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조직과 국제분쟁
이창기<한국의약품 수출입협회 상근 부회장>
목차
1. 약물남용과 약물의존
마약의 사용유래와 남용상황
① 고대부터 사용했던 마약식물
② 외국의 마약남용상황
③ 우리나라의 마약남용 유래와 남용실태
3. 마약조직과 국제분쟁, 전쟁과 마약
4. 마약류의 약물의존
美 마약 암거래시장 마피아조직 장악, 남미 카르텔과 연관
코카인 생산국의 카르텔
중남미 세 나라 페루, 볼리비아, 콜롬비아는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잎의 주요 생산지이다. 특히 콜롬비아는 페루나 볼리비아의 조제 코카인을 염산코카인으로 정제하는 세계최대의 산지로서 코카인 밀수의 중심지이다.
콜롬비아에는 코카인의 생산, 밀매, 수송 등을 체계적으로 분담하는 메데린(Medellin)시의 메데린 카르텔과 카리(Cali)시의 카리 카르텔이 결성돼 있다. 1960년대 후반에 파비오 오죠아가 메데린 카르텔을 결성했고 이에 속한 인원수는 수만명이라고 한다. 그들은 중기관총이나 미사일, 수류탄 등으로 무장되어 있고, 외국인도 고용하여 테러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은 1979년 콜롬비아와의 사이에 `미·콜롬비아 마약범죄인 인도조약'을 조인했다. 그것을 계기로 콜롬비아정부는 미국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국가경찰과 군대까지 동원하여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그러나 카르텔은 법무장관, 경찰서장, 형무소장, 마약퇴치 캠페인을 벌인 신문사 사장, 대통령후보 상원의원을 차례로 암살하였고 카비앙카 항공기를 폭파하고 치안당국의 빌딩을 폭파했다. 1984년에는 계엄령이 선포되었지만 그 이후 5년간 군인과 경찰의 사상자는 2천명, 부상자는 3천명이 넘었다. 여기에 재판관, 검사, 저널리스트, 일반 시민까지 더하면 희생자는 3만 1,000명에 이르렀다.
1989년에는 유력한 차기 대통령후보마저도 암살되기에 이르자 콜롬비아 대통령은 카르텔과의 전면전쟁을 선언하고, 미국으로부터 6,500만불의 긴급 군사원조를 얻어서 단속에 나섰다. 마이아미 시장이 중심이었던 메데린 카르텔은 파나마의 협력자인 노리에가 장군이 체포됨으로써 그 세력은 쇠퇴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 마피아와 결탁하고 있는 카리 카르텔의 세력은 쉽게 쇠퇴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메데린 카르텔이 미국의 마이애미, 로스엔젤레스를, 카리 카르텔은 뉴욕의 동해안을 지배하에 두고 있다고 전해진다.
아편생산지 황금의 삼각지대
아편의 주요 생산국으로는 인도, 터키, 러시아, 불가리아, 유고 등이 있고 아시아에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아편의 생산지인 황금의 삼각지대가 있다. 중국, 태국, 라오스, 미얀마에 국경을 접한 고원지대로서 옛날부터 양귀비 재배에 최적지이고 1년에 3회의 수확이 가능하며, 연간 약 100만톤의 생아편을 채취하는 곳이다. 주민은 양귀비 재배에서 얻어지는 수익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에는 `쿤사'를 지도자로 하는 MTA라고 불리우는 정치집단이 이 지역의 실권을 장악해왔다.
쿤사는 마약왕으로 있으면서 2만 5천명의 군대를 갖고 있다. 이 군대는 10대 소년으로부터 훈련을 시작하고 있고 주로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양귀비 재배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지뢰, 방공호로 방위하고 있다.
이곳 소수민족들은 쿤사세력으로부터 양귀비 재배를 강요받으면서 살고 있으며 그들은 살인, 폭행, 강간, 징집 등의 횡포에 시달려왔다. 이 지역에는 쿤사조직 이외에도 6~7개의 군소조직이 있는데, 1996년 쿤사의 항복 이후 쿤사조직이 쇠퇴하면서 와족, 링민샨 등의 군소조직이 세력을 확산해가면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뉴욕에 반입되는 헤로인의 80% 이상이 이 지역에서 생산되어 보내진다는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곳이기도 하다.
미국의 마피아조직
미국의 마피아조직은 남미의 코카인 카르텔과 연결되어 미국내 코카인 암거래시장을 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편, 헤로인 등 모든 마약의 밀수, 밀매를 장악해온 조직이다. `이민의 나라' 미국에서 창출된 대표적인 성공신화 가운데 하나가 이탈리아계 이민들을 중심으로 한 마피아 신화다. 철저한 범죄조직에 근대적 기업원리를 결합한 독특한 범죄 자본주의는 세계 조폭경제의 효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수그러들긴 했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도처에 마피아들이 넘쳐났다. 1920년대부터 뉴욕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한 마피아는 밀주로 돈을 벌었다. 1933년 금주법이 사라지면서 사업대상은 마약으로 바뀌었다. 1940년대에는 뉴욕시에서 거래되는 마약의 95%를 장악했다. 중국에서 kg당 3천달러를 주고 아편을 밀수입해와서 30만달러에 팔아 1백배가 남는 손쉬운 장사였다.
이 마피아는 미 전역에서 25개의 이른 바 `패밀리'가 활동했다. 뉴욕을 제외하고는 하나의 패밀리가 하나의 도시를 지배하는 구조였고 뉴욕에서는 5개의 패밀리가 경쟁하면서 공존했다.
그후 마피아는 1980년대부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마피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급속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마피아 구성원이라는 사실만으로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하고 정보 제공자를 철저히 보호해주는 부패조직 척결법이 그때 만들어졌다. 이밖에 러시아, 태국, 한국의 마약조직에 대하여는 뒤에 책에서 소개하겠다.
전쟁과 마약, 국제 분쟁
옛날부터 전쟁에는 부상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때 상처의 통증을 적게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이 취해져 왔지만 그 중에는 마약을 진통제로 써 왔다. 더욱이 적에 대한 공포를 없애고,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서도 쓰여졌고, 이로 인해서 그 후에 까지 중독자로서 남게 되는 문제를 남겼다고 하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다.
다른 한편, 국가 경제정책, 식민주의의 도구로서도 쓰여 왔다고 하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다음은 그 일부에 관하여 소개해 본다.
아편전쟁은 침략전쟁이었다
마약은 한 국가를 멸망시킨다고 하는 말이 옛날부터 전해져 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잘 알려진 아편전쟁을 들 수 있다. 중국에 대한 영국을 중심으로 한 식민정책을 음미해보자.
1700년대에 중국을 지배하고 있던 것은 청나라였다. 동인도회사는 벵갈지방에 아편재배를 계속해왔고, 1834년에는 그 독점권이 영국정부의 손에 옮겨지면서 대량의 아편을 중국에다 팔아 중국의 귀족, 관리, 국민 사이에 중독이 퍼졌다. 아편대금으로 지불하는 중국으로부터의 은의 유출은 청나라 재정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편 밀수입을 막을 수 없어 청나라 정부는 영국상인의 아편을 몰수하여 태워버리고, 상인들에게 퇴거를 명령했다. 이같은 조치에 영국정부는 보호무역을 앞세워 중국에 대함대를 파견하여 광주, 상해, 남경을 차례로 공격했다. 이것이 이른바 아편전쟁(1840∼1842)이었다. 그런데 이미 아편의 포로가 되어 무기력한 중국군대는 지는 싸움을 되풀이하다 드디어 1942년 남경조약을 맺고, 거액의 배상금과 함께 상해 등 다섯 항구를 열게 하고 홍콩을 100년에 걸쳐 영국 영유지로 내어놓는 취지가 되었고, 청나라는 멸망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베트남전쟁과 마약오염
나이팅게일이 후세에까지 이름을 남기고 문호 톨스토이도 종군했다고 하는 크리미아전쟁(1853~1856)에도, 또한 미국의 남북전쟁에도 상처난 병사를 위해 아편이 쓰여졌다. 세계2차대전에 참전한 미국병사의 아픔을 멈추기 위해 대량의 모르핀이 쓰여졌고, 상처에 직접 모르핀 분말을 뿌렸다고 하는 것도 보고되고 있다.
한국전쟁, 특히 베트남전쟁(1950~1970)에 출병한 미국병사는 전투의 공포를 잊기 위해 온갖 마약에 의존했다. 이때 사용된 마약류는 마리화나, 엘에스디, 코카인, 헤로인 등 여러 가지였으며 병사들의 사용을 통제하는 명령계통도 방관적이었다고 생각된다. 현재 미국의 코카인 오염의 시작은 이 베트남으로부터 귀환한 병사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2차대전에 쓰여진 히로뽕
세계2차대전 중에 일본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각성제 히로뽕은 군수산업에 쉬지 않고 종사하고 있던 남성이나 부녀자들의 잠을 쫓는 데 쓰여졌다. 국가총동원법의 이름 아래 아직 징병 연령에 이르지도 않은 중학생, 여학생까지 군수공장으로 끌어내어 증산 또 증산이라는 성원 속에서 열 몇 시간씩 혹사당하는 작업원들에게 거의 강제적으로 복용시켰던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진주만을 폭격했던 가미가제(神風)특공대의 용기를 북돋우는 데도 쓰여졌으며 많은 젊은이가 이 약을 먹고 두려움을 모르는 흥분상태에서 비행기와 폭탄과 함께 적함대에 몸으로 부딪혀 전사했었다. 전후 히로뽕은 대량으로 저장되었고, 그것이 방출되고 그 후의 영향이 현재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 기사 주소https://www.yakup.com/pharmplus/pharmplus.html?mode=view&nid=300000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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