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닥터리의 워싱턴 약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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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미국 약국과 한국 약국의 차이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0-03-31 10:47     최종수정 2010-03-31 10:4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 이덕근 박사

필자는 한국에서 약국을 경영해 본 적이 없어 정확한 비교가 될 진 모르겠지만 한 번 아는대로 두 나라 약국 형태를 비교해 보고자한다.

첫째, 미국에는 한국과 같은 형태로 약사 개인이 운영하는 개인약국(independent pharmacy) 이 아직도 존재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약국은 체인 약국 형태의 주식회사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그 예로 필자가 속해 있는 CVS Pharmacy가 대표적이며 월그린, Rite-aid등의 약국 체인이 있고 대형 슈퍼마켓Safe way, 쟈이언트 , 해리스 티터 등에도 대부분 약국이 존재하고 있다. 심지어는 월마트, 코스코 등 대형 할인 판매점에도 약국이 있다.
CVS 는 약국수가 미 전역에 6,000여 개를 갖고 있고 년 매출이 980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회사이다. 월그린도 년 매출이 600억 달러에 이르고 슈퍼마켓인 Safeway도 년 매출이 400억 달러에 이른다.

둘째,  따라서 미국에서의 약사는 한국과 달리 회사원(employee)이다. 회사원이기 때문에 일한 만큼 회사에서 주는 급여를 받는다. 약국 슈퍼바이저란 상사도 있고 약국 보조원(pharmacy technician)이란 부하사원도 있다. 약국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두 약사가 교대로 근무하며 그 중에 한 명이 약국을 대표하는 주임 약사(pharmacy manager)이다. 하지만 약사간의 상하관계는 없다.
급여는 시간 당 지급되는데 대우는40시간 기준으로 제약회사 박사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약사가 6년제로 바뀐 후 약대를 졸업하면 Pharm D가 되므로 의사가 의대를 졸업하면MD가 되듯이 약사는 박사다. 그래서 고객들도 약사를 박사로 호칭하는 분들이 많다.
 약사는 회사원이므로  회사 업무도 해야한다. 마케팅차원의 일도 해야 되고 매출신장, 제네릭 처방율을 올리는 노력을 해야한다. 약국단위의 평가를 해서 약사들의 보너스를 결정한다. 그래서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다. 하지만 약국의 성적에 따른 약사들의 연봉 변화는 없다. 

세째, 약국은 개인 약국을 제외하고는 대형 슈퍼의 형태이다. 약국 자체의 매장은 약국체인의 경우 전체 면적의 1/5 수준이고 슈퍼마켓 약국의 경우엔 1/10도 안 된다. 약사는 조제구역안에 상주하면서 처방약을 처리하고 일반약은 조제 구역 앞에 진열되어 있어 고객들이 자유롭게 약품을 고를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선 약사와 상담을 할 수 있다. 일반약 매장 너머로 비타민류, 화장품, 위생용품, 치약 등이 진열되어 있고 음료수, 커피, 건전지 등 잡동사니들도 판매되고 있다.

네째, 한국과 달리 약사와 의사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 사실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려는 같은 목적을 갖고 있으므로 약사와 의사의 협동은 당연한 것이다. 미국에서 약사는 회사원이고 의사는 개인 사업체이므로 약사의 위치가 보다 당당하다. 이를테면 처방전은 전화로도 받을 수 있는데 의사가 자기 환자의 치료를 위해 처방전을 약사에게 의뢰하는 형태를 띄므로 경제적으로 독립되어 있는 약사가 훨씬 편안한 위치에 있다.

다섯째, 약사가 주사도 놓는다. 감기 백신은 물론이고 수두백신까지 약사가 접종할 수 있다. 약사라면 누구나 약간의 교육만 마치면 백신 담당 약사가 될 수 있는데 이것은 약학교육 커리큘럼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워싱턴에 소재한 하워드 약대를 졸업한 약사에게 들어보니 약대 커리큘럼에 의대처럼 시체를 다뤄보는 해부학 실습이 있다 한다.

그리고 모든 약국은 아니지만 약국에 미니 클리닉이 있어 자격을 갖춘 간호사(nurse practitioner)가 진단과 처방을 한다. 그리고 환자는 약사에게 와서 조제된 약을 받아간다.   이상이 한국과 다른 미국 약국의 상황이라 하겠다. 뭐 어느 쪽이 더 좋다 할 수는 없지만 6년제를 비롯해 시대의 흐름이 미국 쪽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면 현재의 미국약국 모습이 한국 약국의 미래가 될 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약사가 회사원인 현재의 미국 체제가 약사 개인으로 볼 때 부담이 없어 선호하고는 있다. 돈을 많이 벌 기회는 없지만 그만큼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사면서 동시에 큰 회사 직원이므로 사회적 지위도 괜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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