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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의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약이야기
<130> SNS와 건강
정재훈
입력 2023-04-12 09:33 수정 최종수정 2023-04-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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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쇼츠와 같은 짧은 동영상이 계속 인기다. 보고 있으면 허무하지만 한편으로는 시간 때우기에 이보다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보의 질은 떨어지는 동영상이 많다. 60초 이내 짧은 동영상 소셜 미디어의 원조격인 틱톡에서 인기몰이 중인 것톡이 그렇다. 것톡(guttok)이란 장(gut) 건강에 대한 틱톡(tiktok) 동영상을 말한다. #guttok으로 장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는 짧은 동영상 조회수가 무려 8억8천만 뷰가 넘는다.

것톡 동영상은 대체로 복통, 가스, 변비, 설사 같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을 다룬 게 많다. 이전에 그런 증상으로 고생했다는 인플루언서가 나와서 알로에 베라 주스, 올리브유 같은 특정 식품을 먹고 씻은 듯이 나았다며 씩 웃는다. 이삼십 초 밖에 안 되는 짧은 동영상인데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심지어 광고 홍보성 동영상인데도 이끌린다.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블랙 워터라는 음료를 들고 나와서 이 제품이 치아에 안전한지 보자는 동영상 조회수가 무려 1,000만이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게 세다. 2011년에 의사이며 영양사인 크리스틴 게브스타트가 블랙 워터에는 특별한 효과가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그런 전문가의 팩트 체크는 부질없다. 소셜 미디어 셀럽의 한마디에 묻혀 버린다. 

나는 2014년에 첫 책 <정재훈의 생각하는 식탁>에서 해독주스에 기대할 만한 실제 해독 효과가 없다고 썼다. 영국 BBC에서 디톡스 다이어트의 효과가 없다는 걸 증명하는 실험을 방송했고 영국 영양사 협회에서 ‘해독 다이어트가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낸 거짓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고 썼다. 해독은 해독주스가 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몸의 간과 신장에서 하는 일이다. 솔직히 그런 글을 쓰면 뭐하나 싶다. 디톡스는 2023년 현재도 엄청난 인기를 구가한다. 인스타그램에만 봐도 디톡스 태그로 79만, 디톡스주스로 12만 7천, 디톡스워터로 4만4천 개의 게시물이 올라있다.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은 제품도 인플루언서가 집어들면 즉시 화제가 된다. 누구든 카톡,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으로 정보를 퍼나르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이런 미디어 기술이 진보했다고 팩트체크 기술까지 좋아진 건 아니다.

2021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가짜 정보가 범람하자 틱톡은 관련 동영상에 코로나19백신 정보를 클릭해볼 수 있도록 배너를 붙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영국의 씽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nstitute for Strategic Dialogue)에서 조사한 결과 실제로 배너가 붙은 동영상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백신에 관한 동영상 6천 개 중 58%에는 배너가 붙지 않았다.

소셜 미디어는 정보를 유포하는 데는 혁신적 기술 발전일지 몰라도 팩트 체크 면에서는 기존 언론 매체보다 나은 점이 없다. 그 결과 SNS에는 키가 173cm였던 성인이 특정 제품을 먹고 180cm로 컸다는 식의 영상 광고가 버젓이 돌아다닌다. 여드름, 탈모, 불면증 따위는 쉽게 고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동영상부터 자신의 물광 피부, S라인 몸매 비결이 특정 제품인 것처럼 증언하는 인플루언서들의 포스팅까지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시선을 자극한다.

필요하니까 속는다. 하수구가 막혀서 고생하는 사람은 하수구를 뚫는다는 제품 홍보 포스팅에 속기 쉽고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사람은 늘 반신반의하면서도 새로운 다이어트 제품에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냥 사진과 텍스트만이 아니라 동영상으로 보고 목소리를 듣다보면 대상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것톡이 인기를 끄는 것은 아무한테나 꺼내기 힘든 장 건강 이야기를 대중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워낙 많은 사람이 변비로 고생하다보니 그저 화장실에 가서 시원하기만 하면 장 건강에 좋은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그렇다고 굳이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제품을 먹어야 할 이유는 없다. 적게 먹으면 변비가 생기기 쉽다. 해결책은 쉽다. 음식을 충분히 먹거나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 채소 섭취량을 늘리면 된다. 전보다 적게 먹는 쪽으로 식습관을 바꾸는 중이라면 전보다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줄어드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좋다. 기억하자. 건강에 관한 한 정답이 있는데 따르기 싫다고 신비로운 해결책을 찾아 헤매는 건 굳이 안 써도 될 돈만 낭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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