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競演), 겨루어 넓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20년 전쯤 신춘문예는 문학청년들이 앓는 늦가을의 열병 같은 것이었다. 공신력과 권위를 갖춘, 흔치 않은 등단의 통로였기 때문이다. 등단이 장밋빛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전업 작가를 꿈꾸지 않았음에도 그 묘한 분위기에 휩쓸려 괜히 들뜬 마음으로 마감에 쫓기며 스산한 계절을 보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도전의 기회가 매년 주어진다는 것이 안도와 설렘을 동시에 주었던 것 같기도 하다. 새해 벽두부터 대부분의 응모자와 함께 쓰라린 패배와 좌절을 맛봐야 했지만 말이다.
국악 분야에도 신춘문예와 같은 경연대회들이 있다. 올해 국악계의 등용문은 화창하고 좋은 계절에 열린다. 4월부터는 온 나라 국악경연대회가, 5월에는 전주대사습놀이, 6월에는 동아국악콩쿠르가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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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가 주최하는 동아국악콩쿠르는 1985년에 시작해 올해로 39회를 맞이한다. 판소리, 정가, 현악기, 관악기 등 4개 부문을 일반부와 학생부로 나누어 개최하다 점차 종목별로 경연 부문이 세분화 되었다. 올해 일반부는 작곡, 판소리, 가야금, 거문고, 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병창․민요 등 8개 부문으로 치러지는데, 가야금 병창․민요 부문은 아쟁 부문과 격년제로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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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선 후기의 ‘대사습대회’에 기원을 둔 ‘전주대사습놀이’는 1975년 처음 개최할 당시부터 명인․명창들이 겨루는 대회로 시작했다. 판소리, 농악, 무용, 시조, 궁도 등 5개 부문으로 개최하다 점차 종목을 늘리고, 판소리 부문 등 몇 개 부문은 일반부와 명창부로 나누어 경연을 진행했다. 2000년대 들어 혜성같이 나타난 20대 참가자가 장원을 차지한 후부터는 명인․명창부 참가 자격이 만 30세 이상으로 바뀌었으나, 그 후에도 천재성을 지닌 예인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해 30대에 명창부 장원에 오르곤 한다. 내로라하는 명인들을 수상자로 배출한 대회인만큼 경쟁이 과열되어 한때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올해는 블라인드 심사를 도입하는 등 대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역사가 오랜 경연대회의 역대 수상자들을 살펴보면 지금은 대가의 반열에 오른 이들의 이름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러 경연대회에서 상을 휩쓰는 이도 있고, 동상을 받고 이듬해에 다시 도전해 은상을 받고 차근차근 기량을 높여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이들도 많다.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하며 정진한 결과일 것이다.
김보람 씨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립국악원에서 소식지 국악누리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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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競演), 겨루어 넓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20년 전쯤 신춘문예는 문학청년들이 앓는 늦가을의 열병 같은 것이었다. 공신력과 권위를 갖춘, 흔치 않은 등단의 통로였기 때문이다. 등단이 장밋빛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전업 작가를 꿈꾸지 않았음에도 그 묘한 분위기에 휩쓸려 괜히 들뜬 마음으로 마감에 쫓기며 스산한 계절을 보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도전의 기회가 매년 주어진다는 것이 안도와 설렘을 동시에 주었던 것 같기도 하다. 새해 벽두부터 대부분의 응모자와 함께 쓰라린 패배와 좌절을 맛봐야 했지만 말이다.
국악 분야에도 신춘문예와 같은 경연대회들이 있다. 올해 국악계의 등용문은 화창하고 좋은 계절에 열린다. 4월부터는 온 나라 국악경연대회가, 5월에는 전주대사습놀이, 6월에는 동아국악콩쿠르가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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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가 주최하는 동아국악콩쿠르는 1985년에 시작해 올해로 39회를 맞이한다. 판소리, 정가, 현악기, 관악기 등 4개 부문을 일반부와 학생부로 나누어 개최하다 점차 종목별로 경연 부문이 세분화 되었다. 올해 일반부는 작곡, 판소리, 가야금, 거문고, 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병창․민요 등 8개 부문으로 치러지는데, 가야금 병창․민요 부문은 아쟁 부문과 격년제로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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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선 후기의 ‘대사습대회’에 기원을 둔 ‘전주대사습놀이’는 1975년 처음 개최할 당시부터 명인․명창들이 겨루는 대회로 시작했다. 판소리, 농악, 무용, 시조, 궁도 등 5개 부문으로 개최하다 점차 종목을 늘리고, 판소리 부문 등 몇 개 부문은 일반부와 명창부로 나누어 경연을 진행했다. 2000년대 들어 혜성같이 나타난 20대 참가자가 장원을 차지한 후부터는 명인․명창부 참가 자격이 만 30세 이상으로 바뀌었으나, 그 후에도 천재성을 지닌 예인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해 30대에 명창부 장원에 오르곤 한다. 내로라하는 명인들을 수상자로 배출한 대회인만큼 경쟁이 과열되어 한때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올해는 블라인드 심사를 도입하는 등 대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역사가 오랜 경연대회의 역대 수상자들을 살펴보면 지금은 대가의 반열에 오른 이들의 이름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러 경연대회에서 상을 휩쓰는 이도 있고, 동상을 받고 이듬해에 다시 도전해 은상을 받고 차근차근 기량을 높여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이들도 많다.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하며 정진한 결과일 것이다.
김보람 씨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립국악원에서 소식지 국악누리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