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과 합병증

기자 |     기사입력 2003-04-24 10:13     최종수정 2006-10-19 10:49

합병증 발병전 증상없는 `소리없는 살인자'

뇌졸중·심장발작·대동맥질환 등 순환기질환 유도

 고혈압은 우리사회에서 가장 흔한 성인병으로 성인 인구의 1/3이 고혈압환자이다. 고혈압은 나이가 들수록 많이 생겨 65세 이상이 되면 두 사람 중 하나는 고혈압을 갖게 된다.

 고혈압의 95% 이상은 본태성(1차성)고혈압으로 환경적 요소와 유전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이 병을 일으킨다. 나머지는 뇌하수체, 부신, 갑상선, 부갑상선 등의 내분비계에 이상이 있거나 신장(콩팥)에 들어가는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속발성(2차성)고혈압이다.

 본태성 고혈압은 최근 유전적 요인이 크다는데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고혈압 가계에서 고혈압 빈도가 높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부 본태성 고혈압은 단일 유전자의 결함으로 생기지만 대다수는 여러 유전자의 결함이 복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 운동량이 적고 비만할수록, 염분에 대한 감수성이 높을수록 고혈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산업화와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른 사회적 스트레스, 서구식식사, 과음도 환경적 위험요인이다.

 고혈압을 우리가 무서워하고 이를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고혈압을 철저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생명을 잃거나 불구가 되는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뇌졸중(중풍),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심장발작) 또는 심부전(숨이차며 몸이 붓는 심장병), 신부전(콩팥기능이 망가지는 병)이나 대동맥질환과 같은 중대한 순환기 질환이 고혈압의 중요한 합병증들이다.

 순환기질환에 의한 사망은 우리사회에서 암과 사고사와 더불어 3대 사망원인을 이루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심장병과 중풍은 나날이 증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년간 약 15만명의 중풍환자가 발생하며 그중 2만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심장병의 발생도 지난 20년 동안 10배 정도 증가하였다.

 따라서 이와 같이 위험한 질병의 가장 큰 위험요인인 고혈압을 잘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더 한층 강조되고 있다.

 고혈압 관리의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가 합병증이 오기 전까지는 평소에 별로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많은 고혈압환자들이 스스로 고혈압을 갖고 있음을 알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이 고혈압 환자이면서도 치료를 게을리 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치료에 있어 `반(半)의 통례(通例)' 라는 것이 있다. 전체 고혈압환자 중 반 정도만이 자기가 고혈압 환자임을 알고 있으며 그 중에서 반 정도만이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으며 치료를 받는 환자 중 반정도가 치료목표에 합당한 적정관리를 한다는 것이다.

 흔히 고혈압은 뒷목이 뻣뻣하거나 두통, 어지럼증, 귀울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정상인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고혈압의 진단이나 치료결과의 판정은 반드시 혈압을 측정하여 결정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증상이 없는 동안에도 합병증을 나타내는 표적장기인 뇌, 심장, 콩팥 및 대동맥과 말초혈관은 구조와 기능이 지속적으로 망가져 간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중풍), 심장발작, 심부전, 신부전, 대동맥 박리 또는 대동맥파열 등 합병증으로 사망하거나 불구자가 된다. 그러기에 고혈압을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부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큰 불행이며 가족이나 사회에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고혈압의 합병증은 몸 속 중요 장기의 혈관이 망가져서 생기는 바 고혈압 자체의 물리적 힘(혈역학)과 동맥경화의 촉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혈관을 손상시킨다.

 뇌출혈, 심부전, 대동맥 박리 및 대동맥류 파열 등이 혈역학적 합병증의 대표적 예이며 뇌경색, 심장발작 및 협심증 같은 허혈성 심장병, 신부전 등이 동맥경화성 합병증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고혈압 관리는 어려운 문제이다.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증상이 없어 불편함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하고 있지 않다. 또한 많은 환자가 한번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일생동안 약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부담감 때문에 치료를 기피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를 마치 악습인 것처럼 생각하는 비합리적 발상의 소치라고 생각된다.

 의료진도 특정 환자의 고혈압 치료목표 달성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특정환자에서 고혈압 치료의 목표는 표적장기의 손상 및 합병증 유뮤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혈압의 적절한 관리에는 의료인은 물론 환자 자신의 올바른 인식과 의지가 필수적이다.

 고혈압 관리의 첫걸음은 건강한 생활습관과 비약물 생활요법이다. 금연 절주를 하고 적절한 운동과 칼로리 관리로 체중조절을 하며 저염 및 저지방 식이요법을 철저히 해도 고혈압 조절이 안될 경우 주저 없이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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