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약국] <110> 다이어트 신약이야기
엄청난 다이어트 신약이 곧 세상에 나올 것 같다. 제약회사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이 이 약을 72주 사용하면 체중이 22.5%(24kg)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위약(플라세보)을 준 그룹에서 체중 감소는 2.4%에 불과했다.
아직 학술지에 실린 연구 결과는 아니다.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가 신약 티제파티드(tirzepatide)의 임상 3상 연구결과를 발표했을 뿐이다. 하지만 22.5%라는 수치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2021년에 또 다른 다이어트 신약 세마글루티드가 참가자 체중을 15...
2022-06-08 21:56 |
[약사·약국] <109> 염증과 통증 약이야기
만성 염증은 만성 통증을 부른다. 운동하다가 다쳐서 염증이 생긴다면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쓰는 게 낫다는 게 이제까지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연구자들이 있다. 지난 5월 11일 자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실린 연구 결과이다. 급성 통증이 있을 때 이전에 생각한 것과 달리 소염진통제보다 해열진통제가 나을 수도 있단 얘기다.
급성 염증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염증이 있을 때 아프다고 얼른 소염진통제를 사용하면 그게 인체의 자연스러운...
2022-05-25 20:20 |
[약사·약국] <108> 성욕저하장애약 이야기
세상은 복잡하다. 우울증은 성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항우울제를 복용해서 우울증 증상이 나아지면 저하됐던 성욕도 다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반대로 항우울제의 부작용으로 성욕 저하 장애를 경험할 수도 있다. 특히 SSRI 계열 약에서 잘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이들 약물은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막아서 그 작용을 강화한다. 세로토닌은 흔히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 물질이지만 성기능 장애와도 관련된다. 테스토스테론, 도파민은 성욕 증가, 세로토닌은 성욕 감퇴와 연관된다. 세로토닌 수치가 높아지면 반대로 테...
2022-05-12 00:20 |
[약사·약국] <107> 치매약 이야기
아직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없다. 하지만 치매의 약물 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다. 치매는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되거나 죽어서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뇌 신경세포가 죽고 나면 약으로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아직까지 치매약이 할 수 있는 일은 살아남은 뇌 세포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도이다. 약물 치료가 너무 늦어져 이미 너무 많은 뇌 세포가 손상되면 약을 써도 잘 반응하지 않고 진행을 늦추기 어렵다. 영국에서 2014년 발표된 종합 분석 연구에 따르면 약물치료를 1년을 늦출 때마다 그...
2022-04-27 22:09 |
[약사·약국] <106> 남성호르몬을 높이는 법
어렵고 생소한 의학용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중년 남성이라면 누구나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말과 친숙하다. 근육을 만들고 성욕과 체력을 유지시켜 준다는 바로 그 남성 호르몬 말이다. 갑자기 남성 호르몬이 확 줄어들진 않는다.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테스토스테론은 40대부터 매년 1%씩 감소한다. 그러나 어느 날 팔을 만져보면 단단하던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이 물결처럼 출렁거리고 단단함은 오로지 배를 두른 지방층에서만 느껴진다. 성욕 감퇴나 발기 부전은 물론이고 야한 상상마저 할 수 없다. 쉽게 피로하며 우울...
2022-04-13 17:45 |
[약사·약국] <105> 국수와 소화이야기
소화가 안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직관적으로는 음식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2012년에 화제가 되었던 라면 면발이 소화되지 않은 위내시경 동영상처럼 말이다. 먹고 난 지 2시간 뒤 인스턴트 라면은 거의 변화가 없었고 집에서 만든 생면은 풀어졌다. 하지만 이 동영상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실은 위내시경 동영상이라는 것부터가 문제다. 사람의 위에서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소화되지 않는다. 단백질만 부분적으로 소화된다. 위 속 내용물을 내시경으로 보여주면서 ‘이봐라! 라면은 소화되지 않...
2022-03-30 18:04 |
[약사·약국] <104> 프로바이오틱스 이야기
마케팅은 과학보다 빨리 간다. 프로바이오틱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과거에는 주로 유산균에 대한 이야기가 매체에 자주 등장했지만 요즘 더 핫한 용어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다.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는 언뜻 비슷하게 보이지만 다른 점이 있다. 유산균은 발효과정에서 유산(젖산)을 만들어내는 균을 말한다. 하지만 그런 균이 모두 사람의 장속에 머물 수 있거나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우유를 발효시키는 유산균은 우유를 요거트로 변화시키며 그 속에서는 잘 살아간다. 하지만 산업적으로...
2022-03-16 14:39 |
[약사·약국] <103> 약과 식품에 함께 사용되는 물질이야기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약인데 사용법이 다른 경우가 있다. 처방약인 라미나지액과 비처방약인 개비스콘 더블액션, 윌로겔 더블액션과 같은 약에는 동일한 알긴산 나트륨 성분이 들어있다. 둘 다 위식도 역류 증상 개선에 사용된다. 하지만 복용 방법이 다르다. 처방약은 식전 공복에 복용하고 비처방약은 식후에 복용한다.
같은 알긴산 나트륨이 들어있지만 이렇게 복용법이 다른 것은 하나는 아래로 가라앉도록 하나는 위로 뜨도록 만들어져있기 때문이다. 알긴산은 상처가 낫도록 도와주는 일부 습윤밴드에도 들어있는 성분...
2022-02-23 16:17 |
[약사·약국] <102> 영양제 복용방법과 제형 팩트체크
영양제 먹는 방법에 관한 한 가짜 뉴스가 많다. 대표적으로 ”수용성 비타민을 식후에 복용하면 기름이 흡수를 방해하니 식전에 먹으라”는 이야기가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야기인데 방송 대본에도 자주 나온다. 방송작가를 탓할 일이 아니다. 영양제 먹는 방법, 흡수율에 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대중의 관심을 알고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팩트에는 관심이 없고 눈길을 끌어 이익을 얻는 데만 관심이 큰 사람들이다. 가짜 뉴스는 인류가 살아있는 한 영원히 나온다. 전문가라...
2022-02-09 11:52 |
[약사·약국] <101> 팍스로비드 팩트체크
화이자에서 내놓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지난 1월 14일부터 국내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좋은 일이다. 임상시험 결과 유증상자이면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사람이 증상이 나타난 후 가능한 한 빨리 5일 이내에 복용하면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8% 감소시켰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 약을 가지고도 허위 주장을 펼친다.
지난 가을에는 팍스로비드가 이버멕틴을 재포장한 거라는 낭설이 돌았다. 올해 1월 2일에는 팍스로비드에 마이크로칩이 숨겨져 있다는 음모론이 친트럼프 성향의 웹사이트 welove...
2022-01-26 14:11 |
[약사·약국] <100> 다이어트 약 이야기
지난 10월 나비약에 대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탐사보도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다. 알약 모양이 나비처럼 생겼다고 하여 나비약이라 불리는 식욕억제제 펜터민에 대한 보도였다.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다가 환각, 환청, 이상 행동을 경험한다니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불행히도 이런 부작용은 펜터민이라는 식욕억제제가 작동하는 방식 때문에 생길 수 있다.
펜터민은 기본적으로 중추신경 흥분제이다. 노르에피네프린처럼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지만 동시에 두통, 불면증, 불안, 도취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
2022-01-12 12:37 |
[약사·약국] <99> 통풍약 이야기
통풍은 바람에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물에 잘 녹지 않는 뾰족한 요산 결정이 발가락 관절과 같은 곳에 쌓이면 염증과 함께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실제로 통풍 발작이 시작되면 홑이불에 발가락이 닿기만 해도 괴롭다는 사람이 많다. 발에 천이 닿지 않도록 막아주는 가드를 사용해서 마치 텐트를 치듯 이불을 걸쳐줘야 겨우 잠을 잘 수 있을 정도이다.
하필 이런 통풍 발작은 밤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2015년 2월 관절염과 류마티즘 학회지(Arthritis & Rheumatology)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
2021-12-22 16:24 |
[약사·약국] <98> 체온1도 올리는 게 좋을까
날씨가 쌀쌀해지면 체온 1도 올리기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 뜬다. 체온이 1도가 내려가면 면역력이 30퍼센트 감소하고 체온 1도를 올려주면 면역력이 500~600퍼센트 상승한다는 주장이다. 내려갈 때는 30퍼센트인데 올라가면 왜 500-600퍼센트인가? 계산부터 뭔가 이상하다. 그러니 팩트 체크를 해봐야겠다.
피부 체온은 바깥 온도에 따라 변한다. 하지만 몸속 깊은 곳의 심부체온(core body temperature)은 거의 일정하다. 심장, 간, 신장과 같은 인체 깊숙이 자리한 장기들의 온도는 항상 37도로 유지된다. 보통 아침...
2021-12-08 12:43 |
[약사·약국] <97> 당지수 이야기
방송에 GI 지수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일단 동어 반복이다. GI는 Glycemic Index의 약어이므로 혈당지수라고 쓰거나 그냥 GI라고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실생활에서 당지수를 따지는 게 큰 의미가 있진 않다.
밥이나 빵처럼 탄수화물이 풍부한 곡물 음식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볼 때는 약간의 의미가 있긴 하다. 가령 통곡물로 만든 빵이나 현미밥을 먹으면 그냥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백미밥보다는 당지수가 낮고 그만큼 당분 흡수가 느려져 혈당이 천천히 오른다. 하지만 누가 맨밥만 먹나. 반찬을 곁들여 먹으면 혈...
2021-11-24 11:14 |
[약사·약국] <96> 성인 여드름과 약 이야기
마스크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마스크네(Maskne)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사용이 늘어나면서 생긴 여드름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유행한 신조어이다. 보통 사춘기까지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아 남성에게 여드름이 더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성인 여드름은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여드름이 가장 많이 나는 시기는 사춘기이고 성인이 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대에 성인 여성의 35%, 남성의 20%가 얼굴에 여드름이 나서 고생...
2021-11-10 1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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