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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무늬만 의료보험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5-01-28 09:40     최종수정 2016-03-16 15:1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마르크스는 그의 저서 '자본론'에서 모든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는 자본가는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노동자를 착취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더구나 그는 자본가에 의해 장악된 정부가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로 자본가의 노동자 착취를 도와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19세기에 씌어진 그의 책이 지금 시대에 전혀 맞지 않길 바라지만 불행하게도 지금 우리 모습의 많은 부분이 그의 분석에 일치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1998년 이후 비정규직 양산으로 인해 절대임금이 급격히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규직의 해고를 보다 쉽게 하겠다는 경제부처 장관의 발언이나 열악한 처우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중간개념인 이른바 중규직을 만들겠다는 의도는 누가 봐도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자본가를 위한 발상이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2008년 대공황 이후 노동자의 삶은 피폐해지고 중산층은 몰락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2008년 이후 상위 5%의 상류층과 중산층의 소득비가 16.5배에서 24배로 확대되었고 전국 공립학교 재학생들 중 51%가 연방정부가 규정하는 4인 가족 저소득 한계선인 연소득 4만4,123달러 미만의 가정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올해 졸업한 대학생들의 평균 빚은 3만3,000달러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2007년보다 32%나 늘었다. 전체 학자금 대출 빚은 1조1,000억 달러에 이르고 가계 대출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크다.
  
시간당 18.50달러를 받으며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휠체어를 조립했던 20년 경력의 브래드는 지금은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시보레 자동차의 시트를 조립한다. 하지만 그가 받는 돈은 시간 당 10.50달러에 불과하다. 시보레 직원이 아니라 파견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저임금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는 정규직들에게까지 여파를 미쳐 정규직 근로자들의 임금도 보잘것 없는 수준의 상승에 그치고 있다. 거기다 각종혜택은 축소되고 있고 직장에서 제공되는 의료보험도 무늬만 의료보험일 뿐 제대로 된 보험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 

미스터 폭스가 그의 콜레스테롤 약인 Zetia(성분명 Ezetimibe)의 리필을 픽업하러 왔는데 본인 부담액이 350달러나 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 달치 30달러만 지불하면 됐는데 왜 이렇게 올랐냐며 나에게 묻는다. 그래서 아마도 디덕터블(Deductable) 때문인 것 같다 하니 아! 하며 수긍하고 돈을 지불하고 약을 가져갔다.   

디덕터블이란 보험회사가 의료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 전 보험 가입자가 내야 하는 비용이다. 예를 들면 디덕터블이 1,000달러라고 가정할 때 만약 응급실에 가게 돼 총비용이 2,000달러가 나왔으면 본인이 1,000달러를 지불하고 나머지 1,000달러 중 본인 부담금을 제외한 금액을 보험회사가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디덕터블이 낮으면 월 보험료가 비싸고 디덕터블이 높으면 보험료는 저렴한 편이다. 디덕터블은 병원에서 의사를 만날 때마다 내는 ‘코페이’(co-pay) 외에 ‘보험료 분담금’(co-insurance) ‘처방약 코페이’ 등이 모두 포함된다.

건강보험 플랜의 ‘디덕터블’이 지난 8년새 평균 2배 이상이나 올라 중산층 노동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컨설팅 전문업체 ‘머서’(Mercer)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미국 직장인들이 가입한 건강보험의 평균 디덕터블은 584달러에서 1,217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고용주 제공 플랜의 경우 평균 디덕터블은 무려 2,215달러이다. 노동자들은 아파도 본인이 먼저 부담해야 하는 디덕터블이 부담이 돼 웬만하면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직장에서 보험을 제공해 준다지만 본인 부담의 월 보험료, 디덕터블, 그리고 병원이나 약국에서의 본인 부담금(co-pay)등을 감안하면 대부분 노동자의 보험은 그냥 무늬만 의료보험일 뿐이다. 

마르크스는 자본가의 노동자 착취를 중단시키기 위해선 노동자계급이 단결하여 자본가 계급을 타도하여 모두가 평등을 누리는 새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주의가 발달하면 할수록 자본가의 노동자 착취는 더욱 심해져 저절로 그런 식으로 진행될 거라고 예언했다.

하지만 그의 예언은 그 동안 보기 좋게 빗나간 것처럼 보였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직장' 이란 말처럼 자본가 뿐 아니라 노동자들도 큰 불만 없이 잘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자들을 위한 신자유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중산층 복원을 갖추는 제도적 장치의 도입이 신속히 필요한 시점이다.

*본 칼럼 ' 워싱턴 약국일기' 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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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약이 몇달분인지 모르겠지만 대략 35만원이라니 놀랍네요.
한국상황이라면 35만원 카드결제 수수료만 8천원이 넘으니 남는게 없는 처방이구요.ㅎㅎ
(2015.03.05 18:13)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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