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가져와 무대용 뮤지컬을 만들다, 뮤지컬 ‘나인 투 파이브’
해마다 여름이면 대구를 찾는다.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DIMF)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세계 각국의 뮤지컬을 만나는 게 매력이자 재미다. 지금까지 딤프를 찾은 작품들은 인도, 중국, 슬로바키아, 러시아, 태국, 대만, 일본, 카자흐스탄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바쁠 정도로 다양한 국적과 문화, 정서 그리고 언어를 반영해왔다. 축제라서, 축제니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딤프가 선택한 개막작은 영국 뮤지컬 ‘나인 투 파이브’다. 젊은 비서와 바람난 남편으로부터 이혼까지 당한 가정주부 주디는 난생 처음으로 회사의 말단직이 돼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주디의 직속상관은 능숙한 워킹 우먼 바이올렛이다. 능력으로는 회사에서 가장 뛰어나지만, 성차별주의자면서 남성우월주의자인 프랭클린 하트 주니어 사장은 그녀를 늘 승진자 명단에서 제외시킨다. 바이올렛은 그런 사장에게 염증과 분노를 느끼지만,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바꾸기 어려워 힘들어 한다. 이야기의 세 번째 주인공은 사장의 미녀 비서인 도렐리다. 아름다운 그녀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유부녀지만, 하트 사장은 온갖 선물 공세를 펼치며 그녀에게 매일같이 추파를 던진다. 게다가 사장의 이런 행실 탓에 도랠리는 회사에서 방정치 못한 여자라는 억울한 소문의 주인공이 됐고, 동료로부터 따돌림마저 당한다. 결국 바이올렛과 주디 그리고 도랠리는 사장의 부당함에 맞서 스스로의 권리와 인격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감했다. 하트 사장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결심한 것이다. 의기투합한 세 여인은 사장을 납치하고, 회사의 적폐를 하나씩 고쳐나간다. 그녀들의 계획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뮤지컬은 흥미진진하게 그녀들의 모험담을 들려준다.
영화 제목과 똑같은 유명한 주제가는 사실 돌리 파튼이 직접 작곡했던 노래다. 영화가 개봉되자 2주 동안 빌보드 핫 100에서 1위에 올라 돌리 파튼의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노래가 됐으며, 그래미상에서 “그 해의 컨트리 송”, “그 해의 여성 컨트리 가수” 그리고 오스카상 주제가상에 후보로 오르는 쾌거를 기록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녀의 음반은 400만장 이상 팔려나가 플래티넘 음반으로 기록됐다.
뮤지컬이 만들어진 것은 2009년이다. 하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미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작품 제작 소식은 인구에 회자되며 관심을 끌었다. 물론 이런 배경 덕분에 무대화가 이뤄지기 훨씬 이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2005년 미국의 인기 토크쇼인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한 돌리 파튼은 영화 ‘나인 투 파이브’의 뮤지컬화가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고, 본인이 음악을 작곡하고 있다고 인터뷰를 진행해 뮤지컬 제작을 공식화했다. 2007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독회(reading)가 열렸고, 그해 여름 뉴욕에서 다시 독회가 열려 본격적인 제작이 임박함을 알렸다. 워낙 인기가 많던 주제가는 무대에서도 여전히 이목을 집중시켰고, 돌리 파튼이 무대용 뮤지컬을 위해 직접 새롭게 작곡한 여러 노래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가 원작인 무비컬답게 초연은 LA에서 막을 올렸다. 이 무대에는 앨리슨 제니(바이올렛), 스테파니 J.클록(주디), 메간 힐트(도렐리) 등이 참여해 첫 선을 보였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공동집필을 했던 파트리샤 레스닉이 뮤지컬에도 참여해 작품의 원작을 고스란히 무대로 옮기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출은 뮤지컬 ‘위키드’와 ‘라스트 쉽(스팅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 등을 만들었던 조 만텔로가 가세했다. 초연 당시 폭발적인 흥행은 아니었지만 영화를 추억하는 대중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는 인기를 누렸고, 반년여의 공연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원종원씨는 한국외대 재학 시절, 영국을 여행하다가 만난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활동을 시작했다. 뮤지컬 저변을 확대하고자 국내 최초로 PC통신을 통해 동호회를 결성, 관극운동을 펼쳤다. TV의 프로듀서와 일간지 기자,특파원을 거쳤으며, 현재 일간지와 경제지 등 여러 매체에 뮤지컬 관련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다. 대학(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 강단에 서고 있는 지금도 자타가 공인하는 뮤지컬 마니아이자 전문 평론가로 지면과 방송 등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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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가져와 무대용 뮤지컬을 만들다, 뮤지컬 ‘나인 투 파이브’
해마다 여름이면 대구를 찾는다.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DIMF)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세계 각국의 뮤지컬을 만나는 게 매력이자 재미다. 지금까지 딤프를 찾은 작품들은 인도, 중국, 슬로바키아, 러시아, 태국, 대만, 일본, 카자흐스탄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바쁠 정도로 다양한 국적과 문화, 정서 그리고 언어를 반영해왔다. 축제라서, 축제니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딤프가 선택한 개막작은 영국 뮤지컬 ‘나인 투 파이브’다. 젊은 비서와 바람난 남편으로부터 이혼까지 당한 가정주부 주디는 난생 처음으로 회사의 말단직이 돼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주디의 직속상관은 능숙한 워킹 우먼 바이올렛이다. 능력으로는 회사에서 가장 뛰어나지만, 성차별주의자면서 남성우월주의자인 프랭클린 하트 주니어 사장은 그녀를 늘 승진자 명단에서 제외시킨다. 바이올렛은 그런 사장에게 염증과 분노를 느끼지만,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바꾸기 어려워 힘들어 한다. 이야기의 세 번째 주인공은 사장의 미녀 비서인 도렐리다. 아름다운 그녀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유부녀지만, 하트 사장은 온갖 선물 공세를 펼치며 그녀에게 매일같이 추파를 던진다. 게다가 사장의 이런 행실 탓에 도랠리는 회사에서 방정치 못한 여자라는 억울한 소문의 주인공이 됐고, 동료로부터 따돌림마저 당한다. 결국 바이올렛과 주디 그리고 도랠리는 사장의 부당함에 맞서 스스로의 권리와 인격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감했다. 하트 사장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결심한 것이다. 의기투합한 세 여인은 사장을 납치하고, 회사의 적폐를 하나씩 고쳐나간다. 그녀들의 계획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뮤지컬은 흥미진진하게 그녀들의 모험담을 들려준다.
영화 제목과 똑같은 유명한 주제가는 사실 돌리 파튼이 직접 작곡했던 노래다. 영화가 개봉되자 2주 동안 빌보드 핫 100에서 1위에 올라 돌리 파튼의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노래가 됐으며, 그래미상에서 “그 해의 컨트리 송”, “그 해의 여성 컨트리 가수” 그리고 오스카상 주제가상에 후보로 오르는 쾌거를 기록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녀의 음반은 400만장 이상 팔려나가 플래티넘 음반으로 기록됐다.
뮤지컬이 만들어진 것은 2009년이다. 하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미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작품 제작 소식은 인구에 회자되며 관심을 끌었다. 물론 이런 배경 덕분에 무대화가 이뤄지기 훨씬 이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2005년 미국의 인기 토크쇼인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한 돌리 파튼은 영화 ‘나인 투 파이브’의 뮤지컬화가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고, 본인이 음악을 작곡하고 있다고 인터뷰를 진행해 뮤지컬 제작을 공식화했다. 2007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독회(reading)가 열렸고, 그해 여름 뉴욕에서 다시 독회가 열려 본격적인 제작이 임박함을 알렸다. 워낙 인기가 많던 주제가는 무대에서도 여전히 이목을 집중시켰고, 돌리 파튼이 무대용 뮤지컬을 위해 직접 새롭게 작곡한 여러 노래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가 원작인 무비컬답게 초연은 LA에서 막을 올렸다. 이 무대에는 앨리슨 제니(바이올렛), 스테파니 J.클록(주디), 메간 힐트(도렐리) 등이 참여해 첫 선을 보였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공동집필을 했던 파트리샤 레스닉이 뮤지컬에도 참여해 작품의 원작을 고스란히 무대로 옮기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연출은 뮤지컬 ‘위키드’와 ‘라스트 쉽(스팅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 등을 만들었던 조 만텔로가 가세했다. 초연 당시 폭발적인 흥행은 아니었지만 영화를 추억하는 대중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는 인기를 누렸고, 반년여의 공연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원종원씨는 한국외대 재학 시절, 영국을 여행하다가 만난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활동을 시작했다. 뮤지컬 저변을 확대하고자 국내 최초로 PC통신을 통해 동호회를 결성, 관극운동을 펼쳤다. TV의 프로듀서와 일간지 기자,특파원을 거쳤으며, 현재 일간지와 경제지 등 여러 매체에 뮤지컬 관련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다. 대학(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 강단에 서고 있는 지금도 자타가 공인하는 뮤지컬 마니아이자 전문 평론가로 지면과 방송 등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