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의 실내악곡들을 조명하며
이탈리아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 지아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장르는 단연코 오페라. '라보엠',' 투란도트', '나비부인','토스카' 등등 수 많은 명작들을 후세에 남기며 주옥같은 선율미를 뽐내는 악상으로 아직까지도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작곡가로서 베르디를 계승하는 작곡가로 통한다.
워낙 오페라 작곡가로서의 존재감이 크다 보니 푸치니가 작곡한 대작 오페라 외의 작품들이 주목받긴 쉽지 않을 터. 현재 종종 무대에 오르고 있는 그의 현악사중주 '국화(Crisantemi)'를 비롯하여 몇몇 단출한 실내악곡들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19세기 후반 무렵 작곡된 실내악 작품들이 오페라 작곡에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 또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의 실내악곡들은 대부분 현악사중주다. 1880년 밀라노 콘서바토리 재학시절부터 그는 간간이 실내악곡들을 작곡하며 다채로운 악상과 다양한 형식을 실험하는 기회로 삼았다. '국화'는 그의 대표적인 현악사중주곡으로 그의 친구였던 아마데오 공작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작곡한 Elegy(애가)다. 하룻밤 안에 작곡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두 개의 주제를 갖고 있으며 애조를 띈 멜로디가 감정선을 부각시킨 구조 속에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오페라 특유의 극적 요소들이 엿보인다. 그가 3년 뒤 세상에 내놓은 오페라 <마농 레스코> 4막에 현악사중주 '국화'의 선율이 등장하는데 실내악 작품 속에 시도했던 반음계적인 음형을 오페라에 적절히 인용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참고로 <마농 레스코>는 그에게 '베르디를 계승할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라는 타이틀을 안겨다 준 작품이다.
3개의 미뉴에트(3 Minuetti)라는 직품 또한 눈여겨 볼만 하다. 고전미가 물씬 풍기는 심플한 미뉴에트의 형식 속에 감미로운 선율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당시 평단은 "고상하고 세련된 음악으로서 능숙함과 우아함이 넘친다"라는 호평을 내놓았다. 흥미롭게도 각 악장은 평소에 알고 지냈던 인물들이었던 카푸아의 빅토리아 공주,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우구스토 미켈란젤리 그리고 평생 친구로 지냈던 지휘자 파올로 카리냐니에게 헌정되었다. 이 작품 또한 오페라 <마농 레스코>에 인용되었는데 미뉴에트 1번과 3번이 2막에 인용되었고 두 번째 미뉴에트는 오케스트라 합주 부분에 녹아있다. 이전에 실패를 맛보았던 푸치니가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끔 해준 오페라 <마농 레스코>의 성공은 이처럼 소소한 실내악곡들에서 쌓은 내공을 통해 빛을 발했다고도 볼 수 있다.
푸치니의 작은 실내악곡들 속에 살아 숨 쉬는 푸치니 특유의 선율미와 다채로운 악상들. 훗날 오페라의 거장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그가 거쳐갔던 궤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분명히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미국의 플레이빌지는 "푸치니가 작곡한 실내악 속에서 오페라의 내러티브가 읽혀진다"라는 평을 내놓은 바 있다. 큰 스케일의 장중한 오페라 속에 등장하는 음악을 소소한 실내악곡들 사이에서 찾아내고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3개의 미뉴에트(3 Minuetti)은 모두 합쳐 10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러닝타임을 갖고 있다. 공주의 자태를 연상시키는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미뉴에트 1번과 푸치니 특유의 감미로운 선율이 돋보이는 미뉴에트 2번의 트리오 부분에서 그의 비범한 재능이 여실히 드러난다.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세 곡을 연달아 들어보기를 권한다.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qgIvmgtKARQ
아드리엘 김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와 바이올린을 전공, 졸업(석사)했으며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 부지휘자와 디토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역임한바 있다, 현재는 지휘자, 작곡가, 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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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의 실내악곡들을 조명하며
이탈리아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 지아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장르는 단연코 오페라. '라보엠',' 투란도트', '나비부인','토스카' 등등 수 많은 명작들을 후세에 남기며 주옥같은 선율미를 뽐내는 악상으로 아직까지도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작곡가로서 베르디를 계승하는 작곡가로 통한다.
워낙 오페라 작곡가로서의 존재감이 크다 보니 푸치니가 작곡한 대작 오페라 외의 작품들이 주목받긴 쉽지 않을 터. 현재 종종 무대에 오르고 있는 그의 현악사중주 '국화(Crisantemi)'를 비롯하여 몇몇 단출한 실내악곡들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19세기 후반 무렵 작곡된 실내악 작품들이 오페라 작곡에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 또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의 실내악곡들은 대부분 현악사중주다. 1880년 밀라노 콘서바토리 재학시절부터 그는 간간이 실내악곡들을 작곡하며 다채로운 악상과 다양한 형식을 실험하는 기회로 삼았다. '국화'는 그의 대표적인 현악사중주곡으로 그의 친구였던 아마데오 공작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작곡한 Elegy(애가)다. 하룻밤 안에 작곡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두 개의 주제를 갖고 있으며 애조를 띈 멜로디가 감정선을 부각시킨 구조 속에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오페라 특유의 극적 요소들이 엿보인다. 그가 3년 뒤 세상에 내놓은 오페라 <마농 레스코> 4막에 현악사중주 '국화'의 선율이 등장하는데 실내악 작품 속에 시도했던 반음계적인 음형을 오페라에 적절히 인용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참고로 <마농 레스코>는 그에게 '베르디를 계승할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라는 타이틀을 안겨다 준 작품이다.
3개의 미뉴에트(3 Minuetti)라는 직품 또한 눈여겨 볼만 하다. 고전미가 물씬 풍기는 심플한 미뉴에트의 형식 속에 감미로운 선율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당시 평단은 "고상하고 세련된 음악으로서 능숙함과 우아함이 넘친다"라는 호평을 내놓았다. 흥미롭게도 각 악장은 평소에 알고 지냈던 인물들이었던 카푸아의 빅토리아 공주,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우구스토 미켈란젤리 그리고 평생 친구로 지냈던 지휘자 파올로 카리냐니에게 헌정되었다. 이 작품 또한 오페라 <마농 레스코>에 인용되었는데 미뉴에트 1번과 3번이 2막에 인용되었고 두 번째 미뉴에트는 오케스트라 합주 부분에 녹아있다. 이전에 실패를 맛보았던 푸치니가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끔 해준 오페라 <마농 레스코>의 성공은 이처럼 소소한 실내악곡들에서 쌓은 내공을 통해 빛을 발했다고도 볼 수 있다.
푸치니의 작은 실내악곡들 속에 살아 숨 쉬는 푸치니 특유의 선율미와 다채로운 악상들. 훗날 오페라의 거장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그가 거쳐갔던 궤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분명히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미국의 플레이빌지는 "푸치니가 작곡한 실내악 속에서 오페라의 내러티브가 읽혀진다"라는 평을 내놓은 바 있다. 큰 스케일의 장중한 오페라 속에 등장하는 음악을 소소한 실내악곡들 사이에서 찾아내고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3개의 미뉴에트(3 Minuetti)은 모두 합쳐 10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러닝타임을 갖고 있다. 공주의 자태를 연상시키는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미뉴에트 1번과 푸치니 특유의 감미로운 선율이 돋보이는 미뉴에트 2번의 트리오 부분에서 그의 비범한 재능이 여실히 드러난다.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세 곡을 연달아 들어보기를 권한다.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qgIvmgtKARQ
아드리엘 김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와 바이올린을 전공, 졸업(석사)했으며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 부지휘자와 디토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역임한바 있다, 현재는 지휘자, 작곡가, 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