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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맬서스와 미국 공화당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3-10-23 10:4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미스터 해밍턴이 약국에 왔다. 미스터 해밍턴은 나랑 연배가 비슷해 친구처럼 지내는 분이다. 이 분은 고혈압에 콜레스테롤이 높아 해당 약을 상복하고 있다. 평상시와 같이 리필을 요청해 처리하려는데 아뿔사 보험이 만료 되었다는 메시지가 뜬다. "Mr. Hamington, your insurance has expired. Do you have new one?" "I know. I am now unemployed. I don't have insurance"  미스터 해밍턴은 얼마 전에 실직을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보험이 없으니 디스카운트라도 해 달라고 한다. 물론 디스카운트 프로그램으로 디스카운트를 해 주었다. 하지만 보험이 있을 때는 20달러만 내던 약값이 100달러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약값은 병원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만일 큰 병에 걸려 병원이라도 가면 수천달러에서 수만달러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스터 해밍턴은 미국판 전국민 의료보험인 오바마케어에 잔뜩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케어는 미스터 해밍턴같은 해직자나 차상위 가난한 사람들에게 국가가 제공하는 플랜으로 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3,500여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획기적인 것이다. 국가가 재정 보조를 해 주기 때문에 민간 보험 보다 훨씬 저렴하며, 그래서 오바마케어를 공식적으로는 '감당할 수 있는 보험', 즉 Affordable care Act라고 한다.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다 해고가 되면, 물론 먹고 사는게 가장 큰 문제지만 그동안 회사에서 제공되던 의료보험이 차단되는 것이 더욱 큰 문제가 된다. 먹는 거야 아껴 쓰면서 그 동안 모아둔 것, 실업수당 등으로 연명할 수 있지만 보험에 다시 가입하는데는 너무 큰 돈이 들기 때문이다. 직장 다닐 때와 같은 보험을 유지하려면 매달 1,000달러 이상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벌이가 없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무보험으로 살다가 본인이나 가족이 큰 병이라도 걸리면 파산은 시간 문제인 것이다. 이것이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이 갖고 있는 허술한 사회 안전망이다. 

미국은 의료비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나라다. 무려 국민 총 생산량의 14%를 퍼부운다. 하지만 의료혜택 순위는 겨우 30위 정도에 머문다. 반면 독일은 국민 총 생산량의 7%를 쓰지만 의료혜택은 세계 최고다. 한국은 국민 총 생산량의 2.5%를 쓰지만 모든 국민이 의료혜택을 공평하게 받고 있다. 이 문제를 오바마가 해결하려는데 연방 정부를 셧다운 시키면서까지 공화당이 계속 딴지를 걸고 있다.

18세기 영국에 철학가요 사상가인 맬서스란 사람이 있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그 유명한 '인구론'을  세상에 내 논 사람이다. 그는 "그러므로 사회적 불평등과 하층민의 빈곤은 자연 법칙의 결과이며 이를 개선하려는 어떤 노력도 자연의 질서를 거역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맬서스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었다. "사망률을 낮추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며  그것을 촉진하는 편이 좋을 일이다. 많은 수의 인간을 좁은 가옥에 군집시킴으로써 페스트가 다시 찾아 들게 해야 한다. 특별한 질병의 근절법을 고안함으로써 인류에게 공헌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비롭기는 하지만 생각이 아주 잘못된 사람들을 배척해야 한다."고도 했다.

맬서스의 인구론은 틀렸다. 오늘날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않았고 식량은 공평하진 않지만 부족하지 않다. 자유이데올로기라는 명분아래 공화당은 '특별한 질병의 근절법(오바마케어)을 고안함으로써 미국시민에게 공헌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오바마)의 생각이 아주 잘못된 사람으로 배척'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지금은 18세기가 아니라 21세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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