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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민의 공연예술 글로벌 Now !
편집부
입력 2021-07-19 10:49 수정 최종수정 2021-07-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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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의 친구이자 아들의 스승인 ‘멘토’에서 유래된 말이다.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을 ‘멘토’, 가르침을 받는 사람을 ‘멘티’로 통칭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뀌어 선배가 후배에게 조언을 하는  행사, 프로젝트 등에 모두 멘토링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경험이 풍부하고 유능한 멘토가 멘티에게 그들의 경험을 나누며 멘티의 자존감 향상, 대인 관계 능력 증진, 진로 등 본인의 삶에 대한 길잡이와 같은 역할을 하며 멘티는 긍정적인 변화의 과정을 겪는다.
 
어떤 분야든 배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스승이 필요 하듯 예술 분야 역시 스승의 길을 따라가는 제자들이 있었다. 독일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였던 멘토 크리스티안 고틀로브 네페와 그를 롤모델로 삼았던 루트비히 판 베토벤, 폴 고갱, 조르주 쇠라, 폴 세잔과 같은 신예 화가들을 육성하는 데 일생을 바쳤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카미유 피사로가 대표적이다. 개인적으로 형성되어 온 멘토-멘티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려 예술 후원 차원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럭셔리 시계 브랜드인 롤렉스이다. 
 
롤렉스의 멘토링 프로그램인 ‘롤렉스 멘토와 프로테제(멘티) 예술 이니셔티브’는 각 예술 분야의 거장과 신인 예술가들에게 일정기간동안 멘토링 관계를 주선해 2002년부터 약 30쌍의 멘토-프로테제 관계를 후원해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 시각 예술, 무용, 영화, 문학, 연극, 건축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세대와 문화의 차이를 넘을 소통의 장을 열어가는 중이다. 롤렉스는 멘토-멘티를 연결해 주는 중개자 역할을 자처할 뿐만 아니라 멘토링 기간 동안 주요 경비를 지원하고, 기간이 끝나고 난 뒤에도 필요한 기금 신청을 받아 프로테제를 꾸준히 지원한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각 분야 걸출한 사람들이 롤렉스의 멘토로 선택되어 활동 중이다. 시각 예술의 영국 최고의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 무용의 혁신적인 안무가인 트리샤 브라운, 영화의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인 마틴 스콜세이지, 문학의 아프리카 최초의 노벨 문학 수상자인 월레 소잉카, 연극의 토니상 뮤지컬 부분 최우수 수상자인 쥴리 테이무어, 건축의 프리츠 커 상을 수상한 피터 줌터가 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멘토-프로테제 음악 분야 사례로는 2020년에 이 프로젝트를 수행한 인도의 전통 악기 타블라 최고 연주자인 자키르 후세인과 미국의 드럼 연주자인 마커스 길모어가 있다. 프로테제 즉 멘티로 선택된 마커스 길모어에게는 ‘오케스트라 곡 완성’이라는 목표가 있었고 목표 달성을 위해 롤렉스는 같은 타악기 연주자이면서 작곡 경험이 많은 자키르 후세인을 주선했다. 자키르 후세인은 마커스 길모어에게 ‘리듬과 어우러지는 멜로디’를 생각하라고 한 뒤, 오케스트라 전체를 리듬 악기라고 생각을 하고 작곡을 하라는 조언을 해 주었고, 마커스 길모어는 자키르 후세인과의 멘토링을 통해 첫 오케스트라 곡을 써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여 미국 작곡가 오케스트라가 초연을 했다. 
 

그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스승과 제자의 피상적 관계를 넘어 ‘국경을 초월한 타악기의 힘’을 함께 느낄 수 있었고, 나아가 ‘오케스트라 작곡’이라는 목표를 달성해냄으로써 멘토링 프로그램의 목표인 멘티(프로테제)의 성장을 이뤄냈다. 2018년에 진행된 세계적인 미국의 작곡가인 필립 글래스와 일본계 페루인 작곡가 파우치 사사키 역시 인상 깊은 멘토링 프로그램 사례 중 하나이다. 
 
미국의 박사 과정 대신 멘토링 프로그램을 선택한 사사키는 필립 글래스와의 멘토링을 통해 LA와 뉴욕에서 사는 것에 대한 장단점, 작곡가로서의 시간 관리를 비롯해 곡을 쓰는 과정까지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특별한 과정을 경험했다. 파우치 사사키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음악과 영화 음악 작곡 뿐 아니라 입을 수 있는 음향장치인 새로운 차원의 예술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그들은 멘토와 프로테제의 관계이자 동시에 함께 작곡을 해 나가는 동지애를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했다고 한다. 
 
롤렉스의 ‘롤렉스 멘토와 프로테제(멘티) 예술 이니셔티브’의 멘토들은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프로테제들과 계속 인연을 유지해나간다. 그 동안 많은 프로테제들이 롤렉스의 지원하에 커리어의 발전을 이루었다. 롤렉스의 멘토링 프로그램은 예술가 개개인의 성장을 넘어 전 세계의 예술적 유산이 다음 세대로 전해질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믿는다. 
 
인생에 있어서 멘토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진정한 멘토를 만나 내적인 성장을 경험한다면 그 이후의 삶은 질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진정한 멘토들의 가르침을 받은 멘티들은 각자의 인생에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롤렉스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를 겪은 이들은 자신의 분야에서만 성장을 이룬 것 뿐만 아니라 내적 성장 역시 경험했기에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꾸준히 멘토링 관계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멘토를 만나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는 아이들이 몇이나 있을까? 선생님, 주변의 어른들, 선배들-많은 이들이 그들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형식적인 멘토’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멘토이자 멘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삶이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앞서 걸은 자들을 적극적으로 본받고 따라오는 이들에게 좋은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모두가 지금보다 덜 혼란스럽고, 더 긍정적인 방황을 하지 않을까? 건강한 멘토-멘티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 그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필자소개>
 박선민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경영)와 홍콩과학기술대학(MBA)을 졸업한 후 미국 뉴욕필하모닉 기획팀 및 싱가포르 IMG Artists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재는 선아트 매니지먼트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양대학교에서 예술경영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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