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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엘 김의 모멘텀 클래식

[클래시그널] 존 윌리엄스는 클래식이다.

편집부

기사입력 2020-10-23 09:54     최종수정 2020-10-26 15:3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가 클래식에서 인정받는 이유

''존 윌리엄스는 영화음악도 클래식 작곡가의 작품처럼 위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클래시그널] 이 시대 가장 핫한 영화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의 말이다. 존 월리엄스는 명실상부 클래식에서 가장 인정받는 영화음악 작곡가다. 최근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된 '존 윌리엄스 인 비엔나'는 2020년 1월 존 윌리엄스의 빈 필 데뷔무대를 담았다. '바이올린 여제'로 불리는 안네 조피무터까지 협연자로 합세하여 존 윌리엄스의 주옥같은 영화음악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공연이다. 클래식에서 보수의 아이콘으로 일컬어지는 빈 필이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만을 연주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며 결국 정통 클래식에서도 그의 음악은 통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음악 작곡가가 독보적으로 클래식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진출처: theclassicreview.com▲ 사진출처: theclassicreview.com

일단 우리가 알고있는 변치않는 전통 할리우드 사운드의 근간이 '클래식'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 20세기초, 유럽에서 할리우드로 건너온 볼프강 에리히 코른골드, 막스 슈타이너와 같은 작곡가들은 심포닉한 후기낭만 사운드로 1세대 할리우드 황금기를 일궈내었다. 줄리어드스쿨 출신으로 피아노, 작곡 전공인 존 윌리엄스는 기본적으로 그들의 사운드를 계승했다. 게다가 그의 많은 작품들에서 바그너를 비롯한 후기낭만 작곡가들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뉴욕타임즈는 존 윌리엄스의 심포닉 스코어와 클래식의 연관성을 다루며 "존 윌리엄스가 영화 캐릭터들과 짧은 음악적 테마를 동기화시키는 기법은 바그너 오페라 <링 시리즈>의 '라이트모티브'를 연상시킨다"고 전한 바 있다.

존 윌리엄스와 여느 영화음악 작곡가와의 차이는 무엇보다도 '디테일'에 있다. 클래식의 핵심은 다른 장르보다 까다로운 심미적인 이상에 부합하기 위한 디테일을 살리는데 있으며 이는 클래식이 퀄리티를 인정받으며 생존한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영화음악은 영화의 내러티브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영화를 대변하는 음악테마는 중요하지만 오케스트레이션(관현악을 위한 작곡기법)의 완성도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관현악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존 윌리엄스의 대가적 면모는 정평이 나 있으며  슈트라우스, 라흐마니노프나 같은 후기낭만 작곡가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 그의 영화음악들을 직접 지휘해 볼 기회가 많았는데 그의 악보를 분석하며 '디테일'에 혀를 내두른 적이 많았다. 예를 들어 금관악기가 테마를 연주하면 보통 나머지 악기들은 단순한 반복적인 리듬과 화성으로 보조하는 역할이 대부분인데 반해 존 윌리엄스는 잘 안들리는 비올라나 몇몇 목관악기들까지 모두 아우르며 나름의 선율과 독자적인 리듬을 부여했으며 이 디테일은 존 윌리엄스의 클래스가 남다른 가장 큰 이유다. 음악적 함량이 높으니 퀄리티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2017년 빈 필이 쇤브룬 여름밤 음악회에서 드볼작, 스트라빈스키와 같은 정통 클래식 작품과 더불어 존 윌리엄스의 해리포터의 영화음악 '헤드윅 테마'를 연주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격세지감. 오스트리아의 천재 작곡가 코른골드가 20세기 초 할리우드에 몸담았던 이유로 클래식계에서 홀대받았던 과거를 떠올려보면 미국출신의 한 영화음악 작곡가로서는 분명 입지전적인 성취다. 그 성공의 이면에 영화음악에 찾아온 음악적 패러다임의 변화는 시사점이 있다. 한스 짐머를 변곡점으로 오케스트라 중심 사운드에서 실험적인 신스 사운드 기반에 오케스트라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음악적 기류가 바뀐 것이다. <더 데일리 캘리포니안>지는 영화가 리얼리즘을 추구하면서 "멜로디 중심의 존 윌리엄스 음악에서 사운드를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찾아왔다"고 전한 바 있다.  

요즘 영화음악이 영화속에서는 소위 '빵빵한' 소리로 압도하지만, 실제 클래식 공연장으로 옮겨오면 효과가 반감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신스 사운드의 비중이 크다 보니 실제 오케스트라 사운드는 부실한 것이다.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존 윌리엄스의 정통 오케스트라 음악은 영화속이나 클래식 공연장이나 동일하게 스펙터클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덧붙여 그가 꾸준히 클래식 연주자들과 협업하며 음악적 신뢰를 쌓아갔다는 사실은 클래식 팬들에게 친밀감을 심어주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함께했던 이츠하크 펄먼을 비롯 요요마, 구스타보 두다멜등 그는 기라성 같은 클래식 음악인들과 교류하며 영화음악과 클래식의 심리적 경계를 희석시켰다. 

스필버그나 조지 루카스같은 감독들의 성공한 영화들이 그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데 일조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터. 하지만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 E.T보다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E.T 음악의 수명이 더 긴 것 같다"고 말했던 것처럼 존 윌리엄스는 영화음악 그 자체만으로 위대한 거장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그의 음악은 클래식 공연장의 단골 레파토리로 자리잡으며 더욱 '클래식화' 되어가고 있다.

L.A필하모닉의 음악감독 구스타보 두다멜의 말이 떠오른다. "존 윌리엄스는 이 시대의 모짜르트다". 

2020년 1월에 개최된 존 윌리엄스와 빈 필의 공연을 담은 이 음반은 할리우드 작곡가와 클래식의 전통을 대표하는 악단과의 만남이란 점에서 기념비적이다. 자존심 센 빈 필 단원들이 존 윌리엄스에게 찾아와 다스 베이더의 메인 테마곡인 을 연주하고 싶다고 자청한 일화는 유명하다. 존 윌리엄스는 빈 필이 연주하는 Imperial March를 듣고 " 내가 여지컷 들어본 최고의 프리젠테이션이었다"라고 고백했다. 작은 피아니시모서부터  웅장한 사운드까지 빈 필의 디테일한 표현력이 빛을 발하는 최고의 명연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vsMWVW4xtwI


<필자소개> 
아드리엘 김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와 바이올린을 전공, 졸업(석사)했으며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 부지휘자와 디토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역임한바 있다, 현재는 지휘자, 작곡가, 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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