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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의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약이야기
<139> 다이어트 신약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정재훈
입력 2023-08-30 11:34 수정 최종수정 2023-08-3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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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논란이 뜨거운 약이 있었나 싶다. 오젬픽, 위고비 이야기다. 체중 감량을 가능하게 해주는 이들 신약에 대한 뉴욕타임즈 기사에 일주일 동안 댓글이 무려 1,700개 달렸다. 오젬픽을 사용하면서 음식 소음이 사라졌다는 사람이 많다는 기사에도 댓글이 1,400개 달렸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툭하면 음식 생각이 나는 걸 음식 소음Food noise이라고 부른다. 식욕 조절이 잘 되지 않아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긴 설명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이해가능한 말이다.

기사에 댓글이 이렇게 많이 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약으로 살을 뺀다는 사실에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베프가 오젬픽을 쓰고 있는데 반대 의견을 제시해도 되겠냐는 독자의 질문에 답한 칼럼에 댓글이 1,100개나 달릴 정도이다.

약을 통한 체중 감량에 대한 부정적 시선에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약으로 살을 빼는 건 마치 운동선수가 도핑하는 것처럼 반칙으로 보인다. 게다가 기존의 다이어트 보조제는 대체로 부작용이 심각한 경우가 많았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룬 나비약처럼 환각, 중독 문제를 일으키는 중추신경 흥분제가 그동안 주류였기 때문이다. 오젬픽, 위고비의 약성분인 세마글루티드와 같은 약물이 신약이니까 아직 부작용을 모른다는 견해를 제시하는 전문가도 많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과거의 시선으로 새롭게 변화하는 판을 바라보려고 하는 게 아닌가 질문해봐야 한다.

지난 8월 24일 미국 마운트 시나이 의대 교수 캐롤라인 메서는 세계적 의료정보 사이트 메드스케이프에 오젬픽 사용 고려가 무모한 게 아니라는 칼럼을 썼다. 메서는 우선 오젬픽은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GLP-1 유사체는 약으로 사용된 지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같은 계열의 약물 중 제일 먼저 사용된 바이에타가 미국 FDA에서 신약으로 승인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2005년 4월이다.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은 계속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축적된 장기간 유익과 부작용에 대한 자료가 상당한 수준이란 이야기다.    

메서는 췌장염 부작용에 대해 우려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한다. 식단으로든 수술이나 신약으로든 체중을 줄이면 담석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췌장염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장기간 단식하거나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면 간에서 담즙으로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배출하여 담석증 위험이 커진다. 췌장과 담낭은 공통의 통로인 담관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담석으로 관이 막히면 췌장염이 생길 수 있다. 췌장염 위험이 조금 증가할 수 있지만 약 자체보다는 체중 감량으로 인한 것이며 대체로 약 사용을 막을 정도는 아니라는 거다.

메서는 다이어트 신약 인기로 당뇨병 환자들이 제대로 약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일축한다. 오젬픽과 위고비는 동일 약성분이다. 당뇨치료제일 때는 오젬픽, 비만치료제로는 위고비라는 이름으로 용량을 달리하여 판매되고 있을 뿐이다. 약으로 살을 빼려는 사람 때문에 약품 공급이 부족해져 당뇨병 환자가 곤란을 겪는다는 주장의 근거이다. 하지만 메서는 비만인 사람이 이들 약을 써서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라고 지적한다. 만성질환의 예방이 중요하다고 외치면서 왜 정작 실제로 그런 예방효과를 내는 약이 나오니까 못 쓰게 하냐는 말이다. 멈추어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다. 
이들 약을 셀럽과 인플루언서들이 쓰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 약을 사용하여 얻게 되는 유익을 간과할 수 없다. 약으로 살 뺀다는 비난 댓글에 당신이 이 약을 써보기라도 했냐며 약 사용 뒤 다른 만성질환 약을 줄여서 오히려 사용 중인 약의 개수가 줄었다고 반박하는 댓글이 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국내에는 오젬픽, 위고비와 같은 약이 본격적으로 공급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촉발될 논란에 대해 미리 생각해볼 점이 많다. 분량 제한으로 지면에서 다루지 못한 더 자세한 내용은 새 책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소식의 과학>에서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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