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시퀀스가 아름답던 추억의 명화를 무대로 소환하다, 뮤지컬 더티 댄싱
1960년대 미국. 순진한 소녀 프랜시스는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차 별장을 찾는다. 시시한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에 싫증을 느낄 무렵, 그녀는 우연히 청춘남녀의 비밀 댄스파티를 목격한다. 욕망 가득한 몸짓과 화려한 춤사위가 돋보이는 더티 댄싱이었다. 그곳에서 프랜시스는 휴양지의 댄스 선생인 자니를 알게 된다.
자니는 곤경에 처해 있다. 댄스 파트너였던 페니가 원치 않은 임신으로 춤을 추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호기심과 그를 돕고 싶은 마음에 프랜시스는 부모 몰래 자니로부터 춤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첫사랑도 경험한다. 문제는 의사였던 프랜시스의 아버지가 페니의 임신이 자니 때문이라고 오해를 한 것. 엎친데 덮친격으로 휴양지에선 도난사건이 벌어지고, 자니는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프랜시스는 그의 알리바이를 위해 밤새 함께 춤 연습을 한 사실을 고백하게 되고, 화가 난 프랜시스의 아버지는 자니를 해고하도록 휴양지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극의 마지막, 모든 오해가 풀리고 프랜시스와 자니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마지막 춤 그리고 기가 막힌 리프트를 성공하면서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1987년 개봉해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영화 ‘더티 댄싱(Dirty Dancing)’의 줄거리다. 지금은 뮤지컬로 탈바꿈해 사랑받고 있는 인기 콘텐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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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에일리 아돌리노가 연출을 맡았었다. 이탈리아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춤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인물로 우리에겐 또다른 히트 영화 ‘시스터 액트’의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두 작품 모두 음악에 대한 해석이 남달랐던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빅스크린용 영화들이다. 특히, ‘더티 댄싱’은 5백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돼 2억 1390만 달러의 박스 오피스를 기록해 자그마치 40배가 넘는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80년대말 영화계를 휩쓸던 로맨스 붐의 단초를 마련했던 작품이라 인정할 만하다. 영화의 3/4이 춤에 대한 내용이거나 춤추는 장면이 등장했던 이 영화는 가정용 비디오만 100만개 이상이 팔려나간 최초의 영화였으며, 영화음악이 수록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앨범은 더블 플래티넘 어워즈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뮤지컬로 탈바꿈된 것은 2004년부터다. 시드니에서 막을 올렸던 호주 프로덕션이었는데 무대로 다시 만나는 클래식 러브 스토리(The Classic Story on Stage)라는 부제가 뒤따랐다. 무대는 아무래도 영화의 매력을 고스란히 이식하기 위한 다양한 특수효과와 비주얼 장치를 추가하는 노력을 잊지 않았는데 덕분에 65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영화를 추억하고 있는 중장년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하는 부담이 작용한 셈인데, 덕분에 무대는 마치 입체로 재구성된 영화를 만나는 듯한 재미를 담아내 마니아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일으켰다. 6개월여 기간 동안 이어진 초연 무대는 총 20만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흥행을 달성했고, 독일, 네덜란드, 캐나다, 영국 등에서 각각의 독립적인 프로덕션이 꾸며지는 글로벌한 성공을 이뤄냈다.
배우에 얽힌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패트릭 스웨이지는 원래 어려서부터 춤을 자주 접했던 환경에서 자랐다. 사실 그의 어머니는 발레리나 출신이고, 아버지는 발레 스쿨의 대표였기 때문이다. 부인인 라이자 니에미를 만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녀가 15살 때부터 스웨이지의 어머니에게 발레를 배웠던 학생이었던 탓이다. 스웨이지는 ‘더티 댄싱’으로 일약 세계적인 영화배우로 등극했고, 3년 후에는 우리에게 ‘사랑과 영혼’이라는 제목으로 익숙한 영화 ‘고스트(Ghost, 1990)’에서 데미무어와 함께 등장해 명실상부한 영화계 최고의 인기 스타로 인정받게 된다. 그와 함께 스크린을 장식했던 제니퍼 그레이의 별난 개인사도 호사가들에겐 유명한 가십이다. 미국의 유명 뮤지컬 배우인 조엘 그레이의 딸이었던 그녀는 뽀글뽀글한 곱슬머리로 사춘기 첫사랑을 경험하는 프랜시스 베이비 역할을 완성해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웨이지가 ‘고스트’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1990년, 그녀는 잘못된 성형수술의 후유증으로 심지어 가까운 친구들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변화를 겪게 된다. “나는 유명인(Celebrity)으로 수술에 들어가 무명배우로 그곳에서 나왔다”며 “마치 증인보호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나란 존재가 사라져버린 것 같다”라고 밝혀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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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지컬의 압권은 당연히 엔딩 씬의 리프팅 장면이다. 영화에서는 균형을 잡기 위해 바다에서 연습을 하다가 남녀 배우가 파도속으로 쓰러지는 반복된 연습 끝에 마침내 휴양지 공연장 객석 통로에서 멋지게 성공해내는 장면으로 환희를 느끼게 했다. 흥미로운 것은 무대용 뮤지컬로 탈바꿈되며 정말 공연장 통로에서 리프팅을 시연해낸다는 점이다.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꼼짝없이 관객 머리위로 쓰러질 깜짝 놀랄 장면이지만, 매번 실수없이 구현해 내며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영화음악으로도 큰 인기를 누렸던 ‘내 인생 최고의 순간(The Time of My Life)’가 목 놓아 불리어지면 공연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해진다. ‘더티 댄싱’의 우리말 공연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무척이나 보고픈 무대 위 명장면이다.
원종원씨는 한국외대 재학 시절, 영국을 여행하다가 만난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활동을 시작했다. 뮤지컬 저변을 확대하고자 국내 최초로 PC통신을 통해 동호회를 결성, 관극운동을 펼쳤다. TV의 프로듀서와 일간지 기자,특파원을 거쳤으며, 현재 일간지와 경제지 등 여러 매체에 뮤지컬 관련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다. 대학(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 강단에 서고 있는 지금도 자타가 공인하는 뮤지컬 마니아이자 전문 평론가로 지면과 방송 등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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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시퀀스가 아름답던 추억의 명화를 무대로 소환하다, 뮤지컬 더티 댄싱
1960년대 미국. 순진한 소녀 프랜시스는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차 별장을 찾는다. 시시한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에 싫증을 느낄 무렵, 그녀는 우연히 청춘남녀의 비밀 댄스파티를 목격한다. 욕망 가득한 몸짓과 화려한 춤사위가 돋보이는 더티 댄싱이었다. 그곳에서 프랜시스는 휴양지의 댄스 선생인 자니를 알게 된다.
자니는 곤경에 처해 있다. 댄스 파트너였던 페니가 원치 않은 임신으로 춤을 추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호기심과 그를 돕고 싶은 마음에 프랜시스는 부모 몰래 자니로부터 춤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첫사랑도 경험한다. 문제는 의사였던 프랜시스의 아버지가 페니의 임신이 자니 때문이라고 오해를 한 것. 엎친데 덮친격으로 휴양지에선 도난사건이 벌어지고, 자니는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프랜시스는 그의 알리바이를 위해 밤새 함께 춤 연습을 한 사실을 고백하게 되고, 화가 난 프랜시스의 아버지는 자니를 해고하도록 휴양지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극의 마지막, 모든 오해가 풀리고 프랜시스와 자니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마지막 춤 그리고 기가 막힌 리프트를 성공하면서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1987년 개봉해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영화 ‘더티 댄싱(Dirty Dancing)’의 줄거리다. 지금은 뮤지컬로 탈바꿈해 사랑받고 있는 인기 콘텐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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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에일리 아돌리노가 연출을 맡았었다. 이탈리아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춤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인물로 우리에겐 또다른 히트 영화 ‘시스터 액트’의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두 작품 모두 음악에 대한 해석이 남달랐던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빅스크린용 영화들이다. 특히, ‘더티 댄싱’은 5백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돼 2억 1390만 달러의 박스 오피스를 기록해 자그마치 40배가 넘는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80년대말 영화계를 휩쓸던 로맨스 붐의 단초를 마련했던 작품이라 인정할 만하다. 영화의 3/4이 춤에 대한 내용이거나 춤추는 장면이 등장했던 이 영화는 가정용 비디오만 100만개 이상이 팔려나간 최초의 영화였으며, 영화음악이 수록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앨범은 더블 플래티넘 어워즈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뮤지컬로 탈바꿈된 것은 2004년부터다. 시드니에서 막을 올렸던 호주 프로덕션이었는데 무대로 다시 만나는 클래식 러브 스토리(The Classic Story on Stage)라는 부제가 뒤따랐다. 무대는 아무래도 영화의 매력을 고스란히 이식하기 위한 다양한 특수효과와 비주얼 장치를 추가하는 노력을 잊지 않았는데 덕분에 65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영화를 추억하고 있는 중장년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하는 부담이 작용한 셈인데, 덕분에 무대는 마치 입체로 재구성된 영화를 만나는 듯한 재미를 담아내 마니아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일으켰다. 6개월여 기간 동안 이어진 초연 무대는 총 20만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흥행을 달성했고, 독일, 네덜란드, 캐나다, 영국 등에서 각각의 독립적인 프로덕션이 꾸며지는 글로벌한 성공을 이뤄냈다.
배우에 얽힌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패트릭 스웨이지는 원래 어려서부터 춤을 자주 접했던 환경에서 자랐다. 사실 그의 어머니는 발레리나 출신이고, 아버지는 발레 스쿨의 대표였기 때문이다. 부인인 라이자 니에미를 만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녀가 15살 때부터 스웨이지의 어머니에게 발레를 배웠던 학생이었던 탓이다. 스웨이지는 ‘더티 댄싱’으로 일약 세계적인 영화배우로 등극했고, 3년 후에는 우리에게 ‘사랑과 영혼’이라는 제목으로 익숙한 영화 ‘고스트(Ghost, 1990)’에서 데미무어와 함께 등장해 명실상부한 영화계 최고의 인기 스타로 인정받게 된다. 그와 함께 스크린을 장식했던 제니퍼 그레이의 별난 개인사도 호사가들에겐 유명한 가십이다. 미국의 유명 뮤지컬 배우인 조엘 그레이의 딸이었던 그녀는 뽀글뽀글한 곱슬머리로 사춘기 첫사랑을 경험하는 프랜시스 베이비 역할을 완성해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웨이지가 ‘고스트’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1990년, 그녀는 잘못된 성형수술의 후유증으로 심지어 가까운 친구들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변화를 겪게 된다. “나는 유명인(Celebrity)으로 수술에 들어가 무명배우로 그곳에서 나왔다”며 “마치 증인보호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나란 존재가 사라져버린 것 같다”라고 밝혀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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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지컬의 압권은 당연히 엔딩 씬의 리프팅 장면이다. 영화에서는 균형을 잡기 위해 바다에서 연습을 하다가 남녀 배우가 파도속으로 쓰러지는 반복된 연습 끝에 마침내 휴양지 공연장 객석 통로에서 멋지게 성공해내는 장면으로 환희를 느끼게 했다. 흥미로운 것은 무대용 뮤지컬로 탈바꿈되며 정말 공연장 통로에서 리프팅을 시연해낸다는 점이다.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꼼짝없이 관객 머리위로 쓰러질 깜짝 놀랄 장면이지만, 매번 실수없이 구현해 내며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영화음악으로도 큰 인기를 누렸던 ‘내 인생 최고의 순간(The Time of My Life)’가 목 놓아 불리어지면 공연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해진다. ‘더티 댄싱’의 우리말 공연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무척이나 보고픈 무대 위 명장면이다.
원종원씨는 한국외대 재학 시절, 영국을 여행하다가 만난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활동을 시작했다. 뮤지컬 저변을 확대하고자 국내 최초로 PC통신을 통해 동호회를 결성, 관극운동을 펼쳤다. TV의 프로듀서와 일간지 기자,특파원을 거쳤으며, 현재 일간지와 경제지 등 여러 매체에 뮤지컬 관련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다. 대학(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 강단에 서고 있는 지금도 자타가 공인하는 뮤지컬 마니아이자 전문 평론가로 지면과 방송 등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