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약국] <170> 국민건강영양조사 들여다보기
정재훈 약사.질병관리청은 매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가장 최근 조사 결과는 2023년 12월 3일에 발표됐다. 살펴볼만한 중요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소득층은 저소득층에 비해 만성질환과 운동, 식습관 등 전반적인 건강 행태에서 더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소득이 높으면 운동과 식단에 좀더 주의를 기울일 여유가 있으니 적정 체중을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고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소득수준별 만성질환 및 건강행태에서 2023년 남성 기준 소득 수준이 '상'인 남성...
2025-01-08 15:25 |
[약사·약국] <169> 자려고 애쓰면 안 되는 이유
정재훈 약사.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불안하다. 만성 불면증이 해롭다는 기사를 읽다보면 더 그렇다. 만성 불면증은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심장마비, 우울증, 불안, 조기 사망의 위험 증가와 관련된다.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의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잠이 줄어들면 수명도 줄어드는 게 아닌가 걱정하게 되는 게 당연하다.그러니 이런저런 방법으로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결국 수면제를 찾게 된다. 처방약을 찾아 의사와 상담하기도 하고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구입하여 잠을 청한다.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에 뜨는 최...
2025-01-03 10:00 |
[약사·약국] <168> 고혈압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이유
정재훈 약사.고혈압은 치매 위험을 높인다. 대개 고혈압하면 심혈관계를 떠올린다. 하지만 혈관의 건강은 모든 장기의 건강에 필수적이다.고혈압의 가장 심각한 영향은 심장이 아닌 눈, 신장, 그리고 특히 뇌에 미친다. 뇌는 무게로 치면 1.4kg으로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심장에서 공급하는 혈액의 15~20%를 요구한다. 나이 들어서 건강한 뇌를 유지하려면 혈압부터 정상을 유지해야 한다.높은 혈압이 뇌에 타격을 가하는 이유는 뭘까. 정원에 호스로 물을 뿌리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수도꼭지를 더 세게 틀어서 호스에 가해지는 압...
2024-12-16 13:18 |
[약사·약국] <167> 저혈압이 정말 위험해질 때
정재훈 약사.저혈압이 고혈압보다 위험하다는 속설이 있다. 이 말 자체는 사실이 아니다. 고혈압은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어 뇌졸중, 심장마비와 같은 심각한 질환 위험을 높이지만 저혈압은 그렇지 않다. 혈압이 다른 사람보다 낮더라도 일상생활에 별 불편함이 없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더 위험해질 때가 있다. 기립성 저혈압 때문에 어지럽거나 현기증을 느낄 경우다.기립성 저혈압이란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 체위성 저혈압이라고도 부른다. 사람이 누워있거나 앉아있...
2024-12-16 13:15 |
[약사·약국] <166> 감기를 예방하려면
정재훈 약사.감기에 걸리면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으로 고생한다. 두통, 발열과 함께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괴롭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 가야하고 직장이나 학교에 가기도 어려워진다. 하지만 감기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약은 아직 없다.비타민C는 어떤가? 감기를 예방해줄 거라는 생각에 고용량으로 비타민C를 복용 중인 사람이 많다. 이에 대한 연구는 20건 이상이 수행된 바 있다. 1954년 노벨 화학상, 1962년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노벨상을 두 번이나 탄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이 비타민C에...
2024-12-11 12:40 |
[약사·약국] <165>블루존 다이어트의 진실
정재훈 약사.블루존 다이어트가 흔들리고 있다. 관련 연구의 문제점을 지적한 런던 대학교의 사울 뉴먼 박사는 2024년 9월 12일 이그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그 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한 것으로 웃기지만 사람들을 생각하도록 만드는 과학적 성과를 기리기 위해 만든 상이다. 뉴먼은 2019년 내놓은 출판 전 논문에서 백세인과 슈퍼백세인(110세 이상인 사람들)이 많은 지역들이 부실한 기록 관리로 인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블루존(Blue Zone)이라는 용어는 2004년 학술지 실험 노인학(Experimental Gerontology)에 실린 논문...
2024-11-11 09:24 |
[약사·약국] <164> 약에 대한 흔한 궁금증 7가지
정재훈 약사.많은 사람이 약사에게 궁금해하는 질문들 중 빈도가 높으며 답이 비교적 간단한 것들을 2회에 걸쳐 살펴 본다.1. 당뇨약이나 혈압약처럼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약들도 있는데 이런 약을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길 수 있을까?그렇지 않다. 혈압약, 당뇨약과 같은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약의 사용량이나 가짓수가 늘어나게 되는 경우가 있긴 하다. 하지만 내성 때문이 아니라 질환 자체가 악화해서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왕 약을 복용 중일 때 약만 믿고 생활습관 조정을 미루기보다 최대한 바꿔나가면 오랫동안 최소한...
2024-10-02 10:29 |
[약사·약국] <163> 혈압약 언제 먹는 게 좋은가?
정재훈 약사.고혈압 약물 복용 시간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심장학회(ESC) 학회에서 발표된 두 개의 새로운 임상시험 결과이다. 결론은 고혈압 약물 복용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항고혈압약을 밤에 복용한 환자와 아침에 복용한 환자 사이에 사망률이나 심혈관 사건 발생률에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그동안 혈압약 저녁 복용이 좋다는 2019년 연구에 대한 여러 비판이 있었다. 특히 재현성 문제를 지적한 연구자가 많았다. 2010년에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동일 연구팀이 주도한 것이란 한계점이 있었...
2024-09-19 09:52 |
[약사·약국] <162> 사람은 어떻게 늙는가?
정재훈 약사.서서히 나이드는 게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늙는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지난 8월 14일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한 연구 결과는 그런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108명의 성인에게서 채취한 135,000여 종의 분자와 미생물이 참가자들이 나이들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했다. 이들 분자와 미생물의 수는 연령에 따라 증가할 수도 있고 반대로 감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두 번의 전환점을 보였다. 평균적으로 44세와 60세에 극적 변화를 보인다는 것이다.연...
2024-08-30 10:33 |
[약사·약국] <161> 영양제 상호작용 정말 중요한가
유튜브나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 소개되는 영양제의 상호작용 중에는 과장되거나 불필요한 것들이 많다. 어떤 글이 주의를 끄는지 아니까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실제보다 위험을 과장할 때가 많다. 맞는 말과 틀린 말, 과장된 말을 뒤섞는다.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오해만 불러일으킨다.미네랄 성분의 상호작용, 흡수 저해에 대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호작용이 의미있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칼슘과 철분을 같이 먹으면 효과가 감소한다는 이야기는 맞는 말이다. 빈혈 진단을 받아 철분 보충제를 복용 중인 사람이라면 철분제는 ...
2024-08-22 23:17 |
[약사·약국] <160> 항생제와 얼굴색
정재훈 약사.항생제를 먹고나서 얼굴이 하얗게 될 수 있을까?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세균성 비염으로 항생제 처방을 받아서 복용 중이었는데 피부색이 밝아지거나 여드름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기본적으로 이렇게 되는 이유는 인체로 흡수된 약 성분이 한 곳에 모이는 게 아니라 우리 몸의 여러 조직과 장기로 뿔뿔이 흩어지기 때문이다. 비염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먹는다고 해서 약이 코로만 가주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장에 그대로 남기도 하고 일부는 피부로 가는가 하면 심지어 혈관...
2024-07-24 14:16 |
[약사·약국] <159> 항우울제 때문에 체중이 는다면
정재훈 약사.항우울제의 부작용으로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복용 중인 항우울제 때문에 살찌는 듯한 의심이 들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의사와 상담하여 다른 항우울제로 약을 바꾸는 것에 대해 고려해볼 수도 있다. 2024년 7월 2일 학술지 <내과학 연보>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모든 항우울제가 체중 증가 부작용에서 동일한 것이 아니라 일부 항우울제가 다른 약보다 체중을 늘리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연구자들은 미국에서 20~80세 성인 183,118명의 전자 건강 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을 24개...
2024-07-10 13:33 |
[약사·약국] <158> 자일리톨
정재훈 약사.자일리톨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2배 이상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일리톨은 1그램당 2.4kcal로 설탕보다 칼로리가 40% 적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도 자주 찾지만 입가심을 위해 자일리톨 캔디나 껌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나도 차에 자일리톨 캔디를 두고 자주 먹는다. 당알코올이라고도 부르는 감미료 자일리톨이 녹을 때 주변의 열을 흡수하므로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게 기분 좋기도 하지만 입냄새가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일리톨이 입냄새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억제하여 나타...
2024-07-10 13:32 |
[약사·약국] <157> 크레아틴 보충제 효과 있을까?
정재훈 약사.운동하다보면 크레아틴 보충제에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크레아틴은 화학구조상 아미노산은 아니지만 아미노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미노산 3종(글리신, 아르기닌, 메티오닌)이 관여하는 반응을 통해 체내에서 합성된다. 하루 약 1g이 주로 간과 신장에서 만들어지며 췌장에서도 소량 합성된다.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젊은이가 노인보다 더 많은 크레아틴을 합성한다. 몸속 크레아틴의 95%는 골격근에 존재하며 나머지 5%는 뇌, 간, 신장, 고환에 있다. 근육에 크레아틴이 저장되는 것은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다....
2024-06-19 21:53 |
[약사·약국] <156> 뇌 건강에 정말 좋은 음식
정재훈 약사. 유튜브에는 뇌 건강에 이 음식이 좋다, 저 음식이 좋다는 동영상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렇게 특정 음식에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뇌 건강에 해롭다. 나이 들수록 골고루 다양한 음식을 먹는 게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더 효과적인 전략이다.2024년 4월 학술지 <네이처 정신 건강 Nature Mental Health>에 실린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181,990명의 식습관과 뇌 건강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식단의 종류에 따라 정신 건강과 인지 기능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했다.영국 바이오...
2024-05-22 11: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