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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보라 보르다, 그녀의 리더십

편집부

기사입력 2021-04-09 11:03     최종수정 2021-04-09 15:3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하버드대 저널에 따르면 리더십은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을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한다.  
 
오케스트라에는 두 종류의 리더가 있는데, 단원들을 이끄는 지휘자와 사무국을 이끄는 대표이다. 지휘자와 대표가 함께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나갈 때 오케스트라는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 할 수 있다.
 
지휘자의 존재는 친숙한 반면 대부분은 오케스트라 이면의 사무국, 특히 경영자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 이면에서도 유독 리더십이 빛을 발한 케이스가 있다. 바로 LA 필하모닉의 전(前) 대표 데보라 보르다(Deborah Borda)이다. 그녀는 미국 내 10위권에 머물던 LA 필하모닉을 라이벌인 뉴욕 타임즈 -그들에게는 뉴욕 필하모닉이 있다-가 인정한 명실상부 1위의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시켰다.  그녀는 어떻게 이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을까? 보르다는 비올라 전공 후 헨델 & 하이든 소사이어티에서 매니저, 디트로이트 심포니, 세인트 폴 챔버 오케스트라에서 대표를 역임했다. 그 후 뉴욕 필하모닉 대표로 선임되어 맞춤형 공연 제작 시스템을 체계화 시켰다. 그리고 그 성과가  LA 필하모닉에서 그녀에게 러브 콜을 보낸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당시 LA 필하모닉의 상황을 살펴보면,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LA 필하모닉을 위한 공연장을 설계 중이었고 동시에 곧 공석이 될 음악감독 자리를 채울 후임을 찾는 것이 시급했다. 즉, 이 두 가지 큰 미션을 동시에 잘 이끌어갈 수 있는 대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었다.  
 
음악감독인 살로넨과 게리는 보르다를 설득하기 위해 LA에서 뉴욕으로 날아갔다. 이 때 보르다는 놀라우리만치 당돌한 제안을 하는데, 그것이 지금의 LA 필하모닉의 토대가 되었다. 바로 설계 중인 디즈니 콘서트홀이 LA필하모닉만의 공연장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의견을 건축에 반영시켜달라는 것이었다. 이 대범한 제안은 먹혀들었고, 그녀는 LA필하모닉의 수장이 되었다. 
 
그녀의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경영전략은 계속되었는데, 대표가 된 후 음악감독 선임에서도 자신의 비전을 갖고 의외의 인물을 섭외하게 된다. 바로 베네수엘라 출신의 젊은 지휘자인 두다멜이다. 두다멜은 폭발적인 에너지와 실력을 가진 지휘자이다. 보르다 이전에 살로넨이 두다멜을 발굴하여 LA의 신임 음악감독으로 부임 시키고자 했으나, 그는 베네수엘라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해야 한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이에 보르다는 여러 번 베네수엘라를 방문하여 두다멜을 설득하였다. 결국 두다멜은 LA로 오게 되었고, LA시민들의 긍정적인 호응을 이끌어내었다. 


  이후 디즈니 콘서트홀은 LA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고, 두다멜의 인기는 가히 슈퍼 스타급이었다. 이 모든 호재는 LA 필하모닉의 연주력 향상으로 직결되었고 공연은 매진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리더로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자신만의 신념이 있었다. 첫째, 그녀는 LA 필하모닉이 최고가 되기 위해 최고의 공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오케스트라에 신선함을 불어넣어줄 음악감독을 섭외 할 때 평범한 선택을 넘어 그녀가 그리는 LA 필하모닉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데려왔다. 이는 리더가 어떤 신념을 갖고 진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기관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둘째, 그녀와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신뢰도이다. 그녀가 비올라 연주자였기에 단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단원들 역시 그녀를 신뢰할 수 있었다. 또한, 그녀는 경영 또는 예술 한쪽에 편향된 리더십 유형에서 벗어나 전반을 아우르는 경영마인드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높이 사고 싶은 것은 그녀의 도전 정신이다. 당시 미국을 대표하는 뉴욕 필하모닉 대표 자리에서 과감히 떠오르는 LA 필하모닉으로 간 것이다. 더 나아가 세계적인 건축가에게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드러내고 사람들이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음악감독을 섭외하기까지 그녀가 LA필하모닉을 이끌기 위해 해온 모든 것들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처럼 비전, 공감력, 도전 정신을 갖춘 진정한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 소위 말하는 명문대 진학이 좋은 리더를 만들어줄까?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대학에 가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의 학원 시스템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학원을 통해 입시경쟁에 성공한 사례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렇게 만들어진 좋은 성적은 전문가로서의 성장은 담보하지만, 리더의 자질을 키워줄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리더의 자질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한 리더란 전문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사람을 이끄는 일이기 때문에 ‘공감’ 없이는 다른 사람과 일을 할 수 없다. 공감은 학원에서 기를 수 있는 자질이 아니라는 것만은 자명하다. 
 
아이들의 공감력을 길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생은 부모이다. 부모가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줄 때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나를 돌이켜보게 되고, 그 시선이 다시 타인에게 되돌아간다. 그래서 조금 뜬금없지만,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산의 정상까지 힘차게 올라가볼까 한다. 숨이 가빠오는 순간, 힘들어도 끝까지 해낸 뒤의 성취감, 새로운 도전과 함께 힘듦을 짊어지는 시간이야말로 우리 사이의 공감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리라. 그리고 산의 정상에서 멀리까지바라보며 보르다처럼 탄탄한 알맹이, 신념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길 꿈꿔본다. 산의 청량한 공기로 함께 호흡하며.


<필자소개>
 박선민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경영)와 홍콩과학기술대학(MBA)을 졸업한 후 미국 뉴욕필하모닉 기획팀 및 싱가포르 IMG Artists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재는 선아트 매니지먼트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양대학교에서 예술경영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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