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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의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약이야기
<143> 찌르지 않는 당측정기가 가져올 변화
정재훈
입력 2023-11-13 17: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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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도 혈당치를 모니터링하는 시대가 눈앞이다. 앞서 칼럼에서 다룬 것처럼 연속당측정기는 500원 동전 크기의 센서를 팔뚝에 붙이면 세포와 세포 사이의 액체성분 속 당수치를 24시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기이다. 세계적으로 연속당측정기 시장을 양분하는 덱스콤과 애벗, 두 회사가 모두 당뇨를 넘어 일반 성인의 건강관리용으로 영역 확장을 위해 전략을 수립해나가고 있다.

이들 연속당측정기가 편리하긴 하지만 얇은 필라멘트가 피부 속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불편함도 사라질 날이 올 것 같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올해 2월 피부를 찌르지 않고도 연속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고 한다. 여러 파장의 레이저를 피부로 쬐어 포도당이 흡수한 후 센서로 반사되는 빛의 양을 통해 당수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스마트워치로 가능한 수준까지 기기가 작아지려면 아직 여러 해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이런 비침습적 연속당측정기가 현실화한다면 그때는 정말로 모두가 당수치를 들여다보면서 식사하는 게 트렌드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당뇨가 아닌 사람이 당수치를 확인하면 어디에 좋을까? 제일 쉽게 떠오르는 것은 다이어트와 체중 관리이다. 음식을 먹고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를 겪게 되면 췌장에서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과도한 인슐린이 분비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체중 증가가 유발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빈속에 과일주스를 마시고 나면 오히려 더 배가 고파지는 것처럼 과잉 인슐린이 다시 허기가 지도록 해 더 많은 음식을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론이 지나치게 단순하며 혈당 스파이크가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양한 다이어트에 실제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일련의 연구를 수행한 케빈 홀과 같은 권위있는 연구자들의 지적이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핏속에 너무 많은 포도당이 돌아다니면 혈관내피를 손상시킬 위험도 크고 전체적으로 심장에도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당뇨가 없는 사람의 경우에도 혈당치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과 연관되므로 연속당수치측정기로 혈당을 모니터링하면 이러한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거라는 게 연속당수치 사용을 옹호하는 쪽 주장이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 혈당치와 심혈관계 질환 사이의 관계는 상관관계일 뿐, 아직까지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연속 당측정기의 사용이 일반인에게로 확장되면 지금은 분명치 않은 문제의 답을 더 명확히 알 수도 있을 것이다. 과일에 당분이 들어있어서 먹으면 살찌고 건강에 좋지 않다는데 먹어도 되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다. 과일에 당분이 들어있긴 하지만 당 섭취를 걱정하여 안 먹기에는 과일로 인한 건강상 유익이 더 많다. 세계 여러 나라의 당뇨협회에서도 당분 때문에 과일을 피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많이 홍보한다.

그렇다면 과일을 언제 먹는 게 좋은가. 식후에 과일이 식전보다 혈당을 더 천천히 끌어 올린다. 다른 음식으로 인해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과일 속 섬유질도 당분이 천천히 흡수되도록 한다. 그래서 식전에도 소량의 과일을 먹는 것으로는 혈당치가 크게 요동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양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는 것보다는 식후에 조금씩 나눠서 먹는 게 좋고 특히 빈속에 간식으로 과일을 먹을 때는 양을 조절하는 게 혈당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이 정도가 이제까지 가능했던 답변이다.

그런데 이제는 더 정확히 혈당치에 과일이 미치는 개인적 영향을 알아보는 방법이 생겼다. 연속당측정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과일을 먹어보면 되는 것이다. 앱을 이용해서 어떤 음식을 먹을 때 어떤 식으로 혈당이 변화했는지 데이터를 입력하면 그 패턴을 분석해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식단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서비스도 여럿 생겨났다. 비침습적으로 당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스마트워치 수준으로 작아지면 관련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연구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헬스케어 전문가라면 찌르지 않고 혈당치를 재는 기기가 언제 나올 것인가 추측하는 것보다는 나올 거라는 걸 기정 사실로 여기고 그 다음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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