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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영의 뮤지컬 오버뷰 (Musical Over:view)

답답한 현실을 타파할 초록빛 마법이 시작되다, 뮤지컬 <위키드>

편집부

기사입력 2021-03-12 14:27     최종수정 2021-03-12 14:3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브로드웨이의 전설과도 같은 뮤지컬이자 믿고 보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Wicked)’가 드디어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악재 속에서도 지난 2월 17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무사히 본공연 개막을 알린 ‘위키드’는 기대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올해로 4번째 시즌을 맞이한 이번 공연은 2016년 이후 무려 5년 만에 돌아온 공연이라, 재연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개막일을 손꼽아 기다린 관객들이 유독 많았다. 또 다가오는 5월엔 부산 초연까지 앞두고 있어 더욱더 관심을 끌었다. 
 
캐스팅도 눈부시다. 먼저 한국어 초연을 성공으로 이끈 주역 옥주현(엘파바 역)과 ‘위키드’ 전 시즌 출연에 빛나는 정선아(글린다 역)가 7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며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그리고 폭발적인 가창력을 지닌 디바 손승연과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주인공 나하나도 새로운 마녀로 더블 캐스팅돼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 두 마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로맨틱한 영웅 피에로 역으로는 서경수·진태화가, 마법사 역엔 남경주·이상준 등이 함께 어우러져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
 
21세기 들어 가장 성공한 뮤지컬로 기록된 ‘위키드’는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매력이 차고 넘친다. 마치 화려한 놀이동산 같은 오리지널 무대를 그대로 옮긴 무대와 풍성한 스토리, 감각적인 연출이 보는 내내 확실한 만족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뮤지컬 초심자들이 처음 도전해 볼 만한 추천작으로 자주 언급되곤 한다. 
 
작품의 인기를 견인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넘버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Defying Gravity’, ‘Popular’, ‘For Good’ 등은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사랑하는 곡이자 실력 있는 배우 지망생들이 오디션 곡으로 선호할 만큼 곳곳에서 꾸준히 불리며 사랑받았다. 아직 여성 주연 극이 많지 않은 뮤지컬에서 여배우들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이란 사실에도 주목해 볼 만 하다. 이를 증명하듯 뮤지컬 ‘위키드’는 2004년 토니상을 비롯해 그래미상, 로런스 올리비에 상등 각종 시상식에서 꾸준히 수상 이력을 더하며 지금까지 100여 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원작 소설로부터 출발한 뮤지컬은 ‘오즈의 마법사’가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의문에 바탕을 두어 탄생했다. 초록 마녀 엘파바와 금발 마녀 글린다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며, 극 중 시점은 ‘오즈의 마법사’ 속 등장인물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이다. 똑똑하고 놀라운 능력을 지녔음에도 타고난 초록 피부 때문에 늘 외롭게 지내던 엘파바와 해맑은 성격과 아름다운 외모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글린다. 얼핏 봐도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서로를 인정하고 진정한 친구로 거듭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마법사의 제안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둘은 각각 선과 악을 대표하는 인물이 돼 대척점에 서게 된다.
 
                                                                                     <사진제공 : 에스앤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서쪽 마녀를 주목한 뮤지컬 ‘위키드’는 놀라운 상상에 기반을 둔 전개로 몰입을 이끈다. 사악한 서쪽 마녀 엘파바가 사실은 부당한 권력에 맞선 인물이었고 착한 마녀 글린다도 무조건 착하기만 한 인물이 아닌, 사랑받는 행복을 잃지 못한 야심가였다는 재미난 비틀기가 신선하다. 
 
여기에 철학적 깊이도 더해졌다. ‘선은 비극의 시작’이라던 엘파바의 말처럼 선과 악을 구분할 기준과 의미, 권한에 관한 질문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또한 ‘위키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견에도 주목했다.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관계가 시작된다는 사실은 요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다.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아는 용기와 책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 역시 인상적이다. 이렇게 뮤지컬 '위키드'는 다양한 시선으로 작품을 감상하며 현실에 대응해 해석할 수 있는 재미까지 준다. 
 
                                                                                           <사진제공 : 에스앤코>

뮤지컬은 다소 어두운 느낌을 지닌 원작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로 전개된다. 원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면 미리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나 영화를 먼저 보고 가기를 추천한다. 물론 그러지 않더라도 들리는 가사에 좀 더 집중해 본다면 훨씬 쉽게 힌트를 찾고 전반적인 흐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초록 마녀 엘파바가 자신을 둘러싼 중력을 벗어나 힘차게 날아오른 것처럼, 뮤지컬 ‘위키드’가 현실 속 어려움을 타파하고 이번에도 마법 같은 흥행을 이어갈지 기대되는 바다. 뮤지컬 ‘위키드’가 펼칠 초록빛 마법은 분명 당신의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필자소개>
최윤영씨는 인천국제공항 아나운서와 경인방송 라디오 리포터 등 방송 활동과 더불어 문화예술공연 전문 진행자로 다양한 무대에 선바 있다. 현재는 미디어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후 공연 칼럼니스트로서 칼럼을 기고해왔고, 네이버 오디오클립 ‘최윤영의 Musical Pre:view’ 채널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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