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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병준의 클래스토리
연주회에 가는 묘미 중 하나가 본 연주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등장할 수도 있는 앙코르에 있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에 등장하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왈츠>와 <라데츠키 행진곡>처럼, 예상가능한 앙코르를 듣는 즐거움도 크지만 어떤 작품이 연주될지 예상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감상하게 되는 앙코르 무대의 특별함은 참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보통 1~2작품 정도를 연주하는 것으로 끝나기 마련인 앙코르 무대에서 어떤 연주자들은 더 많은 작품들을 연...
2022-01-07 10: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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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최윤영의 뮤지컬 오버뷰 (Musical Over:view)
지나간 추억의 그림자에 사로잡혀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처럼 불필요한 감정이 또 있을까 싶지만, 눈앞에 놓인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 이들에게 당장 이런 말이 와닿을 리 없다.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대상과 나를 견주어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마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 듯 좀처럼 반전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더 불리한 사람이 누군지는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뮤지컬 <레베카> 속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랑하는 남편의 전 부인이자 모든 이들이 사랑했던 여인 ‘레베카’가 ...
2021-12-30 1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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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드리엘 김의 모멘텀 클래식
'빈의 중심에서 자유를 외치다'
프리드리히 굴다에 대하여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프리드리히 굴다의 '첼로 협주곡'을 담은 음반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클래식 장르를 무색하게 만들며 스윙밴드 스타일의 재즈,록, 오스트리아 토속음악 등 여러 장르를 한껏 버무려놓은 이 작품이 요즘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느 성공한 클래식 피아니스트답지 않게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오갔던 당시 그의 파격 행보가 현대인의 정서와 문화에 어느 정도 부합하기 때문이 아닐까.&nbs...
2021-12-23 1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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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현정의 컬쳐 포커스
“장문원_이음 공모, 장애예술가들을 향한 예술지원의 힘”
코로나19는 지난 2년간 우리의 삶을 멈추게 하고 모두가 삶의 불편함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현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장애 예술가들은 늘 이러한 불편함을 이겨내고 세상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치유의 장’을 펼친다. 장애예술인지원법 시행, 비대면 예술활동, 다양한 국가지원사업, 배리어프리(barrier free)에 대한 관심 등이 고조되는 등 아픔 속에서 2022년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프로젝트들이 한국예술현장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를 주도해온 곳은 다름 아...
2021-12-17 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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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윤성은의 뮤직 in CINEMA
해마다 12월이 되면 어김 없이 들려오는 머라이어 캐리의 목소리, 그 중에서도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이하 ‘All I want’)는 아기 예수 대신 크리스마스의 심볼이 된 듯하다. 발매한 지 25년이 훌쩍 넘게 흐르는 동안 이 곡은 유수의 문화콘텐츠들과 함께 언급되어 왔다. 2003년 관객들을 만난 후 역시 이 시즌에 가장 보고 싶은 영화로 손꼽히는 ‘러브 액츄얼리’(감독 리차드 커티스)가 대표적이다. 머라이어 캐리와 브라질 출신의 뮤지션이자 프로듀서, 월터 아파나시프가 함께 작곡한 ‘All I Want’를 ‘러브 액츄얼리’...
2021-12-17 1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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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국악 Prologue!
아쟁을 연주하면서 노래를 함께 부르는 아쟁 병창. 활로 켜서 연주하는 거문고와 가야금. JTBC 풍류대장에 등장하는 국악인들의 색다른 시도들은 듣는 즐거움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태평소, 장구, 정주, 나발, 나각 등등 그간 알지 못했던 혹은 잘 알고 있다 여겼던 국악기들을 새로이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국악기 중에도 피리와 북은 궁중과 민간에서 두루 연주되며,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해 온 악기들이다. 우리는 피리와 북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불어 소리 내는 모든 악기의 이름, 피리
피...
2021-12-10 15: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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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원종원의 커튼 콜
최근 국내 무대에서 오스트리아 뮤지컬들의 인기몰이가 대단하다. 오랜 세월, 음악과 이야기를 더해 대중적 인기를 누려온 독일어권 공연시장, 특히 독일어 오페라의 전통이 현대의 뮤지컬 산업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양상이다.
오스트라아의 수도인 비엔나에 가면 라이문드 극장이나 베토벤의 여러 교향곡들이 초연됐다는 유서 깊은 씨어터 안 데어 빈 등에서 뮤지컬을 만날 수 있다.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오페라의 유령’의 독일어 버전인 ‘다스 판톰 데어 오퍼(Das Phantom der Oper)’나 ‘거미 여인의 키스’의 독일어 ...
2021-12-10 1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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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선민의 공연예술 글로벌 Now !
<요요마 연주장면> 2021년 3월, 특별한 연주가 유튜브에 공개되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도시의 지역 대학에 설치된 코로나 진료소. 진료소의 구석에 자리잡은 중년의 남자가 조용히 첼로를 꺼내 연주를 시작했다. 널찍이 떨어...
2021-12-03 1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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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병준의 클래스토리
10분.
짧은 시간일까요? 아니면 긴 시간일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10분의 시간을 짧다고 여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침에 조금만 더 자고 싶을 때, “10분만 더 잘께..” 라고 말해본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10분을 더 자고 일어난 탓에 지각을 하고 말았던 경험을 갖고 있는 이들도 꽤 되겠지요. 별 것 아닐 것 같은 10분의 차이. 하지만, 그 차이는 경우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것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말까지,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던 루마니아 출신의 ...
2021-12-03 0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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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최윤영의 뮤지컬 오버뷰 (Musical Over:view)
지킬앤하이드 공연포스터 <사진제공 오디컴퍼니>
인간은 때때로 이중적인 모습을 표출한다. 겉으로 드러난 자아와 본질적 자아가 완벽히 일치하는 경우란 지극히 드물 것이다. 그래서일까. 마치 이런 사실을 늘 염두에 둔 듯,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는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철학적 사고로부터 발전한 고찰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적 ...
2021-11-26 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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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드리엘 김의 모멘텀 클래식
존 케이지 (John Cage). 출처: Smithsonian Magazin
알레아토릭(Aleatorik)에 대하여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전직 교도관들이 민사 소송을 당했다. 수감자들에게 수갑을 채운 채 '아기 상어'를 몇 시간동안반복 재생해서 정신적 고문을 가했다는 이유에서. 어쩌다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있는 한국의 깜찍한 인기 동요 ' 아기 상어'가 그들에게 '고문'으로 인식되었을까. 아무리 좋은 노래도 무한반복하면 넌...
2021-11-26 10: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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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현정의 컬쳐 포커스
“기증Donation의 어제와 오늘, 문화선진국으로 가는 첫걸음”
국력은 칼이 아닌 문화에서 나온다는 ‘문화정치’는 르네상스시대 메디치가의 문화후원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이후 선진국의 뮤지엄들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정치 경제인들의 이름을 가진 기증관(혹은 기증실)을 통해 국가정체성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꿈꾸는 이상을 확상시켰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올해 초부터 불어 닥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통 큰 기부로, 기증문화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이어진 삼성가...
2021-11-19 10: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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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국악 Prologue !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인 ‘풍류대장’에는 다양한 전통 성악 장르의 소리꾼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만나기 어려웠던 ‘정가正歌’를 부르는 이들이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정가는 가곡(歌曲)과 가사(歌詞), 시조(時調)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국악 프롤로그에서는 이전에 가곡 태평가를 소개한 바 있다.
시조를 노랫말로 하는 시조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를 일컫는 ‘시조’는, 시조를 노랫말 삼아 부르는 ‘노래’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국어사전에는 문학과 음악에서 쓰...
2021-11-19 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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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윤성은의 뮤직 in CINEMA
코로나가 앞당긴 수많은 것들 중 메타버스에서의 삶이 있다. 현실세계와 유사한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이 온라인 기반의 가상세계는 팬데믹이라는 비대면 환경에서 급성장하며 크게 주목받고 있다. 원시적이기는 했지만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조금씩 경험해 온 것이기에 기성세대들에게도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메타버스를 이야기할 때 바로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아바타’(제임스 카메론, 2009)는 당시 영화에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해 시각적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다. 반신불수가 된 해병대 출신 ‘제이크 설...
2021-11-12 0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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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원종원의 커튼 콜 (Curtain Call)
막이 오르면 무대는 미래적인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우주 비행사를 꿈꾸는 제이와 그녀를 사랑하는 은기가 있다. 제이에겐 오랫동안 꿈꿔왔던 목표가 있다. 우주인으로 1년간 지구 밖에서 머무는 것이다. 어느 날 그 꿈이 현실이 됐다. 제이는 들뜬 목소리로 이 사실을 은기에게 말하지만, 은기는 충격에 휩싸인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 상의도 없이 1년이나 우주로 떠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가 씁쓸했기 때문이다. 결국 말다툼이 벌어지고, 은기를 화가나 집을 나서다 사고를 당한다.
은기가 화들짝 잠에서 깨어난다. 오늘도 사...
2021-11-12 09: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