋기 때문에 옛날부터 식품첨가물의 감미료로서 사용되어 왔다.

감초는 약으로서 뿐만 아니라 식품으로서 많이 이용되며, 일본의 경우 간장의 단맛을 내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또한 담배에도 맛을 내기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감초는 여러 방면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않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북부지방에서 몽고에 걸친 사막 지대에 자생하므로, 몽고, 중국의 내몽고(內蒙古) 및 신강(新疆)에는 감초만 자라는 대평원이 있다. 이와 같은 지역은 현재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는 감초는 중국 동북지방 내몽고에서 자라는 질이 부드럽고 단맛이 강한 동북감초(東北甘草)와 산서(山西), 감숙(甘肅), 신강(新疆) 등에서 자라는 질(質)이 단단하고 약간 쓴맛이 있는 서북감초(西北甘草) 및 신강감초(新疆甘草)가 수입되고 있다.

한약으로 사용되는 것은 주로 동북감초(東北甘草)와 서북감초(西北甘草)이며, 신강감초(新疆甘草)는 감초의 주성분인 글릴실리진을 추출하는 데에 사용한다. 이것 이외에도 러시아감초, 스페인감초, 아프카니스탄 감초 등이 있지만, 이것들은 수입되지 않고 있다.

감초의 주성분인 글릴실리진이 분해한 글릴실산은 부신피질(副腎皮質) 호르몬과 같은 작용이 있으며, 코티존과 같은 항염증 작용이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또한 글릴실리진이 분해한 글루쿠론산은 해독작용이 있으므로 감초의 해독작용을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한방에서 감초는 신경(神經)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통증 및 경련을 제거하는 데에 사용된다. 감초가 배합(配合)되어 있는 작약감초탕(芍藥甘草湯), 감초사심탕(甘草瀉心湯),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 등은 그와 같은 목적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방제(方劑)이다.

약품 및 식품으로 많이 사용되는 감초도 많이 복용하면 세포내에 Na+의 축적으로 부종(浮腫)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약은 부작용이 없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한약이든 양약이든 모든 약물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불필요하게 남용하는 것은 삼가해야겠다.
<부산대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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