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만나봅시다
만나봅시다 / 서울대 약대 야구부
입력 2003-10-09 09:35 수정 최종수정 2006-10-16 11:41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 빡빡한 학교생활 속에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식을 줄 모르는 서울대 약대 야구부원들
몇일 전 서울대 야구부가 창단 26년만에 '기적 같은 첫 승'을 거두었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보도됐다. 비록 꿈에 그리던 국내 정식 대회에서의 승리는 아니지만 중국 베이징대와의 친선 경기에서 창단 후 190번째 공식경기에서 값진 첫 승을 따낸 것이다. 이번 호에는 이들에 뒤지지 않을 야구사랑으로 관악캠퍼스를 달구는 이들,‘서울대 약대 야구부’를 만나봤다.

일요일 이른 아침 서울대 기숙사 운동장. 힘찬 파이팅 소리와 함께 야구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오늘의 '만나봅시다'의 주인공인 서울대 약대 야구부원들은 어디 있을까?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유니폼에 낯익은 'Pharmacy'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가까이 다가가자 몇일 전 약대 옆 벤치에서 첫 만남을 가진 야구부 전 회장인 윤화영 씨가 반가운 얼굴로 맞았다.

간신히 시합 인원을 맞춘 9명의 멤버가 한창 몸을 풀고 있었다. 정규 리그 시합도 아니고 새학기가 개강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출석률이 다소 저조했지만 대학생들에게 일요일 이른 아침시간임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도 훌륭한 참여율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가벼운 러닝에 이어 스트레칭, 캐치볼까지 정규 선수는 아니지만 제법 틀 잡힌 사전 운동에 이어 펑고가 시작됐다. 잘 골라진 정식 야구장이 아닌 탓에 아무렇게나 튀는 땅볼에 공은 내야진의 글러브를 외면하기 일쑤고 외야로 뜬 공은 야수의 키를 훌쩍 넘겨버리는 것도 많았다.

급기야 2루수는 땅볼에 얼굴을 맞아 입에서 피를 흘리며 화장실로 달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젊은 패기의 힘일까? 어느 누구 하나 몸을 사리는 사람도 없다. 2루수도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와 파이팅을 외친다.

오늘의 시합 상대는 서울대 기숙사 팀. 다양한 구성원과 운동장을 끼고 있는 기숙사 이용자들의 이점으로 상당한 전력을 갖고 있는 팀이다. 양 팀원 탈모, 인사에 이어 드디어 시합 개시!

관람석을 가득 채운 관객도 없고 시합에서 이긴다고 해도 억대의 연봉이나 거창한 상도 없지만 그저 야구에 대한 사랑과 팀원들과 함께 하는 시합이 좋아 치고 달리고 구르며 이들은 오늘도 야구에 빠져든다.

서울대 약대 야구부의 탄생은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확실치는 않다. 하지만 창단과 해체를 반복하다 지금의 야구부 형태를 갖추고 지속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 말이라고 한다.

서울대 내에만 30여 개의 야구부가 있지만 약대 야구부는 유독 약대생으로만 구성원을 고집해 왔고, 지금은 학부와 대학원을 합쳐 15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빠듯한 수업 일정 때문에 주중 하루 평일 아침에 모여 연습을 하고 주말 중 하루에 주로 시합을 한다. 평소 대전 상대는 서울대 내의 각급 야구부들. 그리고 1학기 중 백학기, 여름의 관악리그, 가을체육대회가 연중 참여하는 3대 대회이며, 인하대 경제통상학부와 연 2회 정기전을 갖는다.

또한 매년 5월초와 10월말 일요일을 정해 홈커밍데이 행사를 개최 OB: YB 시합, Pitcher World 게임과 가족을 동반한 뒷풀이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이날 선배들이 마련하는 후원금으로 팀에 필요한 장비를 마련하는 등 운영비를 충당하기도 한다.

뭐니뭐니 해도 연중 가장 큰 행사는 관악리그 참가. 현재는 총 9개팀 정도가 참여해 열띤 경합을 벌이고, 해가 갈수록 각 팀들의 수준도 높아져 꾸준히 연습하지 않으면 성적은 가차없이 곤두박질이다.

약대 야구부는 여학생이 많고 순수 약대생만을 고집하는 탓에 항상 인원의 열세를 안고 있지만 꾸준한 연습과 선배들의 관심으로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윤화영 씨는 "갈수록 몸으로 부딪히는 운동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고 처음부터 야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일단 함께 부대끼고 하나하나 배워가며 야구의 재미에 빠져들게 된다"며 "보다 많은 약대생들이 함께 땀흘리며 야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빡빡한 학교 생활 속에서도 야구에 대한 그리고 팀원들 서로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는 이들이 서울대 최강의 야구부가 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만나봅시다 / 서울대 약대 야구부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만나봅시다 / 서울대 약대 야구부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