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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18> 생동성시험의 한계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08-08-27 07:32 수정 최종수정 2010-05-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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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생물학적 동등성 (생동성) 시험과 관련하여 물의가 빚어진 일에 대하여 전문가의 한사람으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시험을 부실하게 수행한 사례에 대하여 변명할 생각은 없지만 이 기회를 빌어 생동성 시험에 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자 적고자 한다.

생동성 시험이란 원개발사가 개발한 약 (대조약, brand 약)을 의사가 처방하였을 경우, brand 약 대신 복제약 (제네릭약, 시험약)으로 대체조제해도 좋을 정도로 복제약이 brand 약과 생물학적으로 동등한지 여부를 판정하기 위한 시험이다.

생물학적으로 동등한지 여부는 브랜드 약 (대조약)과 복제약을 사람에게 경구투여 하였을 때 두 약의 혈중농도 프로필이 통계학적으로 동등한가 여부를 보아 판단한다.

동등성이 입증되지 않은 복제약은 시판은 허용되나 대체조제용 약으로는 선정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모든 나라의 정부는 복제약이 생산 보급되어야 약값이 저렴해지기 때문에 값비싼 오리지날 대조약 대신에 값싸고 품질 좋은 복제약이 많이 생산되어 시판되기를 바라는 정책을 펴고 있다. 반대로 brand 약의 원개발사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까다롭게 하여 후발사의 복제를 막고 싶어한다. 

생동성 시험은 그 목적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원초적인 한계도 갖고 있다.

우선 주목해야 할 점은 생동성 시험을 통하여 시험약이 대조약과 “동등함”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해서 반드시 두 제제가 “비동등”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두 제제가 동등함을 입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제제간의 혈중농도 추이에 “통계적인 차이는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차이의 유무를 검정하는 통계 (Student's T-test)와 동등성을 입증하는 통계 (BE Test)의 방법론이 다름에 기인한다.

즉 “동등함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것은 아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이는 생동성 시험에 참여한 피험자 (건강한 사람)의 수가 충분하지 못했던 경우에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피험자 수를 늘려서 시험을 하면 “동등”하다는 결론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하나 유의해야 할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생동성 시험에 사용되는 대조약의 특성도 제조 번호 (롯트 번호)에 따라 변동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제조번호의 대조약을 사용하여 시험하였느냐에 따라 복제약의 생동성 시험의 결론도 달라질 수 있다.

또 생동성 시험에 사용되는 대조약을 선정하는 기준은 (1) 오리지날 제품 (2)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약, 또는 (3)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된 약의 순으로 되어 있는 바 결코 과학적이라고 만은 할 수 없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대조약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고, 또 대조약이 가장 우수하다는 증거가 없는 점이 생동성 시험의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기준이 흔들리는 약, 가장 우수하지 않은 기준에 복제약의 품질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완벽한 시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동성 시험을 금과옥조처럼 채택하고 있는 것은 마땅한 대안이 없는 데다가 brand 약 제조사들의 입장이 있기 때문이다.

복제약 생산으로 의료복지를 추구해야 할 우리나라가 생동성 시험을 어떤 시각으로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국가적 공감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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