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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의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약이야기
<100> 다이어트 약 이야기
편집부
입력 2022-01-12 12:37 수정 최종수정 2022-02-0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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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지난 10월 나비약에 대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탐사보도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다. 알약 모양이 나비처럼 생겼다고 하여 나비약이라 불리는 식욕억제제 펜터민에 대한 보도였다.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다가 환각, 환청, 이상 행동을 경험한다니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불행히도 이런 부작용은 펜터민이라는 식욕억제제가 작동하는 방식 때문에 생길 수 있다.

펜터민은 기본적으로 중추신경 흥분제이다. 노르에피네프린처럼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지만 동시에 두통, 불면증, 불안, 도취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교감신경 흥분제이므로 심장혈관계에도 부담을 주어 고혈압, 가슴 두근거림, 빈맥과 같은 부작용도 일어날 수 있다. 비만 자체로 인해 심혈관계 위험이 큰 경우에 이런 부작용은 치명적일 수 있다. 정말 비만인 사람에게 펜터민과 같은 약을 사용할 때 많은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보도된 것처럼 드물게 환청, 망상과 같은 정신질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불면, 불안, 과민해지는 증상은 그에 비해 전체 복용자의 24~27%로 더 흔하게 나타난다. 

중추신경 흥분제로서 식욕을 억제하는 약의 원조는 암페타민이다. 이 약은 오남용 가능성이 높고 부작용 위험도 커서 체중 감량을 돕는 용도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펜터민은 이에 비하면 부작용이 적긴 하지만 여전히 오남용 가능성이 있다. 체중이 증가할 때마다 약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식욕억제제는 식이조절, 운동, 생활상 행동 조정과 같은 다른 체중 감량 방법에 더해서 보조하는 역할이지 첫 번째 선택이 아니다. 장기간 사용에 관한 안전성 연구가 부족하다. 약을 끊으면 체중이 원상회복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흐름이 바뀔 조짐이 보인다.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크다는 사실이 임상시험을 통해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티드 같은 약이다. 이들 약은 뇌와 장에서 포만감을 자극하는 호르몬 중 하나인 GLP-1처럼 작용하여 체중을 감소시킨다.
 
2021년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실린 논문에서 세마글루티드는 평균적으로 참가자 체중을 15%까지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의 1/3에서는 체중이 2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반해 위약군에서 체중 감량은 2.4%에 불과했다. 리라글루티드는 매일 주사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는데 세마글루티드는 1주일에 한 번 피하 주사하면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1,961명을 대상으로 68주 동안 연구한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펜터민이 계속 명맥을 이어온 것은 체중 감량 효과가 큰 편이기 때문이다. 보통 다이어트 약이라고 알려진 다른 약이 4~5% 정도 감량 효과가 있다면 펜터민은 7.5%까지 체중이 줄어든다. 그런데 15%를 감량할 수 있는 약이라니 게임 체인저라고 부를 만하다. (다만 세마글루티드를 게임 체인저라고 부른 연구자가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다는 것은 기억하고 넘어가자.) 

다른 체중감량 보조제와 마찬가지로 세마글루티드 역시 약을 끊으면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체중 유지를 위해 약을 평생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직 이 약을 체중 감량 용도로 장기간 사용해도 괜찮은가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하다. 당뇨병 치료약으로서 피하주사로 사용할 때 용량은 1mg인데 반해 체중 감량 용도로는 2.4mg으로 더 많은 양을 사용한다. 아직 약값도 비싼 편이다. 하지만 이 약물은 흥미롭게도 경구로도 흡수가 가능하다. 주사 대신 먹는 약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 치료약으로는 이미 먹는 약인 정제로 출시되었고 비만치료제로서 먹는 약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분자량 4000이 넘는 덩치 큰 펩티드여서 흡수가 좋진 않지만, 흡수 촉진제로 SNAC(salcaprozate sodium)의 도움을 받아 위장에서 1%까지 흡수된다. 흡수가 적은 만큼 먹는 약으로 사용할 때는 용량도 7-14mg으로 주사할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을 쓴다. 아직 더 살펴봐야 할 것이 많이 있지만, 비만을 치료하는 신약에 기대감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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