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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 최우수상 곽은경 약사

기사입력 2004-08-05 14:38     최종수정 2006-09-29 14:0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제19회 경기여성기예경진대회 최우수작 선정된 곽은경 약사

"시요? 사실 초등학교 때 문예반 활동한 게 다인데…. 이런 상을 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약대를 졸업하고 짧은 사회 경험을 뒤로 하고 육아를 위해 전업주부의 생활을 하고 있던 곽은경 약사. 우연한 기회에 지역의 여성단체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여성 대상 경연대회에 시를 제출했다가 두 번이나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됐다.

오랜 시간 시를 습작하고 공부한 사람들도 많은데 우연찮게 한편 쓴 시가 상을 받게 돼 사람들에게 알리기도 남부끄럽다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지만 그녀의 시는 난해하지도 경박하지도 않은 조용하고 정갈한 단어들로 삶에 대한 자신의 상념을 잘 풀어놓고 있다.

우연한 시와의 조우였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시에 대한 공부도 본격적으로 해 보고 싶다는 곽은경 약사. 둘째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약사로서의 활동도 시작하고 싶다는 그녀가 좋은 엄마로써, 아름다운 언어로 세상과 삶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그리고 환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훌륭한 약사로 빛을 발하길 기대하며 수상작 두편을 소개한다.

약력 : 1970년생, 1992년 서울대 약대 졸업, 1994년 동대학원 약학석사, 서울시립대 생명과학과 조교.


<경기여성기예경진대회 최우수작> '산'

그리움 한짐 벗어놓고
산을 오르다

오랜세월 인내한 산마루께에
시간의 발자국에 채여
흔적 없이 스러져 갈
나를 적어 두고 떠나다
안식에 목말라 치던 아우성들도
멀리서 바라보니
애틋할 수도 있음을

아카시아 잎사귀는
참을 수 없는 바람을
실어오는데

구름새로 새어나온
햇살 한가닥 움켜잡고
고집스레 잠겨진
나 자신을 꺼낸다
무심코 밟고 지나와
수없이 낸 생태기들이 미안해서

차마 눈을 감고
나를 비춰 본다

누가 젊음만 찬란하다던가
욕심껏 눈부시면
미처 보지 못하지마는
한철 격렬한 떨림을
한 구비 돌아
고개 숙여 내려오는 뒤안길에서

겸허이 두고 간
발자국들을 되밟아 봄도
아름답지 않은가

구김 많은 지난 날
모서리로 접어
다시 빗장을 지르면
이제는 침묵할 시간
아직도 못다 버린
나를 비우러
오늘도 미련으로
산을 오른다.




<안양시여성능력계발솜씨대회 최우수상> '분수'

아이들이 벗어 던진
늦은 봄볕을 녹이며
제 함성에 겨워 추는
춤을 좇아가면

아직도 못 떠나온
지난 날에 닿아 있다.

서럽도록 눈부신
오늘날도
저물녁이 찾아 오듯이

떨어질 줄을 알면서도
솟을 수 밖에 없는 까닭은

끝까지 가 보고야
돌아섬의 겸허를 배우는
내 구겨진 젊음이었음이여.

잡아줄 줄 알았던 손을
허무히 놓아 버린
허공을 원망하지 아니하고,

망설임 없이
기대함 없이

그렇게도
오늘도 옛 기억의
자투리로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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