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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Crazy Doctors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1-10-19 10:2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경구용 곰팡이 치료제인 Diflucan, Ketoconazole, Itraconazole등은 반감기가 길고 특히 간독성 부작용 이 심하므로 복용시 매우 주의해야할 약물군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의사들은 처방시 매우 조심을 하는 편인데 간혹 실력이 없거나 타성에 젖은 의사들이 아래와 같은 황당한 상황을 만들곤 한다. 이런 경우엔 약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미스 오닐이 항진균제인 Diflucan (일반명: Fluconazole) 처방전을 들고 오셨다. 그녀는 감염이 심하다고 하면서 자기 혀를 보여주는데 잘 보이진 않지만 곰팡이가 혀에 감염된 모양이다. 중증은 중증인데 처방전을 보니  150mg을 하루에 한 번씩 매일 7일간 복용하라고 써 있었다. 150mg을 매일 7일간이나? It’s too much!

Diflucan은 half life, 즉 체내 반감기가 48시간이나 되는 매우 특별한 약이다. 그래서 주로 이스트 감염에는 1알이면 충분하고 증상이 심해도 3일에 한 번씩 2알이면 충분한 약이다. 그런데 하루에 한 번, 총 7알씩이라니?

뭐 중증이니까 의사가 알아서 처방했겠지 하고 그냥 환자에게 주려다가 찝찝해서 의사에게 전화를 때려 보았다. 그런데 의사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아마 점심시간 일지도.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환자에게 약을 주면서 내 생각엔 약 처방이 과용량 같으니 그냥 1알을 일단 오늘 드시고 내일까지 의사에게 전화해서 확인해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미스 오닐이 의사가 지금 확실히 오피스에 있다 한다. 그러더니 자기가 전화를 직접 거는 게 아닌가. 아마 미스 오닐이 의사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듯하다.

결국 의사랑 통화를 했다. 내가 너무 과용량이 아니냐 했더니 의사 왈 150mg이 아니라 50mg이란다. 뭐라고라?  미안하단 말도 없고 좀 놀라는 목소리도 아니다. 무려 3배의 용량인데 뭐 느끼는게 전혀 없지? 자기가 잘못해 놓고 약사가 그걸 지적했으면 최소한 나한테 Thank you 라도 해야되는것 아닌가? 정말 큰일날 뻔 했는데.

아까도 말했지만 Diflucan은 체내 반감기가 무려 48시간이다. 보통 일반약의 반감기가 3-4시간인 거에 비하면 정말 오랫동안 체내에서 약효를 발휘하는 약이다. 그래서 이 약을 복용할 때면 항상 약물상호작용등에 주의해야한다. 더구나 이 약은 간에서 약물을 분해시키는 효소 CYP450/3A4를 억제 하므로 다른약을 병용 투여했을 경우 다른 약의 체내 농도를 급격히 늘릴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야하는 약물이다.

보통 이약은 1알 많아야 3일에 한번씩 투여해야 하는 약물이다. 이 약물을 만일 일주일 매일 투여 했다면 5일, 6일 후에 체내 농도는 엄청나게 elevated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뻔뻔하게도 아무런 문제도 아닌 것처럼 그거 50mg이었어 하고 대답하다니. 참, 별 의사 다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미스 오닐에게 150mg을 50mg으로 바꿔 주고 상황을 종료하였다.

다음날 미스 라미레스가 항진균제 스포라녹스 처방전을 들고 오셨다. 스포라녹스 100mg을 하루에 한 번, 그런데 총 몇 개를 먹으라는지 안 써 있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더니 환자의 파일을 검토한 간호사가 하루에 한 알이 아니라 하루에 두 알씩 두 번 총 14일을 먹는게 맞는 처방이란다. 난 갯수 확인 하러 전화했는데 어이없게도 처방을 확 바꿔 버린다. 내가 전화를 안 했으면 어쩔려구? 오우케이, 그럼 바뀐 처방전을 팩스로 보내달라하고 팩스를 받아 보니 얼씨구 이번엔 100mg이 200mg으로 바뀌어 있는게 아닌가.

그럼 200mg을 두 알씩, 하루에 두 번? 그럼, 처음것과 비교하면 무려 8배가 뛰었다. 의사가 거의 정신병자 수준? 다시 급히 전화를 넣어 닥터랑 직접 통화를 했다. 좀 정신나간 닥터 목소린줄 알았더니 기대완 달리(?)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 그런데 의사왈, 200mg이 아니라 100mg이 맞고 두 알씩 두 번이 아니라 한 알씩 두 번 이란다. 진짜 돌아 버리겠다. 연락할 때 마다 처방이 틀리니 정말 크레이지한 닥터가 아닌가? 몇 번의 확인과 다짐을 의사에게 받은 후 최종 100mg을 하루에 두 번으로 확정하고 약을 미스 라미레스에게 전달해 주었다. 정말 황당한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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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수기처방이 아닌가요? 한국은 컴퓨터로 입력을 하다보니 클릭을 잘못해서 용량이나 투약량이 간혹 틀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경우는 좀 심하네요 ㅎ (2011.10.20 18:29) 수정 삭제

댓글의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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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미국에서 처방은 처방전에 수기로, 인쇄로 할 수도 있고 전화로,이메일(control 제외). 그리고 팩스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단 control substance II (마약류)처방전은 hard copy만 받습니다. (2011.10.22 12:21)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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