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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석 교수의 약업혁신
<63> 약국의 미래: 약업에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사용될까? 
편집부
입력 2022-06-07 08:18 수정 최종수정 2022-06-0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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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업생태계는 매우 노동집약적 구조이다. 경제학의 전통적 이론에 따르면 토지, 자본, 노동이 생산을 위한 요소인데, 과거 200년을 회고해보면 3차에 걸친 산업혁명은 생산력의 근본적 혁신을 의미했기에 이번에 다시 맞는 제4차 산업혁명 시기에 약국 및 약사도 생산성 증대를 위한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 약국의 부가가치는 약사의 노동생산성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개별 약사 생산력의 총합이 약국의 생산력이다. 한데 약국이나 약사의 생산력은 과연 무엇이며 또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

생산력의 의미
생산력은 막스주의 및 역사적 유물론의 중심관념이다. 칼 막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에서, 생산력이란 노동수단과 인간 노동력의 조합을 의미한다. 막스와 엥겔스는 이 개념을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언급했던 “노동의 생산적 힘”(productive powers of labour)에서 차용했다고 추측되며 독일의 프리드리히 리스트도 ‘정치경제학의 국민적 체계’란 저서에서 비슷한 개념을 언급했다.

생산과정에서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힘(신체와 두뇌, 도구와 기술, 원료, 자원, 노동자의 협력의 질, 장비, 경영, 공학 등)들이 ‘생산력’이란 포괄적 개념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사람의 지식도 생산력이 될 수 있으며 생산력이 사회기술적 생산관계와 조합되면 역사적으로 특정한 생산양식을 구성하게 된다.

국가의 생산력
GDP란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시장가치이고 국가의 경제수준이자 생산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참여자의 국적을 불문하고 한 국가 안에서 이루어진 생산활동을 모두 포함시킨 개념이다. 현대 자본주의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재화의 생산'(Product)이며 자본주의 시대에 화폐의 축적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돈은 원한다면 중앙은행에서 쉽게, 무한으로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GDP를 평가할 때, 돈의 가치로 나타내는데 이는 단지 한 국가의 생산력을 화폐의 가치로 나타낸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상품을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좋은 품질로 생산하고 이를 사용하면서 효용을 누리는지가 중요하다. GDP는 국가의 생산력 측정 지표이다. 국내총생산이 1.6조원이다,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었다 하며 GDP를 자본의 양으로 측정하지만 자본의 축척이 GDP의 진정한 의미는 아니다. GDP가 커진다 혹은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많은 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량이 많아진다'를 뜻한다. 

그동안 우리 약업계는 약국의 GDP를 측정한 것이 있었던가? 그리고 약사 1인당 생산력과 생산성을 측정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약국과 약업계는 제4차 산업혁명을 맞이했다. 산업혁명이란 생산성의 획기적 변화를 말하는데, 약국과 약사는 생산성 척도나 지표를 지니지 못한 상황에서 이러한 생산성의 혁신기를 맞이했기에 아직 발전의 방향을 못 정한 채 우왕좌왕하는 것은 아닐까?  

약업통계의 중요성
국가와 기업, 개인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책이나 의사결정의 기초가 되는 것은 통계이기에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동안 약국이 독립된 산업으로 인정받지도, 육성되지도 못했던 원인 중 중요한 점은 신뢰성 높은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전국의 약국과 약국장 수는 약국개설등록을 통해 알 수 있으나 전체 종사하는 약사와 종업원의 수, 평균적인 근무시간, 약국면적, 급여수준, 약국의 지역적, 위치 분포 등은 거의 파악되지 않았기에 약국이나 약사의 생산성도 산출하기 어렵다. 그러니 생산력의 획기적 증대를 의미하는 ‘제4차 산업혁명’과 그 생산의 주체인 산업적 인프라와 시스템을 디지털화 시키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우리의 약국은 실천하기 어려운 것은 아닐까? 

필자가 회장으로 봉직하는 ‘경영약학연구회’는 약사는 물론, 다양한 전공의 경영학자가 참여 중인 연구모임이다. 올해는 약국을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첫 시도로서 통계청과 대한약사회의 도움을 받아 약국의 기초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볼 계획이다. 이는 유무형의 약료자원 보유량과 분포정도를 알아야 약국의 미래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성 증가를 위한 로봇의 등장
로봇(robot)은 인간과 유사한 모습과 기능을 가진 기계 또는 한 개의 프로그램으로 작동하고(programmable), 자동적으로 복잡한 일련의 작업(complex series of actions)을 수행하는 장치인데, 제조공장에서 조립, 용접, 핸들링 등을 수행하는 자동화된 로봇을 ‘산업용 로봇’이라 하고 환경을 인식해 스스로 판단하는 기능을 가진 것은 '지능형 로봇'이라 부른다. 

반복적이거나 따분하고 불쾌한 작업들은 특히 로봇에게 맡기기에 적합하다. 로봇은 언제나 일정한 수준의 정밀도와 정확도로 작업을 계속할 수 있으며, 지칠 줄 모르기에 제품의 품질은 항상 일정하며 게다가 휴식을 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많은 양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로봇은 위험한 작업을 대신할 수 있다. 가정에서도 점점 많은 로봇이 가사를 돕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육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돌보는 일에도 많이 이용될 것이다. 

협동로봇의 활용 증가
최근에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협동로봇(Cobot 또는 Co-robot)’이다. 이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면서 사람과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로봇을 일컫는다(그림1).
그림1. 산업용 로봇 기술의 발전추이 (출처: 김광석 등, 2018)

협동로봇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게이트와 페시킨에 의해 1996년에 발명되었다. 이듬해 특허출원 때에는 ‘인간과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는 범용 조작기 사이의 직접적이고 물리적 상호 작용을 위한 장치 및 방법’이라고 표현되었다.
최초의 협동로봇은 내부원동력이 없는 것으로서 인간의 안전을 보장한 대신, 로봇이 움직이기 위한 동력은 인간 작업자가 제공했다. 협동로봇의 기능은 인간 작업자와 협력하여 페이로드를 방향 전환하거나 조종하여 컴퓨터가 동작을 제어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지만 이후 개발된 것은 제한된 양의 동력을 가지는 형태로 발전했다(그림2).
그림2. 동작방식에 따른 협동로봇 분류 (출처: 이남우, 2018)

인간-산업용 로봇 협업 형태
인간-로봇 간 협업은 직접 접촉이나 작업 동기화가 없는 공유작업 공간에서,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조정해, 개별 인간 작업자의 동작을 흉내내는 것까지 다양하다. 사실, 로봇이 작업자의 동작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장 어렵다고 알려졌다. 

로봇은 작업자의 움직임에 적응해야 하고, 이 때의 로봇 움직임은 완전히 예측할 수 없으므로 최종 사용자는 잠재적 운동범위의 전체 매개변수가 안전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생산성 향상을 달성하기 위해 정밀성과 반복성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제조업 부문에서 반응하는 협업의 예가 등장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협동로봇의 이점
코콧의 장점으로는 먼저 경제적으로 로봇 자동화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춘다. 아직 생산공정을 자동화하지 않은 소규모 업체는 로봇이 제공하는 생산성과 품질 개선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생산자동화를 이룬 제조업체는 협동로봇을 사용해 흔히 만성적 허리부상의 원인이 되는 최종조립작업을 완료하는 데 근로자들을 지원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는 전통적 로봇과 새로운 코봇 모두 직관적으로 발전 중이다. 더 간단하고 독립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최소한의 로봇교육을 받은 작업자는 로봇을 새로운 작업에 쉽게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코봇은 가볍기 때문에 공장에서 쉽게 움직인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자에게 상당한 비용요소인 공장(약국과 같은 작업소를 포함)과 같은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 

위와 같은 기능적 조합은 로봇 자동화 분야에 생소하거나 전문성도 부족한 최종사용자 시장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산업용 로봇은 고정된 채 가동되는 경우가 많지만, 모바일 플랫폼과 (협동형) 로봇을 결합한 이동형 산업용 로봇에 대한 수요도 있다. 즉, 협동로봇공학을 통해서 제조업체와 의료현장은 인간의 기술을 보완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그림3).

그림3. 의사 대신 주사 놓는 로봇<왼쪽>
그림4. 치킨튀기는 로봇을 설치한 무인화 점포<오른쪽>

​약국의 미래모델에 로봇을 적용하는 것이 시기상조일까? 

협동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이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지만 업종별로 속도와 정도는 차이가 있다. 옥스퍼드대학의 프레이 교수는 2013년 ‘고용의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702개 직업군을 분석해 자동화와 기술발전으로 20년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가장 가능성이 큰 직종 중 하나가 물류·창고 분야였다. 약 9년이 지난 현재 실제 물류·창고 업무는 상당 부분을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던 분야에도 대체로봇 개발이 활발하다. ‘고용의 미래’는 레크리에이션을 활용한 치료처럼 정신적 질환을 돌보는 직업을 ‘사라질 가능성이 낮은 직업’으로 분류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강제격리 등으로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늘면서 이들을 돌보는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스라엘 기업 ‘인튜이션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엘리큐’는 고령자에게 의사상담과 약물복용시간 알림, 음악과 동영상 추천 등의 업무를 한다. 

MIT대학교 에스모글루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근로자 1,000명당 로봇이 1대씩 추가될 때마다 임금은 0.42% 감소하고, 고용률이 0.2%포인트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 자동화 로봇 1개가 사람 일자리 3.3개를 대체하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구인난과 임금상승이 로봇에 의한 무인화를 가속시켰다. 아마존과 코스트코는 최저시급을 15달러에서 17~18달러로 올렸지만 근로자를 구하지 못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치킨집의 인건비가 급상승해서 치킨을 튀기는 로봇을 배치하고 있다(그림4). 

로봇이 일자리 총량을 감소시키는지는 논란거리지만 확실한 사실이 있다. 자동화 속도는 국가별·산업별로 다르며 무인화 시대에 대비해 근로자에 대한 재교육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로봇사용이 가장 활발한 국가군에 속하는데.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은 노동자 1만명당 로봇 대수(산업용 로봇밀도)가 932대로써 세계에서 가장 높다.

2025년까지 로봇으로 대체할 경우 감소하는 노동비용을 국가별로 예측한 결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33%라고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자동화로 인한 불평등이 가장 빨리 현실화되는 국가가 될 수도 있다. 앞으로 약국과 약사는 생산성 증가를 위해 어떤 구체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가?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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