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렛미플라이’가 올가을 또 한 번 아름다운 달나라 여행을 시작했다. 2022년 초연 이후 1년 만에 올라온 두 번째 무대로 이번 시즌 역시 작품 고유의 몽글몽글하면서도 따스한 감성에 한층 깊이를 더한 모습으로 돌아와 더욱 반갑다.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지난 1월 16일 열린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400석 미만), 음악상(작곡), 남자 신인상(이형훈)까지 총 3관왕을 달성하며 웰메이드 한국 창작뮤지컬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한 작품이다. 2018년 7월 ‘우란이상 공연예술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에 착수한 후 거듭된 리딩과 수정 작업을 거쳐 2020년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받고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입지를 다졌다.
흥미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펼쳐진 동화 같은 이야기, 재미와 감동을 넘나드는 음악, 배역에 완벽하게 녹아든 배우들까지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알찬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 박보검이 선택한 작품으로도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이번 재연에는 박보검을 포함해 김태한, 김도빈, 이형훈, 방진의, 윤공주, 최수진, 안지환, 신재범, 나하나, 홍지희, 임예진이 무대에 올라 꿈같은 시간여행을 선사한다.
배경은 1969년 밤이다. 아폴로 11호가 달을 향해 날아오르던 날, 동네 최고라 손꼽히는 수선쟁이 남원은 서울에서 으뜸가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 한 통을 기다린다. 사랑하는 정분이의 응원과 함께 중고 라디오를 고쳐 달 탐사 비행 소식을 듣던 두 사람은 간절히 기다리던 소식을 뒤늦게나마 접하게 되고 남원은 정분이와 펼칠 미래를 꿈꾸며 부푼 마음으로 내일 맞이 준비를 한다. 그런데 그런 남원의 눈앞에 훤히 떠 있던 달이 점점 커지고, 남원은 깜짝 놀라 정신을 잃고 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때쯤, 선희 할머니 집 마당에 누운 채 가까스로 눈을 뜬 그는 빨리 학원 시험을 치러 서울에 가야 한다면서 정분을 애타게 찾는다. 하지만 하얗게 센 머리를 한 남원이 마주한 현실은 바로 지금이 2020년이라는 사실이다. 달밤에 벌어진 기이한 사건 때문에 낯선 모습으로 변한 남원은 다시 과거로 돌아갈 실마리를 찾고자 미래 탐사를 시작하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에피소드들이 차곡차곡 쌓여 뮤지컬 ‘렛미플라이’를 완성한다.
렛미플라이는 결과나 성취에 주목하기보다 과정에 더 집중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각 인물의 선택에 따라 나아갈 방향을 잡아간다. 물론 그러다 보면 예상치 못한 결과와 마주치거나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도 남겠지만, 작품 속에 등장한 사람들은 그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스스로 찾는다. 우주비행사를 꿈꿨으나 버거운 현실에 순응하는 일을 선택한 정분은 그 대신 사랑을 얻었고, 남원 또한 자신의 선택에 따른 삶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런 그가 작은 바늘 하나를 손에 들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로 세상에 맞서거나, 인생을 이룬 조각들을 하나씩 기워낸다는 설정은 마치 평범한 우리가 각자 가진 능력으로 과거를 거쳐 오늘을 지나 내일로 향해 나아가는 모습과도 많이 닮았다. 저마다 딛고 선 자리에서 꿈을 피워낼 용기와 확신을 얻을 수 있던 까닭은 나만큼이나 소중한 대상이 함께였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청춘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토대로 과거의 선택이 모여 만든 오늘 역시 더없이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는 말로써 모두의 마음을 감싼다.
작지만 정감 가득한 무대는 겹겹이 쌓인 추억의 흔적과도 같고 밤하늘에 조용히 반짝이던 별들 역시 청춘의 꿈처럼 빛을 내며 오랜 잔상을 남긴다. 또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상징하는 노인 남원과 청년 남원, 정분과 선희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성격 변화, 넘버 배열, 의상 등에서 각각 대비되는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귀에 감기는 음악과 어울린 드라마적 요소 역시 뚜렷해서 뮤지컬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도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듯하다.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지난 9월 26일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개막해 오는 12월 10일까지 계속된다.
최윤영 씨는 인천국제공항 아나운서와 경인방송 라디오 리포터 등 방송 활동과 더불어 문화예술공연 전문 진행자로 다양한 무대에 선 바 있다.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후 공연 칼럼니스트로서 칼럼을 기고해 왔고 현재 한국영상대학교 미디어보이스과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으며 네이버 오디오클립 ‘최윤영의 Musical Pre:view’ 채널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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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렛미플라이’가 올가을 또 한 번 아름다운 달나라 여행을 시작했다. 2022년 초연 이후 1년 만에 올라온 두 번째 무대로 이번 시즌 역시 작품 고유의 몽글몽글하면서도 따스한 감성에 한층 깊이를 더한 모습으로 돌아와 더욱 반갑다.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지난 1월 16일 열린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400석 미만), 음악상(작곡), 남자 신인상(이형훈)까지 총 3관왕을 달성하며 웰메이드 한국 창작뮤지컬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한 작품이다. 2018년 7월 ‘우란이상 공연예술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에 착수한 후 거듭된 리딩과 수정 작업을 거쳐 2020년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받고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입지를 다졌다.
흥미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펼쳐진 동화 같은 이야기, 재미와 감동을 넘나드는 음악, 배역에 완벽하게 녹아든 배우들까지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알찬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 박보검이 선택한 작품으로도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이번 재연에는 박보검을 포함해 김태한, 김도빈, 이형훈, 방진의, 윤공주, 최수진, 안지환, 신재범, 나하나, 홍지희, 임예진이 무대에 올라 꿈같은 시간여행을 선사한다.
배경은 1969년 밤이다. 아폴로 11호가 달을 향해 날아오르던 날, 동네 최고라 손꼽히는 수선쟁이 남원은 서울에서 으뜸가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 한 통을 기다린다. 사랑하는 정분이의 응원과 함께 중고 라디오를 고쳐 달 탐사 비행 소식을 듣던 두 사람은 간절히 기다리던 소식을 뒤늦게나마 접하게 되고 남원은 정분이와 펼칠 미래를 꿈꾸며 부푼 마음으로 내일 맞이 준비를 한다. 그런데 그런 남원의 눈앞에 훤히 떠 있던 달이 점점 커지고, 남원은 깜짝 놀라 정신을 잃고 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때쯤, 선희 할머니 집 마당에 누운 채 가까스로 눈을 뜬 그는 빨리 학원 시험을 치러 서울에 가야 한다면서 정분을 애타게 찾는다. 하지만 하얗게 센 머리를 한 남원이 마주한 현실은 바로 지금이 2020년이라는 사실이다. 달밤에 벌어진 기이한 사건 때문에 낯선 모습으로 변한 남원은 다시 과거로 돌아갈 실마리를 찾고자 미래 탐사를 시작하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에피소드들이 차곡차곡 쌓여 뮤지컬 ‘렛미플라이’를 완성한다.
렛미플라이는 결과나 성취에 주목하기보다 과정에 더 집중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각 인물의 선택에 따라 나아갈 방향을 잡아간다. 물론 그러다 보면 예상치 못한 결과와 마주치거나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도 남겠지만, 작품 속에 등장한 사람들은 그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스스로 찾는다. 우주비행사를 꿈꿨으나 버거운 현실에 순응하는 일을 선택한 정분은 그 대신 사랑을 얻었고, 남원 또한 자신의 선택에 따른 삶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런 그가 작은 바늘 하나를 손에 들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로 세상에 맞서거나, 인생을 이룬 조각들을 하나씩 기워낸다는 설정은 마치 평범한 우리가 각자 가진 능력으로 과거를 거쳐 오늘을 지나 내일로 향해 나아가는 모습과도 많이 닮았다. 저마다 딛고 선 자리에서 꿈을 피워낼 용기와 확신을 얻을 수 있던 까닭은 나만큼이나 소중한 대상이 함께였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청춘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토대로 과거의 선택이 모여 만든 오늘 역시 더없이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는 말로써 모두의 마음을 감싼다.
작지만 정감 가득한 무대는 겹겹이 쌓인 추억의 흔적과도 같고 밤하늘에 조용히 반짝이던 별들 역시 청춘의 꿈처럼 빛을 내며 오랜 잔상을 남긴다. 또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상징하는 노인 남원과 청년 남원, 정분과 선희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성격 변화, 넘버 배열, 의상 등에서 각각 대비되는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귀에 감기는 음악과 어울린 드라마적 요소 역시 뚜렷해서 뮤지컬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도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듯하다.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지난 9월 26일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개막해 오는 12월 10일까지 계속된다.
최윤영 씨는 인천국제공항 아나운서와 경인방송 라디오 리포터 등 방송 활동과 더불어 문화예술공연 전문 진행자로 다양한 무대에 선 바 있다.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후 공연 칼럼니스트로서 칼럼을 기고해 왔고 현재 한국영상대학교 미디어보이스과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으며 네이버 오디오클립 ‘최윤영의 Musical Pre:view’ 채널을 운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