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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Prologue!
편집부
입력 2022-11-18 11:20 수정 최종수정 2022-11-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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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라디오
 

다음 해 소식지 발간을 계획하는 시기가 오면, 종이책을 계속 만들 거냐는 질문을 심심치 않게 받곤 한다. 지난 십여 년 사이, 전자책은 꽤 익숙한 매체가 되었다. 한때 종이책의 종말을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여전히 종이책은 건재하다. 환경이나 자원 등의 문제를 논외로 하면, 온갖 기능이 집약된 문명의 이기로도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에 조금 안도하게 된다.

기술의 발전을 단계별로 차근차근 누릴 새도 없이 다종다양한 매체가 명멸하는 시대, 라디오 역시 제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또 하나의 구식 미디어다. 3D를 넘어 4D 효과를 구현하는 콘텐츠들이 즐비하지만, 아직도 라디오에 귀 기울이며 보내는 이들이 많은 덕이다.
 
재단법인 국악방송의 ‘국악FM방송’이 라디오 전파를 타기 시작한 것은 2001년의 일이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시작한 국악방송은 남원, 경주, 부산, 전주, 제주 등 가청 지역을 넓혀가는 한편, 광주국악방송․대전국악방송을 차례로 개국하며 자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또 2019년 말에는 국악방송 TV를 개국해 TV 프로그램도 송출하고 있다.
 
개국 초기 홍보용 카세트테이프로 국악방송을 알리던 시기를 지나, 개국 10주년 무렵에는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에 ‘덩더쿵 플레이어’를 설치하면 세계 어디에서나 방송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이제는 국악방송 애플리케이션 ‘덩더쿵’을 비롯해 각종 통신사의 AI스피커나 앱에서도 쉽게 국악방송을 만날 수 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국악의 바다에서 유유자적 헤엄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악방송이라고 해서 온종일 국악만 흘러나오는 것은 아니다. 요일별․시간대별 청취자 특성에 맞춰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각각의 프로그램에 다채로운 코너를 두고, 공개방송이나 각종 이벤트를 통해 청취자 참여를 유도하는 등 여느 라디오 방송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악을 특화한 프로그램이 조금 많고, 선곡 리스트에 국악이 조금 많을 뿐이다.

 


국악방송의 아침을 여는 프로그램, ‘솔바람 물소리’와 ‘창호에 드린 햇살’은 2001년 시작해 20여 년간 청취자들의 아침맞이를 돕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들이다. 아침 5시부터 김성필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함께하는 ‘솔바람 물소리’가 차분하고 따뜻하게 잠의 부스러기를 털어내고 나면, 7시부터는 한층 경쾌한 ‘창호에 드린 햇살’이 햇살지기 허희 평론가와 함께 출근길에 동행한다.

이어지는 ‘국악산책’은 2011년부터 故 최종민, 유은선, 김영운, 송지원 등 국악학자들이 주로 맡아 진행했다. 모두 국악 지식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전하는 데 앞장서 온 이들이다. 국악의 ‘아명’이 무엇인지, ‘다스름’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담백한 설명이 음악에 곁들여져 국악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들어도 좋을 프로그램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방송되는 ‘바투의 상사디야’는 소리꾼 이상화와 김봉영이, 토요일과 일요일의 ‘온고을 상사디야’는 소리꾼 방수미와 강길원이 디제이로 나선다. 흥 많고 재치 넘치는 소리꾼들의 입담이 나른한 오후의 텐션을 한껏 끌어올린다.
오후 4시에는 타악 연주자 황민왕이 진행하는 ‘노래가 좋다’를 통해 다채로운 전통 성악곡을 만날 수 있고, 6시에는 해금 연주자 김보미가 진행하는 ‘맛있는 라디오’가 이어진다. 오후 8시부터 방송하는 ‘FM국악당’은 국악 공연 실황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콘텐츠와 미디어가 흔하다. 옅은 난향이 후각을, 덤덤한 평양냉면이 미각을 오히려 섬세하게 한다. 온몸의 긴장을 풀고 하나의 감각에 집중하는 휴식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국악은 라디오를 통해 만나면 좋겠다.

 <필자소개>
김보람 씨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립국악원에서 소식지 국악누리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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