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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민요 흥타령 vs 서도 민요 몽금포타령

편집부

기사입력 2021-03-19 11:06     최종수정 2021-03-19 11:1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팬텀싱어’를 통해 세상에 나온 ‘라비던스’에는, 이전의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팀에서 찾아볼 수 없던 이력의 소유자가 있다. 소리꾼 고영열. 소리의 질감부터 다른데, 뮤지컬이나 서양 성악을 하는 이들과 4중창을 하면 과연 어울릴까? 첫 경연을 사랑가 한 대목으로 시작한 그는, 그 이후로 국악은 꼭꼭 묻어둔다. 그리고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곡을 찾아 자신만의 색으로 바꾸며 승승장구한다. 소리꾼 고영열이 속한 팀 ‘라비던스’는 마침내 다다른 결승전에서 남도 민요 ‘흥타령’을 부른다. 그리고 올해 초 시작한 팬텀싱어 올스타전의 첫 무대는 서도 민요 ‘몽금포타령’으로 열었다.

남도 민요 흥타령

전라도부터 충청도 일부에 이르는 지역에서 전승된 민요를 남도 민요라 한다. 경기 민요는 경기 명창이 부르고 서도 민요는 서도 명창이 부르는데, 남도 민요는 주로 판소리 명창들이 도맡아 부른다. 남도 민요는 판소리와 쓰이는 장단이 거의 같고 또 판소리 춘향가에 등장하는 남도 민요 농부가처럼, 일부 민요는 판소리의 한 대목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악 용어 중 ‘토리’라는 것이 있는데, ‘노래 투’, ‘선율적 특징’ 혹은 ‘특징적 선율의 형태’라고 정의한다. 각 지역 언어의 특징을 드러내는 사투리처럼 지역의 음악적 특징을 구분하는 것이 ‘토리’다. 경기 지역의 민요나 무가는 ‘경토리’, 강원도‧경상도‧함경도 등 동부 지역은 ‘메나리토리’, 황해도․평안도 지역은 ‘수심가토리’ 그리고 남도의 민요나 무가는 ‘육자배기토리’에 속한다. 육자배기토리로 된 대표 민요로 ‘육자배기’, ‘흥타령’, ‘진도아리랑’이 있다. 

떠는 소리, 꺾는 소리 등 남도 소리의 풍부한 시김새(꾸밈음)와 애절한 느낌의 선율이 담긴 흥타령은 육자배기토리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곡이라고 일컬어진다. 라비던스가 노래한 ‘흥타령’의 가사 외에도 여러 사설이 있는데, 남도 민요 ‘흥타령’의 노랫말과 곡조는 모두 이별의 슬픔 혹은 인생의 무상함을 표현한다. ‘천안삼거리’라고도 알려진 경기 민요 ‘흥타령’이 경쾌한 느낌을 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흥타령의 한 장면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영화 취화선에 수록된 김수연 명창의 소리인데, 직접 영화에 출연해 부른 대목이 라비던스의 흥타령에서도 가장 많이 반복되는 구절이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 속이요, 이것 저것이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려는 꿈 꿈은 꾸어서 무엇을 할 거나

                                 <영화 취화선 중 김수연 명창의 흥타령>

망국의 징후가 곰팡이처럼 번지던 조선 후기, 시국을 한탄하는 천재 화가의 절망 그리고 부귀영화에 눈과 귀를 닫았던 지도층에게 던지는 일갈. 무엇을 표현하기에도 부족함 없는 절창이다. 한편, 소리꾼 임현빈이 부른 흥타령은, 조선 후기 가왕이라 불린 송흥록과 그의 연인 맹렬의 이별을 그린 사설로 맺음 한다. 맹렬을 맹렬하게 부르며 시작하는 이 노래에서는, 불같은 사랑을 나눈 것으로 알려진 그들이 이별 또한 얼마나 절절 끓게 했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맹렬아 맹렬아 맹렬아 맹렬아 맹렬아 맹렬아 잘 가거라 
나를 두고 가려거든 정마저 가져가지 정은 두고 몸만 가니 
쓸쓸한 빈방 안에 외로이도 홀로 누워 밤은 적적 깊었는데 
오늘도 뜬 눈으로 이 밤을 새우네
(후렴) 아이고 데고 허허나 허 성화가 났네 헤

- 임현빈의 흥타령 https://youtu.be/fhj0eYdJMfU

서도 민요 몽금포타령

경기 민요나 남도 민요에 비해 서도 민요는 익히 알려진 곡이 적다. 갈 수 없게 된 땅에서 전해온 탓도 있을 테고, 수심가토리의 곡들이 섬세하고 부르기 어려워 교과서 수록 비중이 적은 것도 한몫할 것이다. 그중 몽금포타령은 오랜 세월 교과서를 통해 불리며 우리에게 익숙해진 노래다. 

몽금포타령의 ‘몽금포’는 지명으로, 황해도 용연군에 위치한다. 서도 민요 중에도 황해도 민요에 속하는데, ‘수심가’, ‘자진아리’ 등 애잔함이 느껴지는 평안도 민요에 비해 흥겹고 경쾌하게 부른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경기 민요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흥타령이 이별 노래라면, 몽금포타령은 상봉의 기쁨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듯한 노래다. 라비던스의 몽금포타령에는 서정적인 선율로 편곡한 ‘배 띄워라’를 이어붙였다. 그래서 ‘바람이 없으면 노를 젓고, 바람이 불면 돛 올리는’ 그들 노래의 화자는, 원곡에 비해 훨씬 진취적이다. 

서도 민요를 포함하는 서도 소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되어 있다. 서도 소리 예능보유자 김광숙 명창이 부르는 몽금포타령의 한 대목은 우리를 조금은 낯설고도 정겨운 풍경 속으로 이끈다. 

                          <몽금포타령이 수록된 김광숙 唱 西道소리 음반> 

바람새 좋다고 돛 달지 말구요 몽금이 개암포 들렸다 가소래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들렸다 가소래
북소리 두둥둥 쳐 올리면서 봉죽을 받은 배 떠들어옵네다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떠들어옵네다.

또, 경기 소리꾼 이희문‧신승태와 함께 민요 록밴드 ‘씽씽’으로 활동한 서도 소리꾼 추다혜가 2020년 3월, 첫 솔로 앨범에서 선보인 곡 역시 몽금포타령을 편곡한 ‘몽금포’다. ‘따뜻한 설렘’을 주제로 일렉기타 선율을 반주 삼아 선보인 이 곡은 남도 소리꾼 고영열의 창법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추다혜와 비슷한 시기에 발매한 감성밴드 나봄의 ‘몽금포타령’은 KTX 출발 대기 음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추다혜의 몽금포 https://youtu.be/1kt25AaVkA8


<필자소개>
김보람 씨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립국악원에서 소식지 국악누리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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