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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생약자원조사 및 중국 여행기<上>
입력 2004-08-13 16:41 수정 최종수정 2006-09-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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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진<부산대약대 대학원>
백두산 생약자원조사 및 중국 여행기
우리땅 끝자락 백두산을 마음에 담아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박종희 교수는 지난 6월 생약반 학생 20여명과 함께 북경대학 약대 등 중국 여행을 겸한 백두산 생약자원 조사를 다녀왔다. 조사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대학원 생약학연구실 이유진씨의 여행기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19일

고대하던 백두산 산행 및 중국여행 날짜가 다가왔다. 저녁에 싸놓았던 짐을 들고 설레는 맘으로 김해공항 국제선으로 향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 탑승을 위해 이동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순간 뒤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중국말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저 우리가 여행할 곳이 중국이라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마음에 "니 하오" 인사를 건넸다.

짧게 한마디씩 배운 중국어로 이름을 묻는 등 간단한 인사를 건네며 이동버스에서 시간을 보냈다. 비행기에 오르고 기내에선 중국어 안내방송이 나오고 이제야 여행이 실감났다.

기내에서 다시 중국 사람들을 만나 식사도 함께 하며 아저씨가 중국 여행지 및 간단한 역사도 설명해주며 우리가 중국 여행하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과 호의를 보여주셨다.

한참 중국얘기에 빠져 있다보니 벌써 북경에 도착. 아저씨께서도 많이 아쉬워 하셨지만 다음에 중국여행을 하게되거나 다시 한국을 찾게되면 서로 좋은 가이드가 되어주기로 약속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북경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다 연길가는 비행기를 갈아탔다. 연길에 도착하면 하루 일정이 끝나는 줄 알았더니 연길에서 백두산 입구 온천산장까지 6시간 이상 소요되는 대장정이 남아있었다.



백두산 산장까지의 여정이 시작되기 전 연길의 유명한 냉면집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버스에 올라탔다. 백두산으로 가는 길 차창 밖으로는 한적한 농촌 마을의 풍경이 스쳐 지나 가끔 우리내 읍내 같은 도시를 지나가곤 했는데 너무 어두워진 밤이라 풍경을 눈에 담을 수는 없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구불구불한 산 도로를 타고 몇시간을 가자 오늘의 도착지인 백두산 숙소에 도착했다.

새벽2시. 하루종일 이동하는데만 시간을 보냈지만 여행의 시작이 참 기분 좋은 그리고 너무 즐거웠던 하루였다. 다음날 산행을 위해 얼른 짐정리 하고 잠들었다. 백두산 산장에서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20일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며 마음 깊은 곳에서 형용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전해져오게 만드는 단어. 백두산 올라가는 날이다. 다행히도 날씨가 좋았다. 기상상태가 좋을 때 천지를 보기위해 서둘러 준비해야 하기에 빨리 아침을 먹고, 점심으로 먹을 도시락을 챙겨 버스에 올랐다.

백두산의 장관과 천지의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백두산의 중국 이름인 장백산 입구라는 커다란 매표소가 나왔다. 기념으로 장백산 표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우비와 물을 챙기고 추위를 예방해 옷을 껴입고 산행을 시작했다.


2000년에도 찾았던 백두산… 넓고 푸른 평원이 펼쳐져 있기도 하고 험한 낭떠러지가 있기도 하고… 4년전에 찾았던 천지는 안개가 끼어 3시간쯤 추위속에 기다리다 안개가 개어가는 멋진 천지를 봤었는데 올해는 어떤모습의 천지를 볼 수 있을까 많이 설레고 기대하며 오르는 길이라 그런지 그다지 힘들지 않게 한걸음 한걸음 더해갔다.

백두산은 여전히 멋진 풍경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오르는 길가에 노란색 꽃들이 산바람에 살랑거렸다. 교수님께서 두메양귀비라고 하셨다. 백두산에서만 자생하며 황색의 꽃을 피우는 우리나라 특산 두메양귀비. 산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이 참 예뻤고, 정상 가까이에서는 나무가 자랄수 없어 풀밖에 없는 평원 가운데 간간히 보이는 노란색 꽃이 생명감을 주고 군락을 이루는 모습이 참 예뻤다.

교수님은 두메양귀비에 대해 설명 해주며 사진기를 놓지 않으셨다. 계속해서 오르다 문득 뒤를 돌아봤는데 시원한 바람과 함께 그림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우리 발아래 구름이 걸려있고 시원한 산맥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붉고 굵은 글씨체로 `흑풍부'라고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 흑색바람이 분다는 흑풍부. 백두산은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 산이라 현무암이 많아서 바람이 불면 검게보여 이곳의 이름을 흑풍부라고 지었다고 한다.

흑풍부의 계단을 올라가니 장백폭포가 내려다 보였는데 정말 시원하고 멋진 장관이었다. 장백폭포가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앉아 점심을 먹고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도 여러장 찍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여기서부터는 차를 대절해서 올라갔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과 우뚝 솟아있는 천지의 모습이 보이고 발 아래로는 도로가 지그재그로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날씨가 너무너무 좋아서 오르자마자 너무나도 맑게 개인 깨끗한 천지가 한 눈에 들어왔다.

감동… 감동… 또 감동인 순간!! 이렇게 맑고 깨끗한 천지를 보기는 정말 힘든일이라 그러는데 우리에게 정말 좋은 선물이 되었다. 교수님의 말씀 ?여기가 극락이고, 곧 천국이다? 그 말씀 한마디가 천지에서의 감동을 그대로 표현하는 듯 하다.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소원을 빌기도 하며 천지의 장관에 푹 빠져 한참을 헤매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갈 준비를 했다. 다시한번 돌아보고 다시한번 돌아보며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차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 도로를 금새타고 내려왔다. 내려와서는 다시 장백폭포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오전에 흑풍부에서 내려다보던 장백폭포를 아래에서 올라가 바로 앞에서 보니 가슴이 벅차 오를 정도로 시원하고 멋졌다.

장백폭포 옆을 따라 끝이 없어 보이는 계단을 한참 올라 천지 수면 가까이로 오르면 천지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같은 천지지만 참 다른 풍경을 가진 곳이었다.

내가 어디 서있는가에 따라 내가 바라보는 시선이 닿는 범위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다르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그 모든 것의 전체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천지 수면 가까이에서 본 천지의 풍경은 드넓게 곳곳에 퍼져 분포한 노란 만병초와 함께 어우러져 정말 평안한 모습을 지닌 곳이었다. 이곳에서도 그 모습을 마음속 깊이 담아두고 싶은 맘에 한참을 가만히 앉아 바라보다 천지물에 손 한번 담궈 보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폭포쪽으로 내려왔다.

장백폭포를 구경하고 온천물에 삶은 달걀을 하나씩 먹고 하산하여 다들 오늘 하루를 흐뭇해하면서 온천으로 향했다. 온천은 멀리 있지 않았다. 장백산 온천에서의 온천욕은 지난 하루 동안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주었다.

씻고 나서는 숙소의 식당으로 갔다. 밥을 먹으면서 산에 올라갔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쉬다가 민속공연을 관람하고 백두산에서의 마지막 밤이라는 아쉬움에 숙소 주위를 산책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산을 오르는 것은 힘겹기는 하지만 다시 내려와야하는수고로움을 감수하고 오르는 것은 그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들, 시원하게 살을 스치는 산바람속에서 자신의 존재감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하루밖에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너무도 많은 것을 경험하고 뿌듯한 시간이었다. 천지의 모습을 마음 깊숙히 담으면 많은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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