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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Prologue!
편집부
입력 2021-12-10 15:36 수정 최종수정 2021-12-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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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을 연주하면서 노래를 함께 부르는 아쟁 병창. 활로 켜서 연주하는 거문고와 가야금. JTBC 풍류대장에 등장하는 국악인들의 색다른 시도들은 듣는 즐거움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태평소, 장구, 정주, 나발, 나각 등등 그간 알지 못했던 혹은 잘 알고 있다 여겼던 국악기들을 새로이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국악기 중에도 피리와 북은 궁중과 민간에서 두루 연주되며,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해 온 악기들이다. 우리는 피리와 북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불어 소리 내는 모든 악기의 이름, 피리

피리는 가장 흔히 듣는 국악기 이름 중 하나다. ‘빈 대에 구멍을 뚫고 불어서 소리 내는 악기’를 통틀어 ‘피리’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리코더부터 ‘필릴리 개굴개굴 필릴리리’ 개구리 왕눈이가 연주하는 악기까지 모두 피리라 통칭한다. 그래서 국악이 낯선 이들은 ‘피리’라는 이름을 가진 특정 악기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 하기도 한다. 

프랑스 화가 마네의 그림에는 ‘피리 부는 소년’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그림 속 소년은 악기를 가로로 들고 연주한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한 박노수 화백의 그림 ‘피리부는 사나이’나 조각가 윤승욱의 ‘피리부는 소녀’도 모두 악기를 가로들고 분다. 

하지만 국악기 피리는 대표적인 종적(縱笛) 즉, 세로로 쥐고 부는 악기다. 서양 악기인 오보에처럼 악기에 서(리드)를 끼워 연주하는 ‘겹서 악기’이기도 하다. 크기는 작지만 소리는 깜짝 놀랄 만큼 크다. 전통 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때로는 웅장한 관악합주곡의 주선율을 이끌고, 때로는 애절한 가락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어린이 음악극의 방귀 소리까지 거뜬히 흉내 내는 악기가 바로 피리다. 

피리는 향피리, 당피리, 세피리로 나뉘는데 가장 많이 연주하는 것은 향피리다. 향피리보다 굵고 소리가 큰 당피리는 종묘제례악 등에, 셋 중 가장 가늘고 소리도 작은 세피리는 실내악 연주나 가곡 반주 등에 쓰인다. 

‘관악영산회상’, ‘수제천’과 같은 곡에는 국악기 ‘피리’의 존재감이 묵직하게 담겨 있다. 선율 악기이고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악기이기에 독주곡이나 협주곡으로 작곡한 창작곡도 많다. 피리 연주자 윤형욱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4장의 음반을 연달아 냈다. 영산회상부터 산조, 창작 음악까지 다채롭게 담겨 있어 취향껏 골라 들을 수 있다. 처음 듣는 국악곡이 낯설다면 유튜브에서 피리로 연주한 가요들을 찾아 들어보는 것도 좋다. 절절함도 흥겨움도 옹골지게 표현해내는 피리의 매력은 장르 불문이다.

                                  궁중 음악 ‘수제천’ 연주 모습(ⓒ 국립국악원)

북, 간명한 악기의 여러 가지 이름

북은 세계 어디에나 있을 법한 악기다. 이름은 한 글자에 지나지 않으나, 다종다양한 국악기 ‘북’은 전통 예술에서도 가무악(歌舞樂)에 두루 쓰이는 명실상부 대표 타악기다.
국악 공연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북으로, 소리북과 풍물북이 있다. 소리북은 소리판에서 북재비, 고수鼓手가 치는 북이다. 판소리의 반주를 담당하며, 고수는 북채와 맨손을 함께 사용해 장단을 친다. 판소리 고법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소리북은 북통에 가죽을 씌우고 놋쇠 못을 박아 고정해 만든다. 

이와 달리 풍물북은 사물놀이나 판굿에서 쓰는 북으로 북채를 이용해 연주한다. 북통 양쪽에 가죽을 대고 끈으로 엮어 매어 모양새부터 소리북과 차이를 보인다. 소리북과 풍물북 모두 북채 하나를 사용하지만 승무와 진도북춤, 무고 등의 춤을 출 때는 양손에 북채를 쥐고 북을 친다.
쉽게 접하기는 어렵지만 궁궐의 각종 의례에서 사용했던 북의 종류는 더욱 다채롭다. 제사와 잔치에서 악기를 달리해 썼기 때문이다. 

제례악에서 사용하는 북으로 ‘절고’와 ‘진고’가 있다. 제례악은 ‘등가’와 ‘헌가’라고 불리는 두 개의 악대가 번갈아 연주를 했는데 절고는 등가에, 진고는 헌가에 편성되어 음악의 시작과 끝을 알리고, 악구(樂句)를 구분짓는다. 이밖에도 하늘에 지내는 제사에는 북면이 각각 6개인 뇌고와 뇌도가, 땅에 지내는 제사에는 북면이 각각 8개인 영고와 영도가, 사람에 지내는 제사에는 북면이 각각 4면인 노고와 노도가 쓰였다. 유튜브에 올라가 있는 사직제례악 공연에서 영고와 영도를, 문묘제례악 공연에서 노고와 노도를 확인할 수 있다.

                                               경복궁 근정전의 건고 

한편 궁중의 잔치 모습을 남긴 병풍 그림에서는 악사들의 모습과 함께 각종 악기를 볼 수 있는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건고’다. 전통 악기 중 가장 크고 화려한 북이다. 북틀에 매달아 치는 ‘응고’와 ‘삭고’ 사이에 위치하며, 음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궁중 잔치가 없는 현재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국악원이 개원 60주년, 세종대왕 탄신 615주년 등을 기념해 경복궁 근정전에서 ‘세종조 회례연’을 재현한 공연에서 연주된 바 있다. 궁궐의 뜰을 가득 메운 인파 속에서 장엄한 북소리와 함께 시작되었던 그날의 잔치가 돌아오는 새봄, 다시 열릴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필자소개>
김보람 씨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립국악원에서 소식지 국악누리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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