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산업 현황과 전망 - 조중명

기자 |     기사입력 2002-03-27 17:06     최종수정 2006-11-08 17:33

조 중 명
△ 서울대 동물학과 졸
△ 美 휴스턴대 생화학 박사
△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이사




서론
지난 1999년 KIET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기존 주력산업인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산업은 저 성장하는 반면 지식(기술)기반 신산업인 바이오, 소프트웨어, 컴퓨터, 통신기기는 고성장이 예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식산업 중 바이오산업은 세계 시장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11.1%, 국내 시장도 연평균21.7% 성장할 전망으로 21세기의 대표적인 성장산업이다.

현재 4,500억불 규모의 바이오 산업 시장은 2010년대에는 8,000억불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에는 '바이오텍 산업'이 일반적으로 유전자의 인위적 조절을 통한 단백질을 생산하는 산업이라는 한정적인 해석이 팽배하였지만, 최근 들어 '생체 활성 물질을 이용한 일련의 산업'을 바이오 산업으로서 넓게 규정하는 견해가 주류를 이루어, 바이오텍의 대부분이 바로 의약산업의 범위내에 포함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제 인간 유전체의 전모가 밝혀지고 있는 현 단계에서는 새로운 질병 치료 표적의 제공을 통해 의약 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질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림 1. 주요 산업의 시장 성장률 전망>


바이오 산업 중에서도 의약 산업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인간게놈프로젝트와 함께 활발히 등장한 미국의 바이오 벤처회사들이 대부분 신약 표적이 될 단백질을 발굴하는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실도 이러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셀레라지노믹스, 밀레니엄 등의 대표적인 유전체학 벤처회사들은 이제 신약 분야의 연구에 비중을 옮겨가고 있고, 시럭스, 아스텍스 등의 구조 단백질체학 벤처회사들도 의약 화학 연구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하고 있다.

산업별 경상이익률에 있어서도, 사업별 매출 10대 미국 기업의 평균 경상 이익률을 비교해 보면, 자동차, 통신, 컴퓨터, 식품 산업이 3-5% 인 반면, 의약 산업은 15%에 달한다.

또한 신약은 20여년간 물질특허의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약물이 개발되면 개발기간을 제외하고도 최소 10년 이상 독점적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으며 다른 산업과는 달리 경기 비탄력적이므로 산업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분야이다.

따라서, 신약의 연구는 21세기에 가장 큰 경제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생명과학의 분야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의약산업 전망

의약 산업이 갖는 가장 두드러진 특성으로는 우선 연구 개발력이 갖는 중요성이 크다는 점이다.

의약품은 근본적으로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 설계된 단일 물질 자체가 궁극적으로 상품화되는 양태를 갖기 때문에 초기 연구 개발력의 수준이 사업의 성장성을 그대로 담보한다.

특히 연구 개발을 통해 성공적인 신약이 배출되었을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난 것으로, 한 예로 스웨덴은 인구 800만의 작은 나라이지만, 스웨덴의 세계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사는 1988년 위궤양 치료제 로젝(Losec)을 개발하여, 오랫동안 세계 의약품 매출 총액 1위를 고수하던 잔탁(Zantac)을 대체하면서 동사를 2000년 매출액 181억 달러의 세계 4위의 제약기업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스웨덴의 의약 시장은 세계시장의 1.5%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사의 세계 의약시장 점유율은 4.6%에 달하고, 약 25%의 경상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스위스 역시 지식 산업인 의약 산업에 집중 투자하여 노바티스(Novartis), 로슈(Roche)의 세계 10대 제약 기업을 이룩하고, 국가는 작지만 일인당 GNP 1위의 선진국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의약산업

바이오산업의 중추 핵심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필자는 우리도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신약발굴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첫째, 우수한 연구 인력이다.

의약 산업은 지식산업이므로 우수한 연구인력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한국은 의약 화학 및 단백질 연구에 세계 최고의 수준의 우수한 연구자가 많이 있다.

이들의 창의력과 기술을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만 만들어 준다면, 충분히 세계에 내 놓을 만한 신약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둘째는 신약 발굴의 표적이 되는 단백질 구조연구의 기반이다.

한국은 G7 6개국만이 가지고 있는 고가의 방사광 가속기(건설비 4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것은 질환 단백질의 3차구조를 기반으로 신약을 효과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최첨단 기반 시설이다.

또한, 3차 구조규명에 유용한 고자장 NMR(핵자기공명기)도 20여대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을 바탕으로 한국의 단백질 구조 연구자들은 Nature, Cell 등 세계적인 저널에 매년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신약 발굴의 성공 체험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L사는 자체 발굴한 퀴놀론계 항생제의 신약후보 물질로 선진 제약회사에 3천8백만 달러의 기술 수출을 하였으며, S사는 우울증 치료제로 5천8백만 달러, Y사는 위궤양치료제로 1억 달러의 기술 수출을 성공하였다.

신문 지상에 많은 기적의 치료제(또는 치료법)이 개발되었다고 보도되지만 이들의 참 가치는 선진 제약회사가 거액을 투자하고 수입할 경우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신약 발굴의 일련의 성공 체험은 우리의 신약 발굴 기술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약개발 과정이 15년이 소요된다고 하는 것은 독성 및 임상 시험, FDA 승인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고, 지적 재산권 확보의 핵심이 되는 과정인 신약 후보물질 발굴 과정은 2-3년 정도로 단축할 수 있다.

또한, 신약 개발 과정 중 독성 시험이나, 임상 시험 연구는 이미 기술적으로 확립되어 있고, 자본 집약적인 기술로 많은 용역회사(CRO)를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한국의 핵심 역량은 신약 연구개발의 초기 단계인 의약 디자인 및 의약 합성에 있으므로,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단계에 주력한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구조기반 신약발굴-한국의 경쟁력

질병 표적 단백질이란 생리학적, 또는 병리학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로서, 대부분의 약들은 마치 열쇠가 자물쇠에 가서 결합하듯 이들의 활성 부위, 또는 수용체 부위에 결합하여 이들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질병에 대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이러한 질병관련 단백질들의 3차원 입체 구조 정보를 확보하면, 그 질환 단백질의 작용 기전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그 활성 부위에 결합할 수 있는 분자들을 디자인 할 수 있으므로 빠른 시간 안에 고유한 의약 물질을 창출할 수 있다.

한 예로, 감기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인 neuraminidase는 인체 세포벽의 구성 성분을 분해하여, 감기 바이러스가 감염한 세포에서 이탈하여 다른 세포로 전이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단백질의 활성 부위를 저해하는 물질을 발굴하면, 감기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호주의 생명 과학 벤처 회사인 Biota사와 미국의 바이오 벤처 회사인 Gilead사는 각각 이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바탕으로 억제제를 발굴하여, 2000년도에 FDA허가를 획득하였고, 1년 내로 10억불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인간유전체 과제(HGP)의 완료로 향후 유전체 연구 (post- genomics)는 신약 발굴로 가장 큰 수확을 얻게 될 것이며, 현재 500여개에 불과한 신약 발굴 질환표적은 3,000∼4,000개로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연간 수십억 달러 시장의 신규 의약 물질 발굴을 위하여, 유전자 기능의 수행 주체가 되는 단백질들의 구조 연구에 대한 요구가 급증할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신약발굴의 지름길인 질환단백질 구조연구 (structural proteomics)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미국정부에서는 2000년부터 7개 구조 유전체학 센터를 설립(현재는 9개), 1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일본은 2001년 6개 센터에 미국보다 훨씬 큰 규모로 정부와 민간의 콘소시움을 형성, 구조 유전체학을 기반으로 한 신약 연구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하였다.

구조기반 신약선도물질 발굴 기술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4가지 정도의 서로 다른 학문 분야 또는 기술이 필요하며 이들은 우리나라에 대부분 확보되어 있다.

우선, 구조기반 신약선도물질 발굴 기술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structural genomics(구조 유전체학)에 대한 기반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 있어서는 그동안, 정부의 계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 세계적으로도 몇 개 없는 포항공대의 제 3세대 방사광 가속기 시설 그리고 국책 연구소나 국립대학교에 고자장 NMR등 구조 유전체학 연구에 필수적인 고가의 장비들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다.

인력 면에서도, 이 분야의 국내 연구소 및 대학의 연구실들이 수준 높은 학술지에 게재할 수 있는 결과들을 많이 내고 있다.

구조기반 신약선도물질 발굴의 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두 번째 기술 분야는 신약설계에 관한 것이다.

이 분야는 이미 국내외의 분자설계 전문업체 또는 대학의 연구실들에 의해 우수한 상용 또는 비상용 소프트웨어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전문 업체들에서 미처 개발 하지 못한 창의적인 virtual library 구축 프로그램, 단백질 활성부위의 구조 분석 프로그램 그리고 virtual HTS 결과를 분석하는 scoring 프로그램 등을 이미 개발했거나 개발 중에 있다.

구조기반 신약선도물질 발굴을 위해 필요한 세 번째 경쟁력은 물질 확보 및 합성에 관한 것이다.

한국이 합성화학에 있어서는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고, 조합화학의 용역을 담당하는 벤처회사들도 설립되고 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화합물의 갯수가 이미 200만개에 이르며 이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구조기반 신약선도물질 발굴을 위해 필요한 네 번째 기술은 실험적인 화합물 평가이다.

이것을 위해서, 생물학적 활성평가와 NMR 등을 이용한 결합 부위평가 등 두 가지의 방식을 사용되고 있다.

이 중에 생물학적 평가는 표적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일반적인 기술에 속한다.

NMR을 이용한 결합 평가 기술은 단백질의 NMR 연구기법을 필요로 하며, 이는 크리스탈지노믹스 등 국내의 우수 연구진에서 확립 활용하고 있다.

결국, 구조기반 신약선도물질 발굴을 구성하는 네 가지의 부속 기술들은 현재 국내에 모두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이 기술들을 조합하여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고 이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초고속 신약선도물질 발굴을 실현하는 일이 남아 있다.

따라서, 연구 인력 및 자원의 선택과 집중으로 신약 선도물질 발굴 연구에 한국의 핵심 역량을 발휘한다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신약을 우리나라도 발굴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결론

의약 산업은 환경 친화적인 산업이며, 두뇌 집약적인 지식 산업이다.

자원이 빈약하고, 경제적인 난국에 처해 있는 우리나라로서, 변화의 시대 21세기를 맞아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지식 집약적인 신약 발굴을 통하여 진입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신약발굴 국가들은 모두 선진국인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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